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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천에 유영하까지…미래한국당 몰리는 '올드보이들'



국회/정당

    정운천에 유영하까지…미래한국당 몰리는 '올드보이들'

    비례대표용 '미래한국당'의 현주소
    박형준, 공천신청 2시간 만에 철회
    당내선 "통합정신 파괴" 실명 비판
    'MB장관' 정운천 '朴변호' 유영하도
    기호2번 확보 난항…"탈당 어렵다"

    '미래'를 내건 정당에 '과거' 인사들이 몰리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에 쓰기 위해 만든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의 현주소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핵심인사의 생존을 위한 탈출구로 전락할 조짐도 보인다.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아 보수통합 논의를 큰 틀에서 조율했던 박형준(60) 교수 (사진=박종민 기자)

     


    ◇ 위성정당이 '과거 인사' 출구용 플랫폼?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자 공모 마감을 앞둔 9일 오후 5시쯤. 뜻밖의 인물이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정치권에 전해졌다.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아 보수통합 논의를 큰 틀에서 조율했던 박형준(60) 교수 얘기다.

    박 교수는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통합 이후 필요한 '바느질'과 '풀칠'을 제대로 하고 통합 과정에서 합의한 여러 혁신 과제들을 이행하는 데 역할과 책임이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며 공천 신청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결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박 교수는 출마를 선언한 지 2시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공천 신청을 철회했다. "통합의 진정성을 의심받는 형국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사려 깊지 못했음에 사과드린다"고 다시 밝혔다.

    정치권에선 '사심을 채우기 위해 통합에 적극 나섰던 게 아니냐'는 의심이 곧바로 나왔다. 통합당 지상욱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통합을 마무리해야 한다면 살신성인의 자세로 수도권 험지를 나가든지 해야 한다"며 "헌신적 결단으로 일구어낸 보수통합의 정신을 파괴하고 총선 승리를 방해하는 자해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교수 공천 신청이 특히 의아하게 받아들여진 건 그가 혁통위 회의나 언론 인터뷰에서 '외곽 지원'을 거론하는 등 직접 선수로 나서는 데 대해 선을 그어왔기 때문이다.

    지난달 18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도 박 교수는 총선에 출마하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지역구 출마 안 한다고 미리 얘기를 했다"고 잘라 말했다. 비례대표 출마에 대해서는 "그런 거 아직 생각 안 하고 있다"며 여지를 남겼지만 위성정당 합류를 전망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박 교수는 17대 국회의원과 국회 사무총장을 맡았고,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다. 이후 동아대 교수로 재직하며 TV 토론프로그램에서 평론가로 활동하다 혁통위원장으로 추대됐다.

    박 교수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지난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역임했던 정운천(66) 의원의 경우 이미 미래한국당 최고위원 자리까지 받았다. 정 의원은 비례대표 공천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여당인 새누리당 소속으로 전북 전주을 지역구에 출마해 가까스로 당선됐지만, 통합당 소속으로는 재선하기가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측됐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핵심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도 지난 5일 미래한국당에 입당과 동시에 공천을 신청했다. 직접 전달받은 옥중 편지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에 공개한 지 하루 만이었다.

    이 때문에 미래한국당이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공천받기 힘들었을 '과거 지향적 인사'들의 출구용 플랫폼으로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구 외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표한다는 비례대표 취지와도 부합하지 않는다.

    미래한국당으로 이적한 전 새로운보수당 정운천 의원(왼쪽)과 미래한국당에 공천 신청한 유영하 변호사 (사진=연합뉴스/노컷뉴스)

     


    ◇ 여전히 기호 4번…"공천 뒤 이적한다?"

    내부적으로는 투표용지 기호순번을 어떻게 올릴 수 있을지 고심중이다.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거나 출마할 수 없는 통합당 의원들을 영입하는 데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국회 의석대로라면 미래한국당은 비례대표 투표에서 더불어민주당, 민생당, 정의당에 이어 기호 4번을 받게 된다. 미래통합당의 지역구 선거 기호와 같은 2번을 확보하려면 19석을 갖고 있는 민생당을 넘어야 한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은 지난달 14일 정운천 의원 합류로 5석을 채운 뒤 추가 수혈을 받지 못하고 있다. 불출마 선언을 내놨던 의원 상당수는 지역구 차기 출마자 유세를 도와야 한다는 이유로 당장 탈당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이적을 권유하는 황교안 대표의 연락을 아직 받지는 않았다"며 "막상 전화가 오면 거절하기도 어렵고 곤란해질 것 같은데 차라리 잘 됐다"고 전했다.

    당내에서는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미래한국당 소속으로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에 출마할 수 있도록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까지 공유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지역구 출마자가 생길 경우 연동형 비례제 특성상 비례대표 의석을 줄여야 한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런 주장은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결국 배제됐다고 한다.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5일 △불출마를 선언한 국회의원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한 번이라도 역임한 인사 △타 정당 공천 신청자 및 탈락자 △정치 철새, 계파 정치 주동자 등을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는 원칙을 발표했다.

    공병호 공관위원장은 "미래 지향적이고, 감동이 있고, 당과 나라에 대한 기여가 확인돼야 한다는 원칙을 놓고 철저하게 심사할 것"이라면서 "지금은 공천이 이슈가 되는 시기라서 당장 이적하는 의원이 보이지 않지만, 곧 가시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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