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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셜 노컷 리뷰

    [리뷰] '클로젯', 무시무시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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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리뷰]

    오는 2월 12일 개봉하는 영화 '클로젯'은 이사한 새집에서 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딸을 찾아나선 아빠에게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렸다. 사진은 사라진 딸 이나 역을 연기한 허율 (사진=㈜영화사 월광, ㈜퍼펙트스톰필름 제공)
    ※ 영화 '클로젯'의 내용이 나옵니다.

    초장부터 심상치 않다. 화질 나쁜 캠코더 속에 무당의 굿판을 찍은 장면이 나온다. 그것만으로 으스스한데 무당은 벽장 앞에서 칼을 휘두르다 자기 목을 벤다. 이때부터 예상했어야 할까. 앞으로도 만만치 않게 무시무시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리라는 걸.

    새집으로 이사 가는 날인 듯한데 차 안의 공기는 냉랭하다. 아직 어린 딸 이나(허율 분)를 돌볼 사람을 구하지 못해 조급한 마음이 약간의 짜증으로 비집고 나온다. 이나는 이상하리만치 말이 없다. 치료를 받는 중이라고 하니 아픈 듯하다. 어색한 부녀 사이는 새집으로 이사 온 후 더 삐걱대기 시작한다. 그동안 제대로 신경 못 쓴 일에 몰두하고 싶어 하는 상원과, 의견을 구하지만 사실은 허락을 받고 싶어 하는 상원의 마음을 정확히 아는 이나의 갈등 때문이다.

    표정 없는 얼굴에 말수도 적었던 이나는 새집으로 오고 나서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인다. 밥을 허겁지겁 먹는다거나, 과장될 정도로 활짝 웃는다거나. 말수는 늘었지만 가시투성이다. 상원이 일하러 가면 또 혼자 남을 자신의 처지를 잘 알기에. 홀로 인형과 놀던 이나는 같이 가자는 친구들의 목소리를 듣고 벽장 속으로 사라진다.

    '클로젯'(감독 김광빈)은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에 충실하다. 퇴마사인 경훈(김남길 분)이 등장하고 나서는 오컬트적 요소가 강해진다. 쌀과 소금이 등장하고 부적과 주문이 나오며 기묘한 분위기가 오래도록 영화를 감싼다. 웬만한 의식으로는 잡히지 않는 악귀의 분노는 왜 그렇게 클까. 벽장 속으로 빨려 들어간 이들이 '아이들'이라는 데 힌트가 있다. 부모의 폭언, 폭행에 노출돼 있거나 방치됐던 아이들의 원한이 쌓이고 쌓인 것이다.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씬들은 시각적으로도 청각적으로도 공을 들인 느낌이다. 이나의 방, 이나를 끌어들인 이계(죽음과 삶의 경계에 있는 세계), 경훈의 구마 의식 장면 등 미술팀의 노고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 잦다. 또한 어느 때보다 소리가 '분위기를 만드는' 공포 영화인 만큼, 다양한 '소리'가 큰 몫을 했다. 아이들의 까르르거리는 웃음 소리, 현악기의 선율조차도 공포의 재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또 한 번 깨달았다.

    하정우와 김남길은 '이게 첫 만남이라고?' 싶을 정도로 안정적인 호흡을 보여준다. 영화에서 자주 봐 온 하정우의 너스레와 코미디가 이번엔 김남길에게로 간 모양새다. 관객석이 빵 터졌던 '신과 함께' 대사는 누구 아이디어였을지 새삼스레 궁금해진다.

    하지만 연기 칭찬은 특히 이 영화 공포의 핵을 맡은 어린이 배우 둘에게 더 하고 싶다. 허율은 음울함, 오싹한 밝음, 원망, 쓸쓸함, 슬픔 등 여러 얼굴을 가진 이나에 적격이었다. 중반 이후부터 중요한 인물로 부각되는 명진 역의 김시아는, 여러 전작에서 보여준 훌륭한 연기 덕에 기대감이 높아져 있는 상태에서도 감탄 나는 연기로 관객들을 파고든다.

    메시지도 인상적이다. 아이들의 실종 원인을 되짚으며 아이들에게 잔혹했던 어른들의 과오를 언급한다. 그러나 그 결과는 조금 아쉽다. 김광빈 감독은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공포와 아동학대 문제를 잘 버무리고 싶었던 듯 보이는데, 공포심을 만들고 강화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드라마가 다소 갑작스럽게 개입해 초반과 후반 톤이 덜그럭거리는 느낌이다.

    무서운 것을 잘 못 보는 관객이라면 음악이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순간을 잘 피하면 된다는 팁을 주고 싶은 영화.

    2월 5일 개봉, 상영시간 97분 50초, 15세 이상 관람가, 한국, 미스터리·드라마.

    극중 상원 역을 연기한 하정우, 경훈 역을 연기한 김남길 (사진=㈜영화사 월광, ㈜퍼펙트스톰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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