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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주 영입 보류…한국당, 구인난에 엇박자까지



국회/정당

    박찬주 영입 보류…한국당, 구인난에 엇박자까지

    '공관병 논란' 박찬주, 하루전 제외
    文정부 정책과 적폐청산 수사 대립각
    킬러콘텐츠 없다…최고위에서도 반발
    "물갈이 혁신없이 서두른 것 아니냐"

    박찬주 전 육군 대장 (사진=박종민 기자/노컷뉴스 자료사진)

     

    자유한국당이 인재영입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황교안호 출범 후 처음 영입한 인재로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을 내놨지만 '공관병 갑질논란' 이력으로 비난을 받다 결국 보류했다.

    '탄핵 사태'로 고꾸라진 당의 이미지가 회복되지 않아 대상자들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데다 인재 추천 과정이 꼬여 내부적으로도 엇박자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 황교안의 설득 "재판 신경쓰지 말라"

    한국당은 인재영입 1차 명단 공개를 하루 앞둔 30일 박 전 대장을 일단 제외하기로 했다. 박 전 대장은 당초 이 명단 가운데서도 가장 먼저 낙점됐던 인사였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장은 훌륭한 분이지만 일단 내일(31일)은 순서를 조정하게 되면서 명단에 포함이 안 돼 있다"며 "나머지 분들은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장은 2013~2017년 공관병에게 텃밭 관리를 시키는 등 '갑질'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가 지난 4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부하의 인사청탁을 들어줬다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는 서울고법에서 벌금 400만원이 선고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군을 군답게 복원시키는 데 제 역할을 하겠다"며 "국가권력을 남용해 적폐청산 수사를 벌였던, 책임 있는 사람들에 대한 법적 책임도 물을 것"이라던 박 전 대장은 머쓱하게 됐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앞서 한국당은 박 전 대장 영입에 삼고초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교안 대표가 지난 5월 그가 있는 대전까지 직접 찾아가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황 대표는 그에게 "재판이 남아 있지만 변호사에게 맡기고, 신경 쓰지 말고 일하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박 전 대장을 제외하면 이번 명단에는 ▲김용한 순천향대 IT 금융경영학과 교수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이진숙 전 MBC 보도국장 ▲백경훈 청사진 대표 등이 올랐다.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 ▲장수영 정원에스와이 대표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등도 거론된다.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4딸라'를 외쳤던 배우 김영철도 언급됐지만 본인이 극구 부인하는 상황.

    황 대표는 30일 회의 후 영입 기준에 대한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 "우리 정부나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 국민들에게 필요한 부분, 우리가 반드시 시급하게 헤쳐나가야 할 방향성을 감안해서 거기에 적합한 분들을 (모셨다)"고 말했다.

    ◇ '패싱' 당했던 최고위, 반대의견 제시

    다만 이번 영입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모두 당적이 있지는 않았다고는 하나 상당수가 당에서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던 만큼 참신한 시도가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체로 나이가 많고 중도층을 포섭할 이른바 '킬러 콘텐츠'가 보이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다.

    그나마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경제 정책과 이른바 적폐청산 수사 흐름에 각을 세울 수 있는 인물들이 눈에 띄지만 박 전 대장 사례가 보이듯 논란만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도 많다.

    당내 신정치혁신특위 위원장을 맡은 신상진 의원은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고심의 흔적은 있어 보이는데 뭔가 한방이 없다"며 "눈에 띄는 그런 건 있어야 좋을 것 같은데 현재까지 그런 게 없지 않나 싶어서 아쉬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른 당에서조차 "선거를 앞두고 인재영입이라고 하면 국민적으로 관심을 받고 박수를 받은 분들이 주로 들어오는 것인데 이분(박찬주 전 대장)은 논란의 인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으로서는 고맙다(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특히 이번 영입은 당 사무처가 최고위원회나 인재영입위 등을 건너뛰고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했고, 반발도 거센 상황이다. 이날 저녁 최고위원 전원은 당 지도부와의 면담을 갖고 반대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면담 직후 취재진 앞에서 "저희들도 언론을 통해서 전해 들었고 사전 공감이 없었다"며 "당이 인재를 영입하려는 목적과 이유가 분명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번 영입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 뼈를 깎는 내부 혁신 없다면

    한국당이 이처럼 구인난을 겪는 이유는 총선까지 5개월 넘게 남은 상황에 당사자들도 '패를 미리 깔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데다, '탄핵당', '적폐당' 이미지가 여전하다는 점도 꼽히고 있다.

    당 인재영입위원회 관계자는 "당사자들이 이 시기에 발표되는 건 부담스럽다며 보류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이름이 공식 발표되면 활동공간이 좁아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당이 공천 물갈이 등 혁신과 개혁을 제대로 하면서 국민 지지를 받은 뒤 영입을 하겠다고 하면 의미 있는 인재들이 많이 들어올 텐데 너무 서둘렀던 것 아닌가 좀 아쉽다"고 지적했다.

    당이 앞으로 2차, 3차로 영입 명단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뼈를 깎는' 내부 혁신이 없다면 그때에도 별다른 감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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