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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과 '설국열차'…드라마로 부활할 '봉테일' 영화



문화 일반

    '기생충'과 '설국열차'…드라마로 부활할 '봉테일' 영화

    두 작품 드라마화 진행 중
    부조리 꿰뚫는 주제 의식
    "확장될 여지 충분한 통찰"

     

    봉준호 감독 작품 '기생충'(2019)과 '설국열차'(2013)가 드라마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 시대를 사는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문제를 꿰뚫는 두 영화는 긴 호흡을 지닌 드라마로 어떻게 확장될 수 있을까.

    최근 미국 매체를 통해 현지 유명 케이블채널 HBO가 '기생충'을 드라마로 제작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작업에는 봉 감독과 아담 멕케이 감독이 참여하는데, 영어 시리즈물로 각색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에는 '설국열차' 드라마화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계획이 나왔다. 봉 감독이 제작에 참여하는 이 드라마에는 제니퍼 코넬리, 데이브드 딕스, 믹키 섬너, 한국계 수잔 박, 사샤 프롤로바 등 한국에서도 인지도를 지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두 영화는 이미 평단과 대중의 높은 지지를 얻은 검증된 작품이다. 영화와는 또 다른 특징을 지닌 드라마 장르로 어떻게 부활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 드라마 평론가 1호로 꼽히는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15일 CBS노컷뉴스에 "두 영화의 인지도를 살리려는 의도일 것"이라며 "이들 영화를 드라마로 확장시킬 여지가 없다면 시도조차 못할 일"이라고 전했다.

    사소한 부분까지 정교하게 챙기는 까닭에 '봉테일'(봉준호+디테일)로 불리는 봉 감독의 '기생충'과 '설국열차'는 극단으로 치닫는 자본주의와 빈부 격차를 비판하는 뛰어난 통찰을 지닌 영화로 평가받는다.

    윤 교수는 "'기생충'의 경우 특수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그 안에 담긴 여러 현상은 누구나 각자 입장에서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며 "인물과 공간 등 극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에서 확장 여지가 큰 이야기라는 점에서 영화와는 또 다른 드라마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영화와 드라마 문법의 차이를 묻자 그는 "영화가 '구심력'(한 덩어리로 뭉치게 하는 힘)을 지녔다면, 드라마는 '원심력'(원 궤도 중심에서 멀어지게 하는 힘)이 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영상 이미지를 응축시켜 2시간 내외라는 물리적인 시간 안에 깔끔하게 끝내는 구조다. 자세한 설명보다는 상징적인 미장센(등장인물 배치·동작, 공간, 조명 등을 총체적으로 설계하는 일)과 몽타주(주제를 뚜렷하게 드러내는 편집 기술)로 이야기를 구축한다. 그렇기 때문에 집중해서 봐야 하는 특징이 있다."

    이어 "드라마는 영화에 비해 설명적인데, 최근 들어 드라마 역시 시청각 이미지를 응축해 풀어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기본적으로 드라마는 인물들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계속 연결시키고 확장하면서 전개되는 경향을 지녔다"고 했다.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기생충'과 '설국열차' 역시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관계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윤 교수는 내다봤다. "드라마 장르는 인물들 간의 관계로부터 긴장과 갈등을 빚어내면서 그 안에서 시청자들이 자신을 돌아보게끔 만드는 방식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두 영화를 두고 그는 "신자유주의 체제 아래 빚어진 양극화, 빈곤 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계급 문제를 다뤘다"며 "이는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지점이기에 넓은 확장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기생충'을 보면 캐릭터 가운데 어느 누구도 나쁜 사람이 없다. 이는 결국 그 부조리한 구조를 만든 것이 무엇인가라는 궁금증을 낳는데, 이 지점에서 봉 감독의 통찰력이 빛난다. 이 계급 구조 안에서는 위로 올라가고픈 욕망과 아래로 추락하지 않으려는 욕망이 부딪힐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윤 교수는 "이러한 욕망과 욕망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굉장히 많은 새로운 이야기들이 파생될 것"이라며 "극중 절대 선이나 절대 악이 없는 상황에서 만들어지는 인물과 인물 사이의 관계는 세계 어느 나라에 가더라도 그곳 상황에 맞춰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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