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강원 강릉시 한국주방산업 매장 앞에 마련된 마스크 무료 나눔 행사에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사진=전영래 기자)
"어르신들이 마스크를 받고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많이 뿌듯하더라고요. 마스크를 많이 가지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어려운 시기에 서로 나눴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전국적으로 '마스크 대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강원 강릉지역에서 무료로 마스크를 나눠준 시민이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3일 오전 '마스크 무료 나눔 행사'가 열린 강릉한국주방산업 매장 앞. 이 곳에는 행사 시작 3시간 전인 오전 7시부터 SNS 등을 통해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준다는 소식을 접한 시민들의 행렬이 이었다.
이날 구도형(38) 대표가 준비한 마스크 수량은 1500장으로 이를 구입하는데 450만 원이나 들었다. 구 대표는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이 줄을 서기 시작하자 당초 오전 10시부터 하려던 행사를 오전 9시 40분에 시작했다.
구 대표를 비롯한 직원들은 시민들이 오래 기다릴까봐 신속하게 마스크를 나눠 줬고, 행사 시작 30분 만에 준비한 마스크는 모두 동이 났다. 하지만 이날 1인당 2장씩 나눠준 마스크를 받은 시민들의 표정에서는 진심 어린 고마움과 감사함이 묻어 났다.
시민들에게 무료로 마스크를 나눠 주고 있는 모습. (사진=전영래 기자)
주민 김모(76)씨는 "나라에서 팔고 있는 마스크도 구하기 힘들고, 나처럼 나이 많은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기도 힘든데 이렇게 무료로 나눠주니 정말 너무나도 감사하다"며 "대표가 젊은데도 좋은 마음을 갖고 있는 것 같아 사업이 번창했으면 좋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구 대표는 "전국적으로 마스크 대란을 겪고 있고, 이 어려운 시기에 마스크를 나눴으면 하는 생각에 직원들과 논의해 무료 나눔 행사를 마련하기로 결정했다"며 "아내와 내가 가입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 등을 통해 알렸는데 이렇게 많이 오실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일찍부터 나오신 어르신들이 마스크를 받고 좋아하는 표정을 보니 나눠주는 입장에서도 정말 뿌듯했다"며 "혹시 마스크를 많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분이 있다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나눠줬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구 대표와 함께 동참한 직원들도 "어려운 시기인 만큼 대표님 의견에 따라 모두들 적극적으로 도왔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또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고 온 시민들도 있어서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정말 보람을 느꼈다"며 "50여 명의 주민들이 빈손으로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고 무척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한편 구 대표가 부부가 행사 소식을 올린 SNS 등에서는 "정말 좋은 일 하시네요, 사장님의 통큰 베품 잊지 않겠습니다, 꼭 필요한 분들이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등의 내용으로 구 대표를 향한 박수와 응원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