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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만난 황교안, 기자 질문에 '버럭'한 이유는



국회/정당

    하태경 만난 황교안, 기자 질문에 '버럭'한 이유는

    "유승민 3대 원칙, 이미 여러 번 언급"
    하지만 '통합 과정' 두고 입장차 여전
    친박 등 당내 반발…새보수당도 '냉랭'
    통합이냐 재건이냐, 밀고당기기 예상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가 7일 오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야권의 숙원인 '통합 논의'가 총선을 석 달 앞두고 갈 길이 바쁘지만, 곳곳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이렇다 할 진척을 내지 못하고 있다.

    큰 틀에서는 최대지분을 보유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통합을 이룰지, 아니면 제3지대로 다 같이 흩어진 뒤 신당에 '헤쳐 모이는' 방식을 채택할지를 두고 물밑 힘겨루기가 반복되고 있다.

    ◇ '회견 불발' 묻자 황교안 '버럭'

    "누가 기자회견을 한다고 했습니까? 한다고 한 일이 없어요. 여러분들이, 분란이 생기지 않도록 정리를 해주셔야지"

    황 대표는 7일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를 접견한 뒤 취재진 앞에서 이처럼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불발 이유에 관한 질문을 받고 발끈한 것이다.

    앞서 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비공개회의에서 황 대표 주최 기자회견을 열지 검토했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통합의 조건으로 제시한 '3대 원칙'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천명할지 논의한 것이다.

    그러나 별도 기자회견을 열지 않는다는 결론을 냈다. 일각의 예측과는 배치됐다. 복수의 참석자는 "황 대표가 원칙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이미 여러 차례 직간접적으로 밝혔기 때문에 굳이 회견을 열 필요가 없다고 본 것 같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다만 "큰 틀에서 내가 생각하고 또 답변한 것이 먼저 바른미래당 당시 바미당에서 얘기했던 내용과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지난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신당' 놓고 입장차 여전…당내 반발도

    황 대표가 방침을 보다 확실하게, 다시 천명하지 않은 배경에는 먼저 3대 원칙에 포함된 '새집 짓기', 즉 신당에 대한 새보수당과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황 대표는 단식 농성 직후 3대 원칙 수용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탄핵의 강을 어떻게 건너고, 개혁 보수를 어떻게 채택하고, 새집을 어떤 방식으로 지을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방침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국당은 현재 자당, 특히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나머지 세력을 '흡수 통합'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총선 공천 등에서 현 한국당이 우월적 지위를 유지하면서 새보수당 등 야권의 여러 정당·시민단체·종교단체 등을 당이라는 틀 안에 묶겠다는 계획이다. 신당을 만들더라도 공천권을 비롯한 황 대표 리더십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가 띄운 '통합추진위원회'도 그 연장 선상에서 읽힌다. 그는 "특정 정당, 특정 인물의 문제에 머무르면 안 된다"며 "제1야당이자 자유민주세력의 뿌리정당인 우리 한국당이 앞장서서 통합의 물꼬를 트겠다"고 밝혔다.

    주호영 의원 등을 통해 새보수당 측과 접촉면을 넓히면서도 그와 동시에 안철수계, 신당을 창당했거나 추진중인 무소속 이언주·이정현 의원 쪽에 공을 들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당 내부 반발도 무시 못 할 대목이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여권에 무기력하게 연패하면서 통합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커졌지만 기득권을 중심으로 한 반발이 일부 남아 있는 상태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대표가 권한을 내려놓는 방식으로 통합한다면 당내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유승민 쪽에서 두루뭉술한 3원칙을 내세운다면, 우리도 그렇게 두루뭉술하게 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털어놨다.

    3선의 윤상현 의원의 경우 페이스북에 "문제는 뒤에 숨어서 이름도 드러내지 않고 무책임하게 대표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사람들"이라며 "통합을 반대한다면 공개적으로 하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 보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하태경 책임대표가 지상욱, 유의동, 오신환, 정운천 공동대표들과 무대에 올라 지도부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밀고 당기기', 당분간 계속될 듯

    그러자 새보수당 쪽에선 냉랭한 반응이 이어진다.

    당 핵심 관계자는 "한국당이 3대 원칙을 수용하고 구체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이 전제 조건"이라며 "간판과 기득권을 모두 버리고 보수재건에 동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헤쳐모여 식 3지대 통합론에 다시 방점을 찍은 셈이다.

    창당대회 때 한국당이 화환을 보내지 않은 점과 황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유승민 의원을 '유 아무개'로 지칭한 데 대한 불쾌감도 여전하다. 앞서서는 한국당 당내 통합추진위원회 단장에 유 의원과 '불편한 관계'인 원유철 의원을 임명한 걸 두고 반발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황 대표와 직접 접촉한 적이 있냐고 7일 기자들이 묻자 "12월 중순경으로 기억하는데 주호영 의원에게 (통합 논의의) 책임을 맡기는 걸로 했다는 그런 통보를 받는 전화 한 통 받은 것이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밀고 당기기'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입장은 통합의 기틀을 어느 정도 다져놓아야 공천 작업도 다소 매끄럽게 끝낼 수 있다고 보고, 1월 하순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다. 통합이 늘어질 경우 '지도부 책임론'이 다시 등장할 수 있는 점도 걱정이다.

    반면 개혁 보수 이미지를 단계별로 구축하고 있는 새보수당의 경우 급할 게 없다. 통합 시점을 '2월 초까지'로 비교적 넉넉하게 잡은 만큼 당분간 한국당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는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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