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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탄에 쓰러진 홍콩 시위대…경찰과 격렬 충돌



아시아/호주

    총탄에 쓰러진 홍콩 시위대…경찰과 격렬 충돌

    • 2019-11-12 02:37

    캐리람 행정장관 11일 긴급 기자회견
    시위대에 사과 없이 '폭도' 규정 맹비난
    12일에도 격렬 시위 이어질 듯

    홍콩 경찰이 한 시위대에게 실탄을 발사하는 장면 (캡처=로이터/연합뉴스/유튜브)

     

    경찰의 무분별한 권총 사격으로 시위대가 중상을 입은 것에 항의하는 홍콩 시위대의 시위가 11일 밤늦게까지 홍콩 전역에서 계속됐다. 경찰이 아예 시위대를 향해 정조준해 발사하는 지경에 이르자 홍콩이 제2의 ‘톈안먼(天安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홍콩 시위대는 이날 총격 사건이 발생한 사이완호를 비롯해 센트럴, 정관오, 사틴, 홍함, 웡타이신, 몽콕, 코즈웨이베이 등에서 밤 늦게까지 경찰과 맞섰다.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 등을 쏘며 시위 해산에 나섰고 시위대는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히 저항했다.

    다수 시위대들이 이전과 마찬가지로 지하철역의 각종 기물을 파손하고 지하철 역 내에 화염병을 투척하면서 홍콩내 상당수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날 폐쇄된 지하철역만 32곳에 이른다.

    경찰도 거친 진압으로 응수했다. 콰이퐁 지역에서는 경찰이 오토바이를 몰고 시위대를 향해 돌진하는 모습이 영상에 찍히는가 하면 사틴 지역에서는 한 경찰 간부가 20여 명의 경찰에게 “어떤 무력을 사용해도 좋다”라고 허용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반중 시위대와 친중 성향 시민들 간의 언쟁도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 마온산 지역에서는 시민들과 언쟁을 벌이던 한 남성의 몸에 시위자 한 명이 휘발성 액체를 뿌리고 불을 붙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곧바로 불을 끄긴 했지만 가슴과 팔 등 전신의 28% 정도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정관오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의견 충돌을 벌인 한 남성의 차량에 불을 질렀지만 다행이도 차 안에 사람은 없었다.

    대학생들이 대거 시위에 참여하고 경찰들이 시위 진압을 명분으로 대학 내까지 진입하자 홍콩과기대와 홍콩대, 홍콩 중문대 등 홍콩 내 주요 대학들이 11일 수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홍콩 시위대의 분노가 폭발한 것은 이날 오전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조준 사격을 했기 때문이다. ‘홍콩 시위 첫 희생자’인 홍콩과기대 2학년생 차우츠록(周梓樂) 씨를 추모하는 시위가 열린 사이완호 지역에서 시위대를 검거하던 경찰이 주변의 다른 시위대를 향해 권총을 발사한 것이다.

    경찰의 사격으로 직업훈련학교를 다니던 21살의 청년, 차우씨가 복부 총상을 입고 주변 병원으로 이송됐다. 차우씨 외에 다른 시위대 1명도 총상을 입어야만 했다.

    홍콩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발사한 실탄에 부상을 입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하지만 앞서 두 번의 경우와 달리 이번에는 경찰 스스로가 위급한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시위 참가자의 치명적인 부분을 조준해 사격했다는 점에서 충격이 더하고 있다. 홍콩 경찰의 시위 진압 방식 변화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과의 회동 결과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4일 시 주석은 상하이에서 람 장관을 만나 "법에 따라 폭력 행위를 진압하고, 처벌하는 것은 홍콩의 광범위한 민중의 복지를 수호하는 것이니 절대 흔들림 없이 견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람 장관은 경찰의 사격 사건이 일어난 11일 저녁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시위대 피격에 사과하기는커녕 시위대를 "폭도"라고 부르면서 맹비난했다.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 정부가 강경책으로 밀어부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칫 홍콩이 '제2의 톈안먼(天安門)'이 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989년 6월 4일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며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과 시민들을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무자비하게 진압하면서 수많은 사상자를 발생시킨바 있다.

    시위대는 12일에도 대중교통 방해 운동과 차우 씨를 추모하는 시위 등을 전개하는 등 시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어서 홍콩 행정부와의 대치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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