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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 "배우가 진정을 쏟으면 그 물결이 관객에 안갈 수 없죠"



공연/전시

    신구 "배우가 진정을 쏟으면 그 물결이 관객에 안갈 수 없죠"

    신구·손숙,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4번째 시즌에서 다시 호흡
    우리 시대 모든 가족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
    2월 14일~3월 22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연습 사진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관객이 느끼는 감동이나 카타르시스는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연극을 하는 배우들이 진정을 다 해서 쏟아내면 그 물결이 관객에게 안 갈 수 없어요. 배우들이 진정성을 파급시켜야 관객들이 느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신구

    연극계의 두 거장 신구(84)와 손숙(76)이 다시 뭉쳤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를 통해 무대로 다시 돌아온 두 사람은 우리 시대 모든 가족에 절절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김광탁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룬 사실주의 연극으로 '살냄새 나는 작품'이라는 심사평을 받으며 2012년 제6회 차범석 희곡상을 받은 작품이다.

    작품의 이름 중 '홍매와'는 극 중 어머니의 본명으로 항상 '누구 엄마'로 불리며 숨겨지는 어머니의 이름을 본질적으로 드러내어 강조했다.

    작품은 아버지의 죽음을 앞둔 가족들의 일상을 덤덤하게 묘사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갈등을 섬세하게 풀어나가면서 잔잔한 울림을 남긴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연습 사진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31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연습실에서 만난 제작진과 출연진은 장면 시연을 통해 가족에 대한 애절한 감정을 오롯하게 전했다.

    간암으로 점점 사그라져가는 아버지의 모습과 이를 바라보는 가족의 쓸쓸함, 또 이 과정에서 빚어지는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은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오며 취재진의 눈가를 적셨다.

    이날 현장에서 이재은 연출은 "작가님께서 겪은 일을 대본으로 옮겨 놓은 거라 현실적인 작품으로 배우와 저희도 최대한 감정 관계를 현실적으로 표현하려고 애를 썼다"라며 "관객분들도 현실적으로 내가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고 공연을 보고 '부모님께 전화해볼까'라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작과 달리 며느리의 캐릭터를 바꿨고,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서 쌓인 것들이 풀어지는 과정을 잘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이 작품은 지난 2013년 신구, 손숙 두 배우가 초연을 올리며 관객을 맞았다. 두 노장의 인생을 담은 연기로 전회 매진되는 기록을 세우고, 이듬해 앙코르 공연까지 이어졌다.

    2016년에는 차범석 선생의 타계 10주기를 맞아 추모 공연으로 다시 한번 무대에 올랐고 오는 2월 14일 네 번째 무대로 관객을 찾는다.

    이번에 공연되는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신구(아버지), 손숙(어머니)을 비롯해 초연부터 함께해 온 서은경(며느리 역), 최명경(정씨 아저씨 역)이 무대에 오르며, 새롭게 조달환(나 역)이 합류했다.

    장면 시연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신구는 이번 작품을 선택함에 있어 "'주저함'이 없었다"라고 힘 주어 말했다.

    이어 "오히려 여러 번 하면서 놓쳤던 것들을 발견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라며 "애초에 작품이 제대로 형성이 되지 않았다면 하지 않는다"라고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웰다잉(Well-dying)이라는 이야기처럼 생명 연장 그런 것 없이 가족의 품에서 자연스럽게 죽음을 받아들이고 아름답게 세상을 하직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손숙은 "진정성을 보이려고 해도 작품이 공감이 안 간다거나 이해가 안 되면 연극이 매끄럽게 만들어질 수가 없다"라며 "근데 이 작품은 우리가 대사 하나까지 공감 가는 작품이기 때문에 관객들도 같이 공감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연습 사진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연극계의 거장이라 불리는 신구와 손숙 두 사람의 나이를 합치면 150세다. 연기 경력만 놓고 따져 봐도 115년이라는 어마어마한 기간을 무대에서 보냈다.

    1970년대 초 국립극단에서부터 함께해 온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굳건한 믿음으로 무장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이들의 신뢰는 확연하게 드러났다.

    여기에 손숙과 함께 노년의 로맨스를 그린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에 출연한 이순재(85)까지 이들 세 사람은 '방탄노년단'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손숙은 이순재, 신구와의 케미를 묻는 말에 "두 분 다 모두 좋은 배우로 제가 복이 많다"라며 "신구와는 국립극단부터 해 세월이 오래됐기 때문에 여자로 치면 조강지처 같고 이순재는 새로운 남편 같다"라고 답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오랜 기간 합을 맞춰온 만큼 출연 배우들 간 케미 역시 남달랐다. 심지어 이번 시즌 새로이 합류한 조달환 역시 작품에 빠르게 녹아들며 완벽한 합을 선보였다.

    서은경과 최문경은 "팀워크가 너무 좋다"라고 입을 모았고, 손숙 역시 "조달환이 새로 들어왔지만, 너무 열심히 해줘서 새로운 아들 같지가 않다"라고 추켜세웠다.

    조달환은 "중간에 합류하게 돼서 최대한 이 팀워크에 누가되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라며 "신구 선생님과는 '앙리할아버지와 나'를 같이 했고 술친구기도 한데 술자리에서 서로의 대본 분석이나 캐릭터 이해에 대한 부족한 부분 얘기하면서 만들어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연습 사진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어느덧 노년의 나이로 접어든 신구와 손숙 두 사람은 각자의 무대에서 세월을 반추하며 인생을 연기하고 있다.

    "젊을 때는 작품 보는 눈도 달랐는데 어느 순간 넘어가니 본질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요. 편안하게 본질을 즐긴다고 할까? 배우로서 나이가 든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 손숙

    "익어간다고 하잖아요. 그런 것들을 느껴요. 이해심이라던지 포함해서 세상사를 보는 눈이 익어간다는 생각이 들어요." - 신구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3월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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