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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세월호 막말' 차명진 변호, 강용석이 맡았다



사건/사고

    [단독] '세월호 막말' 차명진 변호, 강용석이 맡았다

    • 2020-01-05 05:20

    세월호 유가족 "진짜 유가족 맞는지 입증까지 요구" 호소
    무분별 유명인 대상 '폭로남발'에 비판↑, '방송금지' 청원에 1만8천명 동참
    전문가들 "무근거 의혹 제기 논쟁만 초래…기성언론도 인용보도에 검증 필요"

    강용석 변호사.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세월호 유가족을 상대로 막말을 쏟아내 논란을 일으킨 차명진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의 민사 소송 법률대리인이 강용석(50) 변호사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한편, 강 변호사가 주도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무차별적인 폭로전을 이어가는 것에 대한 사회적 비난 여론도 거세지는 상황이다.

    ◇ "자식 죽음 회 쳐먹어" 막말한 차명진 소송, 강용석이 맡아

    차 전 의원은 지난해 4월15일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가족들을 비하하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 "사회적 눈물 비용을 개인용으로 다 쌈싸 먹었다"며 막말을 퍼부었다.

    공분이 거세지자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나서 "있어서는 안되는 부적절한 발언이 나왔다"며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차 전 의원은 한국당으로부터 '당원권 3개월 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에 세월호 유가족 137명은 차 전 의원의 막말에 대해 형사 고소와 함께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며 1인당 300만원씩 총액 4억1천만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현재 인천지법 부천지원에서 진행 중이다.

    그런데 이 소송의 차 전 의원 측 법률대리인이 다름 아닌 강용석 변호사인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강 변호사는 최근 김세의 전 기자, 김용호 전 기자 등과 함께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에서 유명인들에 대해 연달아 폭로전을 벌이며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지난해 4월 세월호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욕한 자유한국당 차명진 전 의원 고소고발 기자회견에서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4.16연대 관계자들이 차 전 의원 고발장을 보이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강 변호사가 세월호 유가족들과 맞붙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에는 세월호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가 설치된 경기 안산의 유원지 상인들이 세월호유가족협의회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당시에 상인 측 소송대리를 맡으며 유가족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장훈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故준형군 아버지)은 "(강 변호사 측에서) 우리가 유가족들이 맞는지, 피해자가 맞는지 이런 것들을 요청하고 있다, 가족관계증명서까지 요청해 보내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월호 유가족을 파렴치한 집단으로 치부했는데 우리라고 유가족이 되고 싶어서 됐겠느냐"며 "자식을 잃고 힘겹게 버티고 있는 가족들을 집단화해서 매도한 것은 참기 힘들었고, 소송을 강 변호사가 맡았다는 것도 괴로운 심경"이라고 말했다.

    ◇가세연 '아니면 말고 식' 폭로남발에 여론분노↑…"무근거 의혹 폭로 자제해야"

    한편, 강 변호사를 비롯한 '가세연'의 유명인을 향한 무분별한 폭로전에 대해서 비판 여론도 날로 커지는 상황이다.

    가세연은 지난달 초 유튜브방송을 통해 가수 김건모에 대한 성폭행 의혹을 폭로하며 주목을 받았다. 당시에도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의혹을 묘사해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이후 가세연이 '무한도전', '유재석', '김태호 PD' 등을 언급하면서 '아니면 말고 식' 의혹 제기를 이어가면서 비판 여론은 증폭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유튜브 방송 정지 방법이 없을까요?'라는 제목으로 '가세연'의 행태를 비판하는 청원글까지 올라와 1만 8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참한 상태다.

    청원글 작성자는 "선정적인 이야기로 사람들을 자극하고 자격 없는 기자들이 내용을 기사화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선정적인 내용을 이슈화해 논란을 만드는 것은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함이 아닌 조회수를 늘려 돈을 벌 목적이라고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생방송을 진행중인 김용호 전 기자, 강용석 변호사, 김세의 전 기자. (사진='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방송 캡처)

     

    전문가들은 가세연의 폭로 남발에 명예훼손 요소가 다분하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하재근 시사문화평론가는 "(가세연은) 심각한 문제가 있으면 그것을 공개하면 되는데 구체적 증거 없이 유명한 이슈와 소재 중심으로 의혹만 제시하는 방송을 하고 있어 계속 소모적인 논쟁만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계속 주목을 받으면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생각으로 근거 없는 폭로를 하는 것은 부적절한 행위며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켰을 때 주장을 한 사람도 책임이 있다"며 "오해를 받기 싫다면 의혹의 근거에 대해 명확히 밝혀야 하며, 근거 없는 자극적인 이야기는 국회의원 출신의 사회적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누구나 유튜브를 할 자유는 있지만 (가세연은) 무분별한 '카더라'식 내용을 내보내 억울한 사람을 만들어가는 식으로 진행된다"고 분석했다.

    김 사무처장은 "가세연 방송처럼 통제가 안 되고 명예훼손적인 내용을 기존 언론이 보도에 함부로 가져다가 확대·재생산하는 것도 위험하다. 언론사가 인용해 쓸 때에는 최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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