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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라고 거짓말했으면 엄마가 살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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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신천지라고 거짓말했으면 엄마가 살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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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 방문, 신천지 아니면 검사 후순위?
    차라리 거짓말을 할걸...격리중 사망
    입원 대기 1600여명, 빠른 조치 필요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익명 (14번째 사망자 유족)

    전체 확진자 중 80%가 대구 경북에 삽니다. 특히 지금 대구의 의료 상황은 마치 전시를 방불케 합니다. 병상도 부족하고 의료진도 부족하고. 그렇다 보니 검사를 받는 것조차 어렵고요. 검사를 받은 뒤에 확진 판정이 나와도 바로 입원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병상이 나기를 기다리는 확진자가 1660명이 넘습니다. 지금까지 사망자 22명 중에 총 4명이 치료 한 번 받지 못한 채 숨졌죠.

    심지어 14번째 사망자는 애타게 검사를 요청했지만 신천지 검사량이 워낙 많다 보니 비신천지인인 이분은 검사 순서에서 밀려야 했다는데요. 지금 대구 상황이 얼마나 절박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직접 들어보죠. 이 실상을 알리고 싶다면서 어렵게 인터뷰에 응하신 14번째 사망자의 유족입니다. 익명으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 유족> 네.

    ◇ 김현정> 어렵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우선 죄송하고 고맙습니다. 우리 사망자분의 따님이신 거죠?

    ◆ 유족> 네.

    ◇ 김현정>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하루아침에 벌어진 건지 상황을 좀 복기를 해 봐야겠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몸살 기운 느끼셨어요?

    ◆ 유족> 네. 저희 어머니가 원래 감기가 아니어도 기침을 원래 좀 달고 계셨거든요. 그런데 그날(2월 22일)은 이제 기침이 나는데 좀 심하게 난다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때까지는 열은 없는 상태셨어요?

    ◆ 유족> 열은 없었었어요.

    ◇ 김현정> 열은 없는 상태. 그래서 일단 동네 이비인후과 가서 감기약 처방받고 오셨네요?

    ◆ 유족> (감기약도) 드시고 했는데도 조금도 차도가 없었나 봐요. 몸이 좀 아팠다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다음 날이면 벌써 그게 2월 25일.

    ◆ 유족> 화요일날 약을 먹어도 차도가 없다 하니까. 제가 이제 혹시나 해서 1339로 전화를 하니까 서구보건소랑 근처에 가까운 보건소를 알려드리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끊고 서구 보건소에 전화를 하니까 엄마가 열이 안 나니까 혹시 제일 첫마디가 중국 방문을 했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아니요 이러니까 신천지 교인이냐고. 그리고 아니면 접촉자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런 거 다 아니라고 얘기를 하니까 혹시 문자를 받으셨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래서 무슨 문자냐고 하니까 그런 세 가지에 대한 해당이 되면 문자가 간대요.

    대구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늘어나며 병상이 부족해져 29일부터 확진자들을 상주적십자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먼저 전수 조사 중인 그 대상자들 말이군요.

    ◆ 유족> 그래서 아니요. 저희 엄마는 그런 문자를 받은 게 없습니다. 그리고 혹시 안 된다고 할까 싶어서 엄마가 당뇨도 있고 고혈압도 있고 고지혈증도 있고 작년인가 재작년 쯤에 폐렴으로 한 달 정도 입원을 한 적이 있다고 그랬거든요.

    ◇ 김현정> 기저 질환이 있는 70세 고령자임을 충분히 설명은 하셨어요.

    ◆ 유족> 네, 나이도 많으시다고 그랬어요. 하니까 그래도 그 세 가지에 해당이 안 되면 검사를 받을 수가 없다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래서 전화를 일단 끊으시고 다음 날이 됐는데, 26일이 됐는데, 나흘이 됐는데.

    ◆ 유족> 그분께서 열이 안 나면 코로나가 아니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분 말을 철석같이 믿고. 그러니까 26일은 그냥 있었던 거예요.

    ◇ 김현정> 사실 타지역 같았으면 지침이 이렇습니다. 집에서 이렇게 3-4일 상황을 지켜보다가 그래도 나아지지 않고 아프면 1339나 보건소 전화해서 바로 검사받는다. 이게 지침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사실은 벌써 4일이 지났는데 애초에 보건소에서 검사 거절당하고 지금 이제 4일이 훨씬 지났으니까 바로 사실은 보건소 가면 검사를 해 줘야 되는데 이때 다시 전화를 하기는 하셨죠. 찾아가셨죠?

    ◆ 유족> 제가 26일은 전화 안 하고 27일날 아버지가 찾아가셨죠. 27일날 이제 목소리가 안 좋아서 일반 병원에서 열이 나면 잡잖아요, 밑에서. 못 들어갔다고 하더라고요. 왜 그러냐고 하니까 열이 38.5도가 난다고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27일에 그렇게 상황이 안 좋아지셨는데 어떻게 보건소로 안 가고 그냥 또 일반 병원으로 가셨네요.

    ◆ 유족> 열이 나야지만 검사를 할 수 있다고 하니까.

    ◇ 김현정> 보건소에서는.

