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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보다 무서운 인포데믹…불안·혼란 키우는 가짜뉴스



사회 일반

    팬데믹보다 무서운 인포데믹…불안·혼란 키우는 가짜뉴스

    • 2020-03-16 07:37

    '불안에 기생하는 독버섯'…"우울증 등 심리적 문제로도 연결"

    (사진=연합뉴스)

     

    "치료가 돼도 폐 손상이 너무 심각", "금년 4월까지 ○○투어, △△투어를 제외한 나머지 여행사는 모두 부도. 정부에 인건비 50% 보조 요청."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기획재정부 주관 제약회사 사장들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회의 요약 내용'이란 제목으로 퍼진 글의 일부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재부와 제약회사 사장단 간 회의 자체가 없었고, 사실과 다르거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담겼다며 기재부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사태를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한 가운데, 불안감을 부추기는 허위 정보가 넘쳐나는 이른바 인포데믹(infodemic·정보감염증) 현상이 코로나19 대응을 한층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위 정보가 범람하면서 감염병과 관련한 신뢰성 있는 정보를 찾아내기 어려워지고, 이 때문에 사회 구성원 사이에 합리적인 대응 대신 불안과 갈등만 확산하게 된다는 것이다.

    16일 여러 관계부처가 그간 발표한 내용을 종합하면, 국내에서도 허위 정보가 불필요한 혼란과 불안을 키우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XX번 환자가 퇴원을 요구하며 간호사 등의 마스크를 벗기고 몸싸움을 시도했다", "신천지 신도들 다수가 병원으로 몰려와 업무 방해 중이다", "모 병원에 감염의심자가 있는데 병원에서 방치하고 있다" 등의 소문이 지난달 인터넷 게시판과 SNS에서 퍼졌으나 경찰이 확인한 결과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가 꽤 있다거나, 항생제를 미리 사둬야 한다는 출처 불명의 글이 '서울의대 졸업생의 의견'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에 유포되기도 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사실과 다른 정보로 혼란을 주는 글이라며 삭제 및 접속차단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가짜뉴스가 '사람들의 불안에 기생하는 독버섯'이라고 지적한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마음의 여유가 충분히 있을 때는 정보의 신빙성을 따져볼 수 있지만 불안하면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이기 쉽다"고 말했다.

    검증된 정보가 적다는 신종 감염병의 특성도 부정확한 정보 범람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처음 겪는 바이러스이다 보니 믿을 만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며 "정보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럴듯한 소문을 들으면 계속 퍼 나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짜뉴스는 실생활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사회적 손실로도 이어진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지나치게 증폭돼 집 밖에 못 나가고 동굴에 숨어 사는 것처럼 생활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가짜뉴스가 공황장애나 무기력증, 우울증 같은 심리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곽금주 교수는 "SNS에서 접한 정보를 바로 퍼 나르는 대신 조금 느리게 반응하면서 허위정보인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가짜뉴스를 양산하는 사람에 대한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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