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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모 사건 향한 또다른 시선…'호기심' 아닌 '2차 가해'



문화 일반

    주진모 사건 향한 또다른 시선…'호기심' 아닌 '2차 가해'

    주진모 휴대전화 해킹으로 문자메시지·사진 등 개인정보 유출
    유출된 메시지엔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적나라한 내용들로 가득
    유출된 메시지 온라인 확산으로 '2차 피해' 생겨나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 자체를 범죄로 인식하는 공감대 필요

    배우 주진모.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배우 주진모의 휴대전화가 해킹당해 문자메시지와 함께 여성들의 사진까지 외부로 유출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문제는 인터넷을 통해 유포된 메시지 속에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내용이 포함됐고, 해당 내용이 유포되며 '2차 가해'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주진모 사건'을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남성들의 시선에서부터 말이다.

    배우 주진모와 동료 연예인이 나눈 것으로 추정되는 메시지에는 여성의 얼굴과 몸에 대해 구체적으로 품평하거나 음담패설, 성매매를 암시하는 정황 등이 담겨 있다.

    해당 메시지는 '주진모 카톡'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10일 이후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마치 지난해 3월 '정준영 단톡방' 사건이 불거진 후 문제의 본질보다 단톡방 속 여성을 둘러싼 내용에 호기심을 갖고 2차 가해가 발생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사태가 커지자 주진모는 16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바른을 통해 "문자메시지에 언급된 여성분들께도 어찌 사죄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고개 숙여 용서를 구한다"며 "그러나 결단코 이성의 신체 사진을 몰래 촬영해 유포하는 부도덕한 짓을 저지르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피해 여성은 '피해자'로 존재하지 못하고 일부 남성들의 '호기심' 내지 '가십거리'가 돼 온라인에서 제2, 제3의 피해를 입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발생한 이른바 '언론인 단톡방' 사건에서는 언론인들조차 취재를 통해 얻은 피해자 정보를 공유하고, 여성을 품평해 큰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로부터 채 1년도 안 된 지금 비슷한 사건, 비슷한 2차 가해가 벌어지고 있다.

    2019년 3월 12일 SBS '8뉴스' (사진=방송화면 캡처)

     

    이번 사태를 두고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품평하는 것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관습'처럼 여기는, 변하지 않는 남성들의 문화가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 상담소 김현지 활동가는 16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여성을 품평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대상으로 여기는 것,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 남성들의 문화로서 존재하고 있다"며 "여성이 단톡방 내에서 소비되는 방식이 문제 되는 것만큼, 거론된 여성을 궁금해 하고 유통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활동가는 "이번과 같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오히려 피해자를 궁금해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호기심과 가십거리로 여기는 인식이 지금과 같은 상황을 반복되게 만든다"며 "이는 결국 성차별적인 구조를 지속시키는 문화"라고 설명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도 주진모 휴대전화 메시지 유출이 있던 지난 10일 공식 입장을 통해 이번 사태가 불거진 것은 “여성을 향한 각종 품평과 성 착취 문화가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성폭력적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자연스레 '2차 피해'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 자체를 범죄로 인식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김현지 활동가는 "내가 하는 행동이 문제가 있는 태도이고, 성폭력에 대한 인식 없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공감대를 갖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다"며 "그리고 정확하게 처벌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사회에서 내가 여성을 인격적으로 대하며 소통하고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관계 맺기를 하고 있는지 질문해야 한다"며 "개개인의 성찰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이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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