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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 윤여정 "전도연이 하자 그래서 그냥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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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푸라기' 윤여정 "전도연이 하자 그래서 그냥 했어요"

    [현장]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제작보고회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각각 순자, 연희 역을 연기한 배우 윤여정과 전도연 (사진=㈜비에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베테랑 배우 윤여정이 무심한 듯하지만 배꼽 빠지게 하는 유머 감각으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 제작보고회 현장을 들었다 놨다 했다.

    13일 오전 11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메가박스 성수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방송인 박경림이 사회를 본 이날 행사에는 배우 윤여정, 전도연, 정우성, 신현빈, 정가람, 김용훈 감독이 참석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정만식, 진경, 신현빈, 정가람, 박지환, 김준한, 허동원 등이 출연한다.

    전도연은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연희 역을, 정우성은 사라진 애인 때문에 빚에 시달리며 한탕을 꿈꾸는 태영 역을, 배성우는 사우나 아르바이트로 가족의 생계를 힘들게 잇는 가장 중만 역을, 윤여정은 외면하고 싶은 현실 속에서 기억을 놓아버렸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원하는 것을 지키려는 순자 역을 맡았다.

    정만식은 포악한 고리대금업자 박 사장 역을, 진경은 중만의 아내이자 가족의 생계가 우선인 영선 역을, 신현빈은 빚 때문에 가정이 무너진 미란 역을, 정가람은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불법체류자 진태 역을 연기했다.

    윤여정은 맡은 캐릭터를 소개하는 첫 질문에서부터 "아, 배역 이름 모르겠네. 난 전도연이 하자 그래서 그냥 했다. 저는 배성우 엄마(역할)다. 근데 배성우 (오늘 제작보고회) 안 왔네?"라고 답해 폭소를 자아냈다. 배성우는 현재 촬영차 해외에 있어서 행사에 불참했다.

    본인 대답처럼, 윤여정은 연희 역을 연기한 전도연의 적극적인 제안으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 함께하게 됐다. 전도연은 지난 3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윤여정 선생님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작품 합류 계기에 관해서도 윤여정은 "피 나오는 영화 싫어한다, 늙어서. 이건 좀 다르더라. 그리고 나는 내 역할이 아주 중요하고 큰 역할인 줄 알았다. 전도연이 전화 걸어서 하자고 해서. '얘가 날 캐스팅까지 해 주는구나. 역시 크게 되어야 하는구나' 생각했는데 별로 안 나온다"라고 해 다시 한번 장내에 웃음이 터졌다.

    전도연이 "일단 대본이 재미있었고 극적인 구성이 신선했던 것 같다. 여러 인물의 등장도 굉장히 새로웠다고 생각한다"라며 "윤여정 선생님이 맡은 역할은 윤 선생님 아니면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 반전 있고 미스터리한 캐릭터"라고 소개하자, 윤여정은 "그럼 네가 하지 그랬니"라고 거들어 웃음을 유발했다.

    2월 12일 개봉하는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사진=㈜비에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윤여정은 "이 사람이 치매인지 아닌지를 사람들이 정확히 모른다"라며 "얘(전도연)가 나를 왜 적극 추천했는지 모르겠는데, 치매 든 상황을 잘 모르지 않나. (저도) 안 들어보지 않았나. 그래서 도연이한테 상의했다. 캐스팅 디렉터니까. 그랬더니 '그냥 해요~ 선생님 하는 대로'라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도 윤여정과 전도연 각자에게 서로는 어떤 배우인지 말해달라는 질문이 나왔다. 윤여정은 "서로 흉만 보는 사이인데"라고 웃으며 "뭐 전도연이야 깐느(칸)에서 상 타고 그러는 배우인데, 내가 (전도연) 연기가 이상하다고 하면 제가 또라이 아니에요?"라고 되물어 폭소가 터졌다.

    윤여정은 전도연과 같이 출연한 영화 '하녀'(2010) 촬영 당시 기억에 남았던 일화를 들려줬다. 윤여정은 "'하녀'할 때 난 깜짝 놀랐다. 얘가 세트에 없는 날이었는데 창문에서 얼굴이 쏙 나오더라. 선생님 어떻게 (연기)하나 보려고 한다더라. 반 감동하기도 하고 반 의심하기도 했다. 쟤는 어떤 여우길래 저렇게 앉아 갖고 집에 안 가고 나 하는 걸 보고 그러나. 그게 제가 첫 번째로 느낀 전도연의 인상적인 것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전도연은 "그때 '하녀'에서 선생님 캐릭터가 너무 재미있었다. 계속 보고 싶어지더라. 염탐이라기보다는 호기심이었고, 제가 좋아하는 배우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 선생님은 배우로서도 그렇고 사람으로서도 그렇고 믿을 수 있는 분인 것 같다. 제가 호출하면 언제든 제 얘기에 귀 기울여 들어주시고, 공감해 주신다. 굉장히 든든한 지원군, 응원군 같은 그런 느낌이 있다"라고 밝혔다.

    윤여정은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자리에서도 유머 감각을 잃지 않았다. 윤여정은 "죄송하다. 제가 맨날 '우리 영화 잘 봐달라'고 하는 거, 그게 너무 지루해 가지고…"라며 대뜸 "근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너무 길지 않나? 맨날 고민이라서 바꿀 줄 알았는데 안 바꿨네"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경림이 다른 제목을 생각한 게 있냐고 물었더니 윤여저은 "아무 대안이 없다, 내가"라고 전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또한 윤여정뿐 아니라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배우들은 전도연 덕분에 작품에 함께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정우성도 캐릭터 소개를 하면서 "전도연 씨와 함께하고 싶어서 했다"라고, 신현빈도 "저도 전도연 선배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라고, 정가람도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같이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라고 말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김용훈 감독의 첫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오는 22일부터 내달 2일까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리는 제49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타이거 경쟁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2월 12일 개봉한다.

    13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메가박스 성수에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배우 정우성, 윤여정, 전도연, 신현빈, 정가람, 김용훈 감독 (사진=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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