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블랙머니' 정지영 감독 "압력 같은 걸 누가 해요?"



영화

    '블랙머니' 정지영 감독 "압력 같은 걸 누가 해요?"

    [현장] 영화 '블랙머니' 언론 시사회

    오는 11월 13일 개봉하는 영화 '블랙머니'의 언론 시사회가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사진=질라라비, 아우라픽처스 제공) 확대이미지

     

    금융범죄 실화극 '블랙머니'로 돌아온 정지영 감독이 실화와 실존 인물을 극화하는 과정에서 압력이 있었냐는 질문에 "압력 같은 걸 누가 해요?"라며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블랙머니'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정지영 감독, 배우 조진웅, 이하늬가 참석했다.

    '블랙머니'는 수사를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막 가는 '막프로' 양민혁 검사(조진웅 분)가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되고,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다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자산가치 70조에 달하는 대한은행이 1조 7천억 원에 넘어간 희대의 사건을 마주한 주인공이 모피아(MOFIA, 재경부 관료 출신 인사들이 퇴임 후에 정계나 금융권으로 진출해 거대한 세력을 구축하는 것을 마피아에 빗댄 말)의 실체를 밝히려는 영화 내용은 몇 년 전 큰 파문을 일으켰던 경제 범죄를 떠올리게 한다.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을 소재로 했다.

    "저도 경제를 잘 모른다"라고 말문을 연 정지영 감독은 "사건은 2000년대 초반부터 2012년까지 분명히 우리의 이야기고, 우리가 알아야 할 이야기인데 상당히 고민이 많았다. 쉽게 재미있게 풀어야 했다"라며 "이 영화를 만든 목적은 이러한 사실을 우리가 공유하고 좀 더 나은 사회로 가자는 의미일 텐데 그러려면 많은 관객이 와야 하고, 어떻게 재미있게 푸나가 가장 고민이었다"라고 밝혔다.

    정 감독은 "대부분 관객은 오락 영화를 보고 싶어 한다. 그러니까 얼마나 제가 힘들었겠나"라며 "양민혁이라는 인물을 창조한 게 상당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경제 전문가가 아니지 않나, 양민혁은. 경제 쪽 검사면 다 상황 파악하고 관객들과 따로 놀게 되니까"라고 전했다. 이어, "'남영동 1985'와 '부러진 화살'은 실제와 가깝게 만들려고 애썼는데 이번에는 더 어려운 경제 영화니까 어떻게 재미있게 만들어야 할까, 어떻게 관객이 쉽게 이해하게 할까를 고민했다"라고 부연했다.

    취재 과정에서 외압이 있거나, 투자에 어려움은 없었냐는 질문에 정 감독은 "압력 같은 것을 누가 하나? 그런 건 전혀 없었다"라며 웃었다. 다만 "조심스럽게 준비했다. 예를 들어 가까운 사람이 '야, 정 감독. 그거 만들지 마' 그러면 불편할 거 아닌가. 그래서 비밀리에 준비했다"라고 답했다.

    '블랙머니'의 정지영 감독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확대이미지

     

    정 감독은 "이것('블랙머니')이 투자자랑 만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다. 시민 펀드를 통해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갖고, 이 영화를 기획한 양기환 대표가 제작위원회를 주문했다. 제작위원회 토대로 시민 펀드를 모아보자고 했다. 그게 뭐 쉽진 않겠지만. 마침 시나리오를 본 투자사가 한번 해 보자고 해서 만나서 열심히 했다"라고 말했다.

    영화의 어디까지가 허구고 어디까지가 실제인지에 관해서는 "제가 말씀드릴 수가 없다. 여러분이 찾아보는 게 나을 것 같다"라면서도 노조원, 자문 변호사, 투기자본 감시센터, 모피아와 가까운 사람 등 다양한 인물을 만났고 자료를 열심히 찾았다고 답했다.

    조진웅은 '막프로'라는 별명을 가진 검사 양민혁을 연기했다. 조진웅은 "시나리오 보고 '눈 뜨고 코 베였다'라는 느낌이 들더라"라며 "이 영화가 백신 같은 느낌도 받았다. 저 또한 (이 사건을) 암암리에 몰라도 되는 것마냥 살았는데 '블랙머니'가 백신처럼 작용해 눈을 뜨게 해 줬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양민혁이라는 캐릭터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묻자, 조진웅이 대답하기 전 이하늬가 "200%"라고 말해 웃음이 터졌다. 조진웅은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라면 그 캐릭터의 성정을 배우게 된다"라며 "양민혁이에게 배운 것은 감정적으로 사건에 부딪히는 게 아니라 이성적으로,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국내 최대 로펌의 국제 통상 변호사이자 대한은행의 법률대리인인 김나리 역을 맡은 이하늬는 "살아 있는 전설 정지영 감독님,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었던 조진웅 배우와 연기해 뜻깊었다"라며 "처음에 글로 읽었을 때는 두세 번 읽어야 완전히 이해가 됐는데, 영화 보고 나서 저는 굉장히 쉽게 잘 풀렸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하늬는 "감독님이 '제 안에 김나리가 있을까?' 해서 캐스팅을 안 하려고 했다고 농담처럼 말씀하셨는데, 누군가를 웃게 하면서 치열한 작업하는 것도 가슴 뛰는 일이지만, 배우로서 이런 무게감 있는 시나리오를 만난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블랙머니'에서 각각 양민혁, 김나리 역을 맡은 배우 조진웅과 이하늬 (사진=질라라비, 아우라픽처스 제공) 확대이미지

     

    이에 정 감독은 "많은 사람이 이하늬 씨를 김나리 역에 추천하는 거다. 내가 아는 이하늬 씨랑 (김나리 역은) 맞지 않는 것 같았다. '극한직업', '열혈사제'에서는 망가지면서 재미있는 역할을 했는데 김나리는 지적이고 냉정한 여자다. 그걸 어떻게 해낼지 저는 궁금했다. 몇 번 만났지만 감이 안 잡혔다"라면서도 "현장에서 보니 원래 지성이 있는 걸 감추고 있었더라"라고 말했다.

    그러자 조진웅이 "저희는 다 (지성을) 봤다. 이하늬한테 지성이 없으면 누가 지성이 있습니까?"라고 말해 다시 한번 폭소가 터졌다.

    정 감독은 이날 시사회에서 재미있게, 쉽게 만들려고 애썼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자꾸 무게감 있는 영화라고 하는데 재미있는 영화"라고 해 웃음을 유발한 정 감독은 최근 검찰개혁 요구가 높아지는 사회 분위기를 언급하며 "이게 플러스알파로 작용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다. 이것으로 인해 관객이 더 많이 와서 공부를 해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조진웅은 "영화 관람하시면 많은 자극도 될 것이고, 먹고 살기도 힘든 이 시점에서 경제를 왜 가까이해야 하는가 직접적인 요인을 알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이하늬는 "이 영화는 세상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더 큰 의미가 있으려면 많은 분이 보셔야 할 것 같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영화 '블랙머니'는 오는 11월 13일에 개봉한다.

    왼쪽부터 배우 조진웅, 정지영 감독, 이하늬 (사진=김수정 기자) 확대이미지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