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영화 '나를 찾아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주인공 정연 역을 맡은 배우 이영애 (사진=박종민 기자)
영화 '친절한 금자씨'(2005) 이후 14년 만에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로 복귀한 이영애가 "만감이 교차한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는 영화 '나를 찾아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방송인 박경림이 사회를 봤고, 정연 역 이영애, 홍경장 역 유재명과 김승우 감독이 참석했다.
'나를 찾아줘'는 무려 14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이영애가 출연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도 '14년'이라는 숫자가 자주 언급됐다.
이영애는 "햇수를 얘기해주시는데 그렇게 시간이 빨리 지났나 생각이 들기도 하고 엊그제 일 같기도 하고 어쨌든 뭐 여러 가지로 만감이 교차한다. 일단 기쁘다"라고 말했다.
'나를 찾아줘'는 6년 전 실종된 아들과 생김새부터 흉터 자국까지 똑같은 아이를 봤다는 의문의 연락을 받은 정연이 낯선 마을로 아이를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다. 이영애는 자신이 맡은 배역을 "실종된 아들을 찾아 나서는 강인한 엄마 정연"으로 소개했다.
이영애는 "일단은 촘촘한, 완벽한 연극 대본을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건 물론 정연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같이 이뤄가는 마을 사람들 전체가 주인공이라고 봤다. 한 분 한 분이 다 잘해주셔야 끝까지 이어갈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의 아니게 오랫동안 (영화를) 안 하게 되었지만, 기다린 만큼 보람이 있다는 제 나름의 확신이 들었다"라며 신뢰를 표했다.
그동안 숱한 작품이 들어왔을 텐데 '나를 찾아줘'를 택한 이유에 관해서는 "스릴러지만 따뜻하다.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감동이 있어서 좋다. 착한 사람들만 나오는 건 아니고, 지리멸렬한 군상이 나오지만 그게 현실이지 않나. 우리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여운이 있어서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영화 '나를 찾아줘'는 '친절한 금자씨' 이후 14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이영애의 신작이다. (사진=박종민 기자)
가장 최근작인 '친절한 금자씨'와의 비교에 이영애는 "어떻게 보면 (박찬욱) 감독님의 색깔과 장르의 색깔이 확실하기 때문에 '나를 찾아줘'의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엄마 상황과는 많이 다르다"라며 "제가 직접 8년 동안 엄마 입장에서 살았고, 그런 제 안에 담긴 감정이 어떻게 나타날까 저 또한 많이 궁금하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친절한 금자씨'의 금자도 모성애가 있지만, (그때와 지금의) 큰 차이는 제가 엄마가 됐다는 거다. 되게 여러 가지로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친절한 금자씨' 못지않게 큰 전환점이 되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바람이 있다"라고 전했다.
김승우 감독은 "이영애 배우님은 제게 있어서도 판타지였다. 일단 복귀를 안 하신 상태였고 '감히 제가!'라는 생각이었다. 신인 감독의 작품을 14년 만의 복귀작으로 선택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용기 있는 결정이어서 당시로써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감동이었다"라고 밝혔다.
유재명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이영애 선배님과 같이 있는 것도 그렇고, 같이 호흡을 맞출 거라는 상상도 못 했다. 저도 스크린으로 (이영애를) 봤었다. 저는 연극을 오래 했는데 어떤 배우가 무대에 등장만 해도 끝난다는 말이 있는데, 영상 작업하면서 선배님 눈빛과 호흡을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 다 느껴지더라. 제가 준비한 것들을 맞추는 일은 정말 상상 이상의 행복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이영애는 "유재명 씨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멋있으신 분이 (극중에서) 나를 그렇게 내 던지시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영애는 "너무 얌전하고 점잖으신 분인데 현장에서는 몰입도가 되게 깊었다"라고 덧붙였다. 남편 역할을 맡은 박해준을 두고는 "제가 꼭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흔쾌히 해 주셨다. '독전'에서 봤던 거랑 180도 다르다. 남편 같고 의지가 됐다. (비중이) 작은 역할이지만 절대 작지 않고 큰 존재감을 나타내주셨다"라고 전했다.
이영애는 '나를 찾아줘'가 아이를 찾고자 고군분투하는 엄마의 '모성애'가 중심이긴 하지만 그것이 전부인 영화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재명 씨를 비롯해서 정말 중요한 인물들의 날이 선 연기를 보는 재미도 있기 때문에, 꼭 모성애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를 생각하면서 입체적으로 다양하게 큰 그림 보면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부연했다.
영화 '나를 찾아줘'는 오는 27일에 개봉한다.
왼쪽부터 영화 '나를 찾아줘' 김승우 감독, 배우 이영애, 유재명 (사진=박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