    ◆ 유족> 네, 그래서 이제 열이 안 나니까 또 진료를 안 해 주실 것 같아서 그냥 일반 병원에 갔는데 열이 나서 보건소로 이렇게 병원에서 가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보건소로 갔어요. 갔는데 대기자가 너무 많이 밀려 있다 하더라고요. 그리고 중국 갔다 왔냐 이렇게 또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거 아니라고. 거기 그런 상황에 해당이 안 된다고 하니까 그러면 대기자가 너무 많아서 지금 할 수가 없다 이러더라고요. 할 수도 없고 해열제를 드시라고 하더라고요, 집에 가서.

    ◇ 김현정> 보건소는 안 된다. 지금 순서가 중국 갔다 온 사람들 또 신천지인들 뒤로 밀려 있으니까 대구의료원 가시면 좀 빨리 받을 수 있다 이거예요?

    ◆ 유족> 네. 그래서 갔어요.

    ◇ 김현정> 대구의료원으로.

    ◆ 유족> 코로나 검사만 하고 폐 사진을 또 찍었다 하더라고요. 찍으니까 폐렴 소견이 있다고 나왔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코로나19인지 아닌지 판정이야 바로 안 나오지만 CT 촬영 결과는 폐렴 진단이 바로 나왔군요.

    ◆ 유족> 네.

    ◇ 김현정> 그러면 사실 타지역 같았으면 그냥 폐렴이라도 그 정도 수준이면 입원 조치가 바로 가능할 텐데 요청을 좀 해 보셨어요?

    ◆ 유족> 그 의사분이 얘기를 하셨다 하더라고요. 자기 병원에는 병상이 없으니까 그래서 돌려보냈다고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뉴스에서는 자가 격리가 나오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고 나서 그냥 그다음 날 새벽에 돌아가신 거예요?

    ◆ 유족> 네. 연락이 왔더라고요, 5시쯤에 아버지가 저한테. 그래서 구급차 불러놨다 하더라고요. 다시 전화를 하니까 심폐 소생술을 하고 있다 하더라고요.

    ◇ 김현정> 불과 병원으로 간 지 1시간 만에...

    국내 14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이모(70)씨의 빈소가 29일 대구가톨릭대학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사진=연합뉴스)

    ◆ 유족> 병원에 출발도 못 했어요. 집에서 심폐 소생술을 하면서 하고 이제 가셨던 것 같더라고요. 아예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때는. 어떻게 손을 써볼 수가 없는 상황이었더라고요.

    ◇ 김현정> 검사 후순위로 밀리고 입원 후순위로 밀리고 결국은 손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어머님 보면서 유족들 가슴이 얼마나 아프셨을까 싶네요.

    ◆ 유족> 그냥 좀 안 믿기더라고요. 엄마 얼굴도 제가 제대로 보지도 못했고요. 그래서 제가 이제 병원에 도착을 해서 하니까 오빠가 엄마 돌아가셨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아이고, 도착 전에 돌아가셨어요.

    ◆ 유족> 가톨릭 팻말을 보고 제가 이제 거의 병원 다 들어왔다고 내가 얘기를 하니까 오빠가 엄마 안 되겠다 그러더라고요. 그때까지는 저는 어머님이 돌아가셨는지 몰랐어요. 얼굴도 못 봤는데 이러니까 제가 우니까 오빠가 잠깐만 한번 들어가보자 이러더라고요. 엄마 얼굴 한 번이라도 봐라 이러더라고요. 거기에 들어가지는 못할 거 아니에요. 확진이라고 결과는 못 들었지만. 그렇게 갑작스럽게 돌아가셨으니까 의심은 하잖아요, 코로나라고. 문을 조금 열어주더라고요, 오빠가...

    ◇ 김현정> 문을 조금 열어줘요? 그 틈으로 보셨어요?

    ◆ 유족> 그 틈으로 2-3초. 3초밖에 못 봤어요. 그게 끝이에요.

    ◇ 김현정> 차라리 어머니가 신천지라고 거짓말이라도 할걸. 그래서 그렇게 말씀하신 거군요.

    ◆ 유족> 네. 차라리 사람 목숨이 더 중요하니까요. 거짓말을 하고 처벌을 받는 거보다 사람 목숨이 더 중요하니까 차라리 신천지라고 얘기를 했거나 아니면 중국 방문자라고 얘기를 했었으면 그래도 지금 우리 엄마가 제가 얼굴은 볼 기회는 있잖아요.

    ◇ 김현정>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 유족> 네. 그런데 이제 앞으로 얼굴을 볼 수도 없고 엄마를 아예 볼 수가 없잖아요. 그게 나았을까. 사람 목숨은 살았으니까.

    ◇ 김현정> 이렇게 검사조차 못 받고 계시는 분들 혹은 확진받고도 입원조차 못하고 계시는 분들이 1600명이 넘는 이 상황. 선생님, 힘내시고요. 지금 아버님도 확진 판정받고 입원해 계신 상황이라고 제가 들었어요.

    ◆ 유족> 네, 어제 입원을 했어요.

    ◇ 김현정> 어제서야 입원하신 거죠, 차례가 와서. 어려운 상황에서 이제 또 아버지까지 돌보셔야 되니까 힘내시고요.

    ◆ 유족>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마음이 아픕니다. 대구에 14번째 사망자 유족. 검사조차 받지 못하고 입원조차 하지 못한 채 돌아가신 유족의 따님을 만나봤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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