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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자유한국당' 못쓰는 한국당, 이름 바꿔 재시도



국회/정당

    '비례자유한국당' 못쓰는 한국당, 이름 바꿔 재시도

    선관위, 정치적 의사형성 왜곡 등 이유 ‘불허’ 결정
    한국당, '정당설립 자유 침해'‧‘가처분 소송’ 시사 등 강력 반발
    당명 변경 재등록 시도할 것으로…창당 절차 추진
    보수통합 신당 창당시 ‘비례정당’ 당명 재차 변경할 수도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지난 12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자유한국당이 추진 중인 위성정당 ‘비례자유한국당’ 명칭 사용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초반부터 급제동을 걸면서 향후 대응책에 관심에 쏠린다.

    한국당은 준연동형 비례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이 강행 통과되자, ‘꼼수’에 대응하기 위한 ‘묘수’라며 위성정당 창당을 선언 후 추진해왔다.

    그러나 선관위가 13일 ‘비례자유한국당’ 당명에 대한 사용 불가 결정을 내리면서 한국당은 돌발 악재에 직면한 모양새다. 시간적 여유가 없는 한국당은 당명을 변경해서라도 위성정당 창당 작업을 강행하겠다는 전략이다.

    ◇ 선관위 “정치적 의사 왜곡 우려” 불허…한국당 강력 반발

    선관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유사명칭 등 사용금지’를 규정한 정당법 제41조를 근거로 ‘비례○○당’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지난 8일 위성정당인 ‘비례자유한국당’ 창당준비위원회를 선관위에 정식 등록했다. 이날까지 창준위에 등록된 명칭 중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이름은 ‘비례자유한국당’과 ‘비례한국당’, ‘비례민주당’ 등이다.

    특히 선관위는 기존 정당명 앞에 ‘비례’라는 단어를 붙인 것을 두고 “사전(事典)적 의미만으로는 정당의 정책과 정치적 신념 등 어떤 가치를 내포하는 단어로 보기 어렵다”며 “선거운동과정을 통해 유권자들이 기성정당과 오인·혼동할 우려가 많다”고 지적했다.

    해당 명칭을 사용하면 유권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발생해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이 왜곡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허용할 수 없다는 게 선관위의 주장이다.

    이같은 결정이 나오기 전부터 정치적 중립을 지키라며 선관위를 압박했던 한국당은 ‘정당설립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강력 반발했다.

    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조해주 선관위원장을 겨냥해 “문재인 정부가 대선캠프 출신인사를 선관위에 내려 보내 좌지우지 한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며 “헌법 제8조는 ‘정당 설립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비례자유한국당 설립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비례자유한국당 창준위도 보도자료를 통해 “'비례'란 단어는 ‘비례대표 국회의원’등 국가적 사안과 일상에 널리 쓰이고 있는 공식용어”라며 “정치적 이해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특정 단어에 사형선고를 한 것”이라고 선관위를 비판했다.

    당 법률지원단장인 최교일 의원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 결정에 대해 취소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13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비례당 정당 명칭 사용 허용 여부를 논의하는 전체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이름 바꿔 ‘위성정당 창당’ 추진…보수통합신당 가능성도

    총선이 석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비례정당 창당에 속도를 내야 하는 처지인 한국당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법적 대응과 별개로 위성정당 창당을 신속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한국당은 ‘비례자유한국당’ 창준위 등록 당시에도 명칭 사용 불허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플랜 B를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현재 당명을 대체할 후보군 2~3개를 선정해 선관위와 사전 협의를 진행 후 등록을 마무리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후 정식 창당 절차 단계로 전국 5개 이상 시도당에서 각각 1000명 이상 당원 가입 서명을 받은 후 중앙당 등록을 추진한다.

    창당될 위성정당의 기호가 지역구 기표 용지의 한국당과 같은 두 번째 칸까지 올라가기 위해선 현역 의원의 당적 이동도 필요하다. 향후 정계개편을 고려했을 때, 최소한 바른미래당(20석)보다 많은 원내 세 번째 정당 위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30명 이상의 현역 의원이 위성정당에 입당해야 한다.

    문제는 모든 작업을 21대 총선 후보등록 마감일인 오는 3월 27일까지 마무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정당 기호는 후보 등록 마감일을 기준으로 부여되기 때문이다. 다른 당명으로 창당에 성공하더라도, 당내 현역 의원들을 비례정당으로 이동하도록 설득하는 작업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보수진영 시민단체 등이 보수대통합을 위해 구성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에서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또 다른 당명으로 바꾸는 변수도 남아 있다.

    통합신당이 만들어질 경우, 본진에 해당하는 신당에 맞춰 위성정당 명칭을 재차 변경하거나 의원들이 모두 신당으로 이동 후 ‘자유한국당’을 비례정당 명칭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당명 변경 이후 시도당 창당 등 절차는 기존과 동일하다.

    한국당 위성정당 추진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원영섭 조직부총장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선관위의 결정에 법적으로 다툴 여지는 있지만 시간이 촉박해 일단 당명 변경서를 제출해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며 “애당초 잘못된 선거법을 강행한 범여권에 맞서 위성정당 창당이라는 ‘묘수’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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