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왼쪽)이 9일 경남 밀양시 홍준표 전 대표 선거 사무실에서 홍 전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서울 종로 출마를 결심하면서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험지 출마 요구를 다시 거세게 받고 있지만, 이들은 고향 출마 입장을 고수했다.
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9일 경남으로 내려와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를 만나 험지 출마를 요청했다.
먼저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밀양 사무실에서 밀양·의령·함안·창녕 선거구 출마를 선언한 홍 전 대표를 40여분 간 비공개로 만났다.
김 위원장은 비공개 만남 이후 "대한민국이 위기 상황인데 홍 전 대표가 밀양 등에서 활동하는게 좋은지 서울에 가는게 좋은지 등에 대해 충분히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홍 전 대표) 손 잡고 서울에 올라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전 대표는 "서울 출마를 권유했지만 난 고향 출마에 대한 마음에 변함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위원장은 거창으로 자리를 옮겨 산청·함양·거창·합천 선거구 출마를 선언한 김 전 지사를 만나 "결단을 내려주는 마음으로 왔고 서울 출마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김 전 지사는 "지역민과 약속을 무시할 수 없다.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은 '당의 지도자급 인사, 당과 나라를 구하기 위해 최전선으로 나서서 싸워야 한다' 제목의 성명을 내고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를 겨냥해 비판했다.
도당은 "당이 어렵고 경남 경제마저 위태로운 이 시기에 당의 소중한 자산인 지도자급 인사들이 고향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안주하는 것을 경남의 당원 동지들과 도민들은 바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전국을 대표할 만한 지도자급 인사들이 경남의 텃밭에서 머물러 있다면 황 대표의 결단은 빛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격전지로 말머리를 돌려 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