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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감독이 독도 다큐를 찍은 까닭은?



사회 일반

    미국인 감독이 독도 다큐를 찍은 까닭은?

    '아버지의 땅' 다큐… 제작 기간 6년, 독도 방문 7회
    독도지킴이 노병만 독도에서 자란 최경숙 여정 담아
    "독도는 일본 만행 대한 마지막 물리적 표현의 땅"

    미국인 감독 매튜 코슈몰(Matthew Koshmrl, 32)씨가 독도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 매튜 코슈몰 제공)

     

    한 미국인 감독은 지난 2014년, 처음으로 독도를 찾았다. 7번이나 독도 땅을 밟은 건 그야말로 행운이었다. 누군가에겐 먼나라 섬 정도겠지만, 누군가에게는 한(恨)이 맺힌 공간. 그도 일본인의 손에 의한 적대 행위와 분리할 수 없는 토지라는 걸 깨달았다. 그는 생각했다. "일본에 저항하는 한국인의 이야기를 전 세계 관객에게 알리고 싶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내 인생은 지금 이 영상과 분리될 수 없다."

    매튜 코슈몰(Matthew Koshmrl, 32). 미국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 출신이며 보스턴 에머슨 대학과 텍사스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이다.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대구에서 영어 교사로 일한 그는, "한국을 사랑한 영화감독이자 교수"라고 소개했다.

    '아버지의 땅(Land of My Father)'이란 제목의 다큐멘터리는 아버지가 일본과 싸워온 모습을 자식들이 일상에서 이어가는 묵직한 마음을 담았다. 주인공은 두 명이다. 전북 남원 농민이자 독도지킴이 노병만(56)씨와 독도 최초 주민 고(故) 최종덕씨의 딸 최경숙(55)씨다. 일본 의회에서 "독도는 우리 땅"을 외치기 위해 일본 경찰과 싸우고, 아버지가 살던 독도를 기억하기 위한 자녀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변화를 이룰 수 있겠노라 고백했다.

    그는 지난 14일 전북대학교 등 특강을 위해 잠시 한국을 들렀다. 사전 질문지를 받은 그는, 영화를 보여주고서야 대화를 이어간 진지한 영화감독이었다.
    미국인 영화감독이 독도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 매튜 코슈몰 제공)

     


    ▶미국인 영화감독에게 독도는 어떤 곳인가.

    독도는 내가 이 영화를 시작하기 전까지도 거의 알지 못하는 곳이었다. 나는 독도가 매우 강력한 상징이라고 생각하며 영화 촬영도 결정했다. 많은 한국인들에게는 일본에 대한 마지막 물리적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강제 노동 등 일본의 만행과는 분리할 수 없는 땅이다.

    ▶ 어떤 영화인가.

    400시간을 촬영하고 75분짜리 영화를 제작했다. 주인공인 노병만과 최경숙을 따라 4년 동안 독도에 대해 배웠다. 나는 영화가 관객에게 교육적이고 감정적인 변화를 공유하기를 원했다.

    ▶노병만씨는 독도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나는 영화에서 두 주인공의 동기에 감동했다. 남원 출신의 농부 노병만은 아버지의 유산을 위해 싸우고 있다. 그는 일본 점령 당시 아버지가 강제징용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제는 일본 도쿄에 가서 직접 항의하면서 일본 정치인과 일반 대중의 생각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경숙씨도 독도와 인연이 깊다.

    최씨는 독도의 삶을 유지하려는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을 존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녀는 아버지가 사망한 이후로 집을 잃었으며 자랐던 독도 섬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태다. 그녀가 섬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은 미스터리이지만 독도와 관련이 있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아버지의 유산을 헌신하는 주인공에 관심이 생겼다.
    남원 출신 농민 노병만씨가 일본 의회 앞에서 집회를 연 모습. (사진= 매튜 코슈몰)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노병만과 최경숙은 변화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경숙은 영화에서 "결국 항상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도를 보는 것은 매우 인상적인 경험이다. 모든 순간이 지금 연결되어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어느 순간이 더 중요한지를 좁히기는 어렵다.

    ▶캐스팅이 쉽지 않았을 텐데.

    지난 2013년 이가영 프로듀서가 독도와 관련된 사람들을 찾았다. 우리는 5명을 만났는데 영화에서는 2명만 나왔다.

    ▶독도는 일반인들도 쉽게 갈 수 없는 섬이다.

    독도 촬영은 매우 어려웠다. 영화를 위해 독도를 7번 찾았다. 행운이었다.

    ▶혼자 만든 것 같지는 않다.

    편집자는 한국계 미국인이고, 제작자는 한국인이고, 촬영 감독은 멕시코 출신이며, 오디오는 영국 출신이다. 제작에 4년이 걸렸다. 독도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없는 미국 영화감독으로서 주제를 이해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느끼기 위해 시간을 가졌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겪은 변화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전주에 방문했다.

    전주는 독창적이고 예술적인 영화를 프로그램하기 때문에 항상 우리의 목표였다. 영화를 소개하고 대학에서 특강 일정이 잡혀 있었다.

    매튜 코슈몰(Matthew Koshmrl, 32). (사진= 매튜 코슈몰 제공)

     

    ▶한국과의 인연은 어떻게 생긴 건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대구에서 영어 교사로 살았다. 나는 한국에서 보낸 시간을 사랑한다. 영화감독이자 영화 교수로 다시 일하면서 한국에 살기를 희망한다.

    ▶목표가 있다면.

    이 영화를 대중에게 알리고 싶다. 영화 촬영과 동시에 교육자로 활동하고 싶다. 한국어 공부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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