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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갇히는 통합당…수도권-중도 민심과 '괴리'



국회/정당

    '진영' 갇히는 통합당…수도권-중도 민심과 '괴리'

    '탄핵의 강' 못 건너고 다시 '親박근혜' 프레임 가동
    '청년' 김미균 배제하며 '문빠' 낙인, 영남에선 또 '박근혜 팔이'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미래통합당이 다시 '박근혜'라는 프레임에 갇히고 있다.

    '청년' 인재로 영입하다시피 했던 인재에게 '친문(문빠)' 딱지를 붙여 공천을 철회했다. 이 과정에서 '탄핵 찬성=문빠'라는 등식이 작동했다. 또 최근 당내 경선이 진행 중인 영남권에서 한동안 뜸했던 '박근혜 마케팅'이 다시 등장했다.

    이 같은 현상은 명분과 실리, 양 측면에서 4‧15 총선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총선에 앞서 '탄핵의 강을 건너기'로 했던 통합의 정신과 괴리되며, '국정농단'을 비판했던 민심을 자극해 '야권 심판'이란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

    통합당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13일 사퇴하며, 전날 서울 강남병 지역구에 김미균(34) 시지온 대표를 공천했던 책임을 지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공천이 취소된 김 대표에게 당초 공관위가 적용한 기준은 '청년', '여성 IT기업인' 등이었다. 김 위원장이 직접 "22세 대한민국 최초로 정보통신 기반 소셜 벤처를 창업한 인재"라고 소개했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자신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말만 남겼을 뿐 김 대표에게 적용된 공천 배제의 사유가 무엇인지 떳떳하게 밝히지 못했다.

    대신 "상품이 아무리 좋아도 고객이 사지 않으면 안 된다"는 애매한 입장만을 남겼다. '고객'은 누구를 의미하는 것일까. 유권자인지 친박 색채가 강한 일부 지도부 인사인지 분명히 말하지 않았다.

     

    마침 민경욱 의원에 대한 컷오프(공천배제) 입장을 거둬들이며 '도로 친박당' 논란이 제기된 상황과도 겹쳐 벌어진 일이다.

    지난 12일 김 대표의 공천 사실이 알려진 뒤 당 안팎에선 공세가 잇달았다. 김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선물을 받았다는 SNS 글 및 사진,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이 도마에 올랐다.

    당 청년 최고위원인 신보라 의원은 "우리가 반문전선이지, 문 지지자까지 껴안는 통합이었느냐"며 페이스북을 통한 여론전에 가담했다. 그러나 김 대표가 어떤 이유로 '문빠'인지에 대해선 별 다른 설득력 있는 논리를 제시하지 못했다.

    오히려 극우 성향의 인터넷TV 방송인 '가로세로연구소'는 김 대표가 재직 중인 '시지온'이 지난 촛불정국에서 한 지상파 방송과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촛불집회에 대한 실시간 인터넷 중계방송에 참여했던 사실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한 통합당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촛불집회 생중계에 참여했다고 '문빠'라고 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젊은 세대 대부분이 탄핵에 찬성했고, 중도 성향의 민심도 국정농단의 문제점을 비판했었는데, 그런 집단이 모두 친문이고 문빠냐"고 꼬집었다.

     

    좀 더 노골적인 '반(反)탄핵' 선거 홍보물도 등장하고 있다.

    경북 군위‧의성‧청송‧영덕 예비후보로 경선을 준비 중인 천영식 전 청와대 비서관은 홍보 자료를 통해 자신을 "보수의 가치와 박근혜 대통령을 한결같이 지켜온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반면 경쟁자인 김희국 전 의원에 대해선 "당적과 지역을 넘나들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동조해온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통합당은 탄핵에 반대했던 친박계가 주류인 자유한국당과 탄핵 찬성파인 새로운보수당이 결합에 창당됐다. 양측은 통합 과정에서 ▲탄핵의 강을 건너기 등의 조건에 합의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탄핵의 찬성과 반대로 편을 가르는 행태에 대해 친박 출신의 한 보좌진은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던 날, 수많은 친박계 인사들이 카메라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 해 나타나지 않았었다"며 "어려울 때 숨어 지내던 사람들이 살만해지니 다시 기어 나와 '박근혜 팔이' 하는 모습을 보면 솔직히 역겨운 심정이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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