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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도 우려하는 '인포데믹', 가짜뉴스 '팩트체크' 열중



통일/북한

    北도 우려하는 '인포데믹', 가짜뉴스 '팩트체크' 열중

    노동신문의 초특급방역조치 ‘전례없는 감염병 보도’
    3월에만 코로나19 관련 상식 8차례 집중 보도
    코로나 상식 보도, 가짜뉴스 교정하는 ‘팩트체크’ 방식
    北 통제에도 정보 유동량 급증으로 ‘가짜뉴스’ 횡행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8일 공개한 사진으로, 자강도에서 방역요원이 버스와 트럭 등 차량 내부까지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홈피 캡처/연합뉴스

     

    “우리가 보기에 과도하다고 할 정도로 북한 노동신문 등에서 연초부터 계속해서 이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기사량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습니다. 그 만큼 걱정이 되는 겁니다”(이우영 북한 대학원 대학교 교수)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의 코로나19 보도에 대한 얘기이다. 2003년 사스와 2014년 에볼라바이러스 등 과거 전염병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코로나19 관련 국내외 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북한은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이미 지난 1월 하순부터 육해공의 국경을 봉쇄한 데 이어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초특급 방역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신형 코로나 비루스 감염증을 철저히 막자’는 제목 하에 하루도 빠짐없이 전하는 코로나19 보도는 북한 매체에서 실행되는 ‘초특급 방역조치’로 관측된다.

    노동신문 보도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일반 주민들이 알아야할 상식에 대한 집중 보도이다.

    ‘손 씻기’처럼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소독’, ‘기침’, ‘무증상 감염’은 물론 ‘심리조절방법’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3월에 들어서만 모두 8차례의 보도를 했다.

    구체적으로 2일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할 위생상식’, 4일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피부손상을 줄이자면’, 5일 ‘과학적인 방역을 위해 노인들이 알아야 할 문제’ 8일 ‘손 씻기에서 주의해야 할 문제’, 9일 ‘과학적인 소독의 중요성’, 10일 ‘기침에 대한 견해’, 11일 ‘무증상감염자에 대한 상식’, 17일 ‘전염병을 대하는 심리적 반응과 심리조절방법’ 등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일 보도한 평양 중구역 당위원회 관계자들이 실내에서 마스크를 쓴 채 회의를 하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홈피 캡처/연합뉴스

     

    이런 보도는 대개, 믿고 따라했다가는 치명적 손상을 입을 수 있는 그릇된 정보, 즉 가짜뉴스를 바로 잡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먼저 5일 보도의 경우 “노인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바로 잡아야 할 다섯 가지 잘못된 점”이라면서, ‘항바이러스 약을 먹는 것으로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 ‘노인들에게 밀폐성이 지나치게 높은 마스크를 사용하라고 권고하는 것’, ‘실내에 고농도소독액을 분무하는 것’, ‘공기 중에 바이러스가 있기 때문에 창문을 열지 말아야 한다는 것’, ‘체온을 매일 여러 번 재야 한다는 것’ 등을 바로 잡았다.

    8일에는 ‘손 씻기에서 주의해야 할 문제’라면서, 다섯 가지 잘못된 정보, 즉 ‘손을 씻을 때 시간만 잘 지키면 된다는 견해’, ‘손을 씻지 않고, 손을 깨끗하게 해주는 세척액을 사용하면 더 깨끗하게 할 수 있다는 견해’, ‘알코올만 있으면 소독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견해’, ‘외출한 후에만 손을 씻으면 된다는 견해’, ‘손을 씻은 후 수건으로 닦기만 하면 된다는 견해’의 오류를 지적했다.

    ‘과학적인 소독의 중요성’ 보도에서는 “전문가적, 과학적 견지에서 이성적으로 대하고 편향을 바로잡아야한다”며, “소독을 지나치게 한다고 하여 큰일 날 것이 없다고 간주하는 경향”의 위험성을 실례를 들어가며 지적했다.

    “사람들의 불안을 자아내는 기침”에 대해서는 “오래 동안 기침을 했다면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폐렴 증상으로 볼 근거가 아주 적다”는 전문가의 견해를 근거로, “알레르기체질로 인해 자주 기침하는 것과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기침을 하는 것을 서로 혼동하지 말 것”을 권고했고, 무증상감염자라고 해도 “혈액 속에는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가 있으며 유행병학 각도에서 본다면 이미 감염원으로 되기 때문에 격리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의 선전매체 메아리도 8일 “최근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와 관련한 잘못된 견해들에 대하여 발표했다”면서, ‘손 건조기를 통해 코로나19를 죽일 수 있다’, ‘자외선 등으로 피부소독을 진행할 수 있다’, ‘마늘은 코로나19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 ‘소금물에 의한 함수로 코로나19를 미리 막을 수 있다’는 등 4가지의 대표적인 가짜 뉴스를 바로 잡았다.

    북한이 이처럼 '가짜뉴스' 바로 잡기에도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세계 각국과 다르지 않다.

    가짜 뉴스 또는 그릇된 감염병 정보의 파괴력, 즉 '팬데믹'만큼 위험하다고 하는 '인포데믹’를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유아시아 방송(RFA)이 18일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가 터진 뒤 필로폰 마약인 이른바 ‘얼음’이 코로나19를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특효가 있다는 소문이 북한 주민들 속에서 퍼지는 등 가짜 뉴스가 횡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북한은 그동안 강력한 통제체제를 유지하면서 전염병 차단도 다른 나라에 비해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사회적 이동이 적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1월 하순부터 국경을 모두 봉쇄하기도 했다.

    문제는 북한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이동과 국경 출입을 완전 차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정보 유통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북한이 현재 ‘코로나 확진자 0명’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는 코로나19 발병자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확진 여부를 가릴 수 있는 진단 시스템이 부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가짜뉴스 교정에 힘을 쓰는 것도 코로나19와 관련된 그릇된 정보의 유통이 가져올 수도 있는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우영 북한 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내·외부 이동을 막는다고 해도 막을 수 있는 게 아니고, 날씨가 조만간 풀리면 먹고 살기 위해서라도 국경을 넘어 중국을 왕래하는 사람들이 많아 질 것”이라면서, “특히 과거에 비해 북한을 오가는 정보 유동량이 훨씬 많아지고 있는 만큼, 가짜 뉴스에 더 걱정하고 더 강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북한이 국경 봉쇄 등으로 방역에 주력하고 있지만, 일단 뚫리면 내부의 의료시스템이 매우 열악해 의료적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의료 시스템이 부재하다면 결국 경각심을 높여 개인적인 대응을 요구할 수밖에 없고, 그런 차원에서 코로나19에 대한 감염 상식을 강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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