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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서 확진자 '기록 갱신'…WHO "결정적 시점"



아시아/호주

    세계 곳곳서 확진자 '기록 갱신'…WHO "결정적 시점"

    27일 한국·이란·이탈리아 하루 감염 확진자 증가폭 최대치. 유럽 중동서 확산세 빨라져. 브라질, 이스라엘 등 청정지역서도 첫 감염자 발생. 미국서 감염경로 불분명 환자 등장 긴장감 고조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가운데). (사진=연합뉴스)

     

    중국에서 발원해 한국·이란·이탈리아 등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이미 지역감염 단계에 접어든 한국·이란·이탈리아에서는 27일 하루동안 감염 확진자의 일일 증가폭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는 이탈리아를 넘어 전유럽으로 퍼질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종교가 최우선시 되는 중동은 급속한 감염자 증가에 성지순례까지 금지시켰다. 중남미 대륙 국가 중 첫 확진자가 발생한 브라질은 첫 확진자가 50여명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돼 바짝 긴장하고 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그동안 코로나19과 관련해 '세계적 대유행'(팬데믹·pandemic)으로 규정하기를 거부해왔던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감염이 "결정적 시점에 와 있다"며 각국의 적극적인 대처를 호소했다.

    ◇ 이탈리아 중심 주변국으로 급속히 확산, 프랑스에서도 급증

    유럽에서 가장 급속한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이탈리아의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27일(현지시간) 밤 현재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194명 늘어난 65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일일 증가폭으로는 최대치다. 사망자도 전날보다 5명 증가한 17명이 되면서 한국의 사망자 수(13명)을 넘어섰다.

    이탈리아의 확산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북부 롬바르디아와 베네토 지역에서만 각각 403명과 111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전체 발생자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매일 새로운 주에서 감염자가 발생하는 등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지는 추세다.

    코로나19는 이탈리아 국경을 넘어 인근 국가로까지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탈리아 이웃 나라인 그리스는 이날 확진자 수가 2명 늘어나며 3명이 됐다. 신규 감염자 1명은 최초 감염자인 여성의 초등학생 아들이고 새 감염자는 이탈리아 북부를 방문한 아테네 거주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와 아드리아해를 사이에 두고 인접한 크로아티아에서도 확진자가 3명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한때 유럽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프랑스에서도 이날 확진자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사회연대부 장관은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이날 오후 7시 현재 38명(누적)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루 사이에 20명이 늘어난 것이다.

    신규 확진자 가운데 12명은 프랑스 북서부 우아즈 지방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프랑스 보건 당국은 한 감염 채널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아즈 지방은 지난 25일 밤 파리의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다 숨진 60세 프랑스인 남성과, 현재 중태에 빠진 한 확진자의 출신 지역이다.

    영국에서도 북아일랜드 지역에서 첫 감염 확진자가 나오는 등 이날 2명의 확진자가 추가되면서 전체 확진자가 16명으로 늘었다.

    유럽에서 코로나19 의 최대 피해국인 이탈리아의 주세페 콘테 총리와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코로나19 대응책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양국 모두 비상 상황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공조 체제 구축에 합의하면서도 일부 국가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국경폐쇄에 대해서는 단호히 반대의 뜻을 밝혔다.

    ◇ 종교 우위 중동 지역 초유의 '성지순례 금지', 청정국 이스라엘도 뚫려

    중동 지역에서는 이란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란 보건부는 27일 오후 2시 현재 확진자가 전날보다 106명 증가한 245명이며 사망자는 7명 늘어난 2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란 외에도 이날 하루 쿠웨이트에서 18명(총 43명), 바레인 7명(33명), 이라크 1명(6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다른 중동국가에서의 확산세도 빨라지는 추세다.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절대적 종교 우위지역인 중동에서도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성지순례를 사실상 금지하는 초유의 결정이 내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이날 비정기 성지순례(움라)를 위해 이슬람 최고 성지인 메카를 방문하는 외국인 입국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우디 정부는 또 메카와 함께 성지순례지인 메디나의 예언자 모스크(마스지드 알나바위) 방문도 함께 금지시켰다. 전 세계 무슬림 약 200만명이 참여하는 이슬람 최대 종교행사인 정기 성지순례(하지)는 5개월 뒤로 다가온 만큼 현재로서는 중단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중동 국가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이란에서도 이번 주 주요 발병 지역에서 금요 대예배가 취소될 예정이다.

    한편 중동 지역 청정국가 중 하나였던 이스라엘에서도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처음으로 나왔다. 이스라엘은 이달 2일 중국을 시작으로 홍콩·마카오·태국·싱가포르(이상 2월 18일), 한국·일본(이상 2월 24일)에서 14일 이내 머문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등 강력한 방역조치를 시행해왔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인 확진자는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객 2명뿐으로 이스라엘 본토에서 발견된 사례가 아니었다. 첫 감염자는 이번 주 초 이탈리아에서 귀국한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27일(현지시간) 긴급 각료회의를 열어 대응책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 브라질 첫 확진자 50여명 접촉, 미국서는 감염경로 확인안된 환자 나와

    중남미 대륙에서 첫 감염 확진자가 발생한 브라질에 비상이 걸렸다. 브라질 보건 당국은 첫 확진자인 61세 남성과 같은 항공기를 이용한 승객과 가족 등 50여 명의 소재를 파악해 상태를 집중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돌아온 이 남성은 지난 21일 브라질에 도착하고 나서 23~24일 30여 명을 접촉했으며, 24일 유사증세를 보여 상파울루 시내 이스라엘리타 아우베르치 아인슈타인 병원에서 1차 검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차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이 내려지자 국가 지정 검역 기관에서 2차 검사를 진행했고 확진판정을 받았다.

    한편 첫 확진자가 나온 직후 브라질의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20명에서 132명으로 폭증했다. 지역별로는 상파울루 주가 55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부와 남동부, 북동부 등 대부분 지역에서 의심 환자가 보고됐다. 브라질 보건부는 213명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감염경로가 분명치 않은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성명을 통해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캘리포니아주 주민의 코로나19 감염 사례를 확인하면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 사례일 가능성이 있고 미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처음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팬데믹 규정 거부하던 WHO "결정적 시점 와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 추세가 심상치 않아지자 세계보건기구(WHO)는 "결정적 시점에 와 있다"며 세계 각국의 적극적 대처를 주문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언론 브리핑을 갖고 "지난 이틀 동안 다른 지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중국 확진자 수를 초과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지금 공격적으로 행동하면 코로나19를 억제할 수 있고, 사람들이 병에 걸리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세계 각국은 빠른 대처를 촉구했다.

    이어 "코로나19는 억제될 수 있다"며 "그것은 중국이 준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 "벨기에나 캄보디아, 인도, 네팔, 필리핀, 러시아, 스리랑카, 베트남같이 2주 이상 (확진) 사례를 보고하지 않은 나라도 있다"며 "(이들 국가는) 공격적인 초기 대응이 바이러스가 발판을 마련하기 전에 전염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반면 "어떤 나라도 그런 사례를 얻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말 그대로 치명적인 실수가 될 것"이라며 "이 바이러스는 국경을 존중하지 않으며 인종이나 민족, 국내총생산(GDP)이나 발전 수준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WHO는 지금까지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으로 규정하기를 거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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