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종교 폐해 방지를 위한 자치단체의 노력을 주문하고 나선 조형연 강원도의원.(사진=강원도의회 제공)
"단란한 한 가정이 있었습니다. 사회복지시설에서 일하며 만난 부부는 아이 셋을 낳아 기르며 가정을 위해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았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아내는 외출이 잦아졌습니다. 종교활동을 한다며 아침에 나가 아이가 돌아오는 시간까지 하루종일 밖에서 생활하는 아내, 남편은 아내에게 아이들 돌보는 일과 집안일에 신경을 써달라고 부탁했지만 아내는 종교활동과 외출을 멈추지 않았습니다""그러던 어느날 남편은 아내에게 종교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하자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이비종교는 아니냐고 물어보았습니다. 다섯식구가 단란하게 저녁식사를 하던 중, 아내는 갑자기 종교활동을 함께하는 사람들의 차를 타고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남편의 만류도 듣지 않았습니다. 아내의 가출을 막으려던 남편은 아내가 탄 차를 몸으로 막으려다 다쳐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었습니다""하지만 아내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직장을 다니며 홀로 세 아이를 돌봐야 했습니다. 집안도, 가정도 엉망이 되었습니다. 남편은 차량운전자를 고소했지만 아내는 사이비종교로부터 거짓진술을 하라는 지시를 받고 진술과정을 모두 녹음해 다시 그 사이비종교에 제출해야 했습니다. 남편은 보상은 커녕 아직도 사과 한마디 받지 못했습니다"
17일 강원도의회 본회의장에 종교 문제가 의정 사상 처음으로 공론화됐다.
평소 사이비종교 피해자 구제, 회복 활동에 앞장서 온 조형연 강원도의원이 288회 임시회 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최근 코로나19 확산과 맞물려 대두된 사이비종교 폐해를 자신이 접한 사례를 중심으로 언급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평범한 여교사로, 암투병 중인 시아버지를 간호하기 위해 휴직했다 미술심리치료를 가르쳐주겠다며 접근한 친척에 의해 사이비종교에 빠졌다.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 자녀는 혼자 남겨지는 시간이 길어졌고 가정 불화가 시작되며 해당 여교사는 결국 가출을 택했고 천직이라 여기던 교단마저 떠나야 했다.
조 의원은 "두 사례는 모두 강원도민으로, 최근 사이비종교에서 빠져나왔지만 그동안 보낸 시간의 상실감과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부분 사이비종교에 빠진 사람들은 가출이나 이혼을 택하고 고도의 정신지배를 통해 종교에 헌신하지 않으면 가정에 불행이 닥친다는 말로 이들을 잡아 두고, 종말의 때가 되면 가족이 영원히 살 수 있다는 교리로 현실에 지친 가족들을 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원도의 경우 사이비종교에 빠진 피해자들은 3만명~5만명 선으로 추정되고 가족까지 합치면 강원도 인구 150만의 10%에 달하는 15만명선에 달할 것이라며 자치단체 차원의 관심도 당부했다.
조 의원은 "종교의 자유를 내세워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파괴하는 사이비종교로부터 도민들을 지켜내야 한다"며 "허술한 그들의 교리가 거짓이라는 것만 알려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민간단체 차원의 사이비종교 피해 예방 홍보 활동 등에 대한 지원과 관심, 조례 제정 검토 등에 자치단체가 나서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