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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싸우면 우리나라 기름값이 진짜 뛸까



경제정책

    미국과 이란이 싸우면 우리나라 기름값이 진짜 뛸까

    "단기적 타격 몰라도 급등 없을 것"
    석유시장에 미치는 중동영향력 예전같지 않아
    이란의 석유시장 내 영향력도 미미해
    업계 "현 수준이면 급등은 없을 것"
    다만 전면전 경우 상황 180도 바뀐다
    ①호르무즈 봉쇄→韓 원유98% 수입길 막혀
    ②사우디 등 타격 시→韓 원유70% 공급차질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군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 (그래픽=김성기PD)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 공격으로 살해하면서 두 나라 간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군사적 충돌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중동 리스크가 다시 불거지며 국제 석유시장도 긴장감에 휩싸였다. 그렇다면 두 나라의 갈등이 국내 기름값에 끼치는 영향은 어떨까?

    업계는 상황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기름값 급등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가능성은 낮지만 최악의 상황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질 경우이다. 전면전으로 번지면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친미 성향의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를 타격할 경우 국내 기름값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 예전 같지 않은 중동리스크…"가격 급등 없을 것"

    우선 국제 원유 시장에서 기준점이 되는 유종은 중동을 대표하는 '두바이유'와 유럽, 아프리카의 '브렌트유', 북미 지역의 '서부텍사스유' 세 가지다.

    이들 유종을 기준으로 그 지역의 기름값이 형성된다. 쉽게 말해 중동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기름의 가격적 지표 역할을 두바이유가 맡는 것이다.
    (그래픽=김성기PD)

     


    미국과 이란의 갈등처럼 중동 리스크가 번지면 당연히 두바이유가 영향을 받는다. 두바이유의 변동은 자연스레 중동산(産) 기름값 변화로 이어진다.

    다만, 업계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현 수준으로 유지되면 단기적 불안만 있을 뿐 중동 리스크 발(發) 기름값 급등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전날까지도 국제 유가는 큰 상승 없이 배럴당 70달러 이하를 유지했다.

    업계가 이처럼 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우선 석유시장 내에서 셰일오일을 앞세운 미국의 영향력이 중동 영향력을 압도하고 있다. 또 그러한 중동 시장에서 이란의 영향력도 매우 미미하기 때문이다.

    애초 두바이유는 서부텍사스유보다 품질이 낮아 가격이 저렴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이러한 가격이 역전됐다. 더 비싸야 할 서부텍사스유가 두바이유보다 저렴해진 것이다.

    이유는 셰일오일을 발견한 미국이 셰일오일 생산량을 크게 늘리면서 공급을 확대, 서부텍사스유 가격을 떨어뜨린 것이다. 미국이 세계 산유국 1위 자리도 차지하면서 국제 기름값을 주도하는 권력이 중동에서 미국으로 넘어간 것이다.

    셰일오일 공급이 늘면서 서부텍사스유는 물론 전체적인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수준을 지난해부터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중동 지역의 리스크가 과거만큼 기름값에 큰 영향을 주지 않게 됐다.

    실제로 지난해 9월 14일, 드론 공격으로 석유시설 2곳이 파괴된 사우디아라비아 드론 사태 때도 기름값 급등은 없었다.

    당시 두바이유 가격은 사건이 발생하기 전인 13일 배럴당 58.36달러에서 발생 후인 16일엔 63.88달러, 17일 67.53달러까지 올랐지만 18일부터 곧장 꾸준히 하락해 2주도 안 돼 원래 가격으로 돌아왔다. 참고로 14일과 15일은 주말로 시장이 열리지 않았다.
    지난 9월 14일, 드론 공격으로 사우디아라비아 하루 원유 생산량의 절반이 생산 차질을 빚었을 때도 원유 가격은 급등없이 곧장 제자리를 찾아갔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급등이 없었던 두바이유처럼 브렌트유나 서부텍사스유도 급등 없이 가격이 유지됐다.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도 국제 석유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국가이지만 현재 미국이 상당한 양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어 사우디 드론 사태 때도 가격적 리스크가 적었다"며 "당시 사우디도 적극적으로 대응했고 아람코 역시 원유를 풀어 가격을 안정시켰다"고 평가했다.

    업계는 국제 석유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사우디아라비아 드론 사태 때도 급등은 없었는데 석유시장에서 영향력이 미미한 이란으로 인해 가격이 급등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장 내 위치와 영향력은 비교가 안된다"며 "이란의 석유 수출량과 영향력 등은 미미해 단기적 충격은 있어도 가격 악화는 크게 우려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가능성 낮지만 전면전 시…韓 원유 수입 타격

    최악의 상황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전면전 혹은 최소 국지전 등으로 번질 경우이다. 일단 두 나라 간의 전면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럼에도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나올 수 있는 시나리오에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라크와 사우디 등 친미국가에 대한 공격이 꼽힌다. 위 두 상황은 한국의 원유 수입에 큰 차질을 줄 것으로 보인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최대 원유 수송 루트로 한국은 원유의 98%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받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국내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긴다.

    이란이 무장단체 등을 동원해 친미 성향 국가로 분류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등을 공격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사우디와 이라크에 대한 타격이 이뤄질 경우 중동 지역 전체적으로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한국은 한 해 수입하는 원유의 약 70%를 중동 지역에서 수급하고 있어 중동 지역의 원유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국내 수급도 함께 타격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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