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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만 붙이면 신천지 시설 폐쇄?"… 광주시의 안일한 코로나 대응 '도마'



광주

    "종이만 붙이면 신천지 시설 폐쇄?"… 광주시의 안일한 코로나 대응 '도마'

    광주시, 폐쇄조치 완료했다는 이단 신천지 입장에 전적으로 의존
    건물 폐쇄 조치하고 벌금 부과 사실 알린 경기도의 대응과 비교
    "3년 동안 세 줬는데 신천지인 줄 몰랐어요"
    수년 동안 함께 지낸 건물주·주변 상인들도 신천지 시설 여부 몰라

    (사진=박요진 기자)

     

    "3년 동안 세 줬는데 신천지인 줄 몰랐어요."

    지난 25일 오후 광주 광산구 우산동 한 건물. 건물 입구에는 '교회'와 '공감센터', '예수제자학교'라고 쓰여 있었지만 실제로는 이단 신천지 신도들이 3년 동안 사용했던 공간이다.

    해당 건물 2층과 3층 출입문에는 '본 시설물에 대해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방역 완료 폐쇄 조치함'이라는 A4 용지가 붙어 있을 뿐 열쇠만 있으면 얼마든지 건물에 드나들 수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이단 신천지 시설에 대한 폐쇄 조치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면서 주변 사람들조차 신천지 시설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해당 건물 건물주는 "임대 초기에는 40여 명 정도 드나들었는데 지금은 더 늘어났다"며 "세 내준 지 3년이 됐지만 신천지 관련 시설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단 신천지는 이처럼 건물주는 물론 인근 상인들조차 눈치 채지 못하도록 교회나 문화센터 등으로 위장해 주변에 잠입해 있었다.

    (사진=박요진 기자)

     

    이 건물에서 200m 정도 떨어진 또 다른 건물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해당 건물 4층과 5층 출입문에는 A4 용지에 '출입통제 및 폐쇄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작업을 실시해 출입을 전면 통제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하지만 비밀번호만 알면 누구든 언제든지 출입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날 함께 찾은 광주 북구 두암동과 서구 쌍촌동 이단 신천지 시설도 교회로 위장해 있었으며 폐쇄 조치를 알리는 표식은 A4 한 장이 전부였다.

    광주 이단 신천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관련 시설을 자체적으로 방역하고 폐쇄 조치했다고 밝혔지만 대다수가 이 같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광주시도 신천지에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시민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이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시설 폐쇄를 해지하거나 집회를 열 경우 3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공지를 붙여 문을 여닫을 수 없도록 한 경기도의 조치와 크게 비교가 된다.

    광주지역 이단 신천지 신도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상황에서 광주시의 이단 신천지 시설 폐쇄 조치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26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시는 이단 신천지로부터 92개 교회와 문화센터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았다. 하지만 신천지는 광주시에 교회와 문화센터가 몇 개인지 정도의 정보만 제공했을뿐 시설의 종류와 위치 등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광주 이단상담소 임웅기 소장은 "광주시가 신천지가 제공하는 정보에만 의존해서는 제대로 된 시설 폐쇄가 이뤄질 수 없다"며 "광주시는 신천지 시설에 대해 출입이 불가능하도록 폐쇄 조치를 정확히 확인하고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가 이단 신천지 측으로부터 제공받은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자 명단 역시 이름과 자치구, 전화번호 등만 표기돼 있어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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