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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물갈이' 틀어막는 한국당, 조국 정국에 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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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끝작렬] '물갈이' 틀어막는 한국당, 조국 정국에 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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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 위한 '중진 용퇴론' 나왔지만…당 대표 주변, 영남 친박계 반발
    "다른 말 하면 공천 배제한다" 위압…사당화(私黨化) 먹구름
    박근혜 탄핵에도 정신 못 차려…조국 사퇴, 자신들 공(功)이라는 착각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물갈이' 요구에 부응할 생각은 않고, 조직적으로 저항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이철희(이상 초선)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것과 대비된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내려놓기'는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 마땅히 총대를 메야 할 다선(多選) 의원들이 꿈쩍하지 않자, 충격을 가했다.

    민주당이 긴장하고 있다면 이는 조국 정국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39%)이 하락해 당 지지율(36%)과 역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이는 레임덕의 조짐이다. (한국갤럽 지난 18일 발표 조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정부의 위기 상황에서 각성을 촉구하며 스스로 희생하는 자세는 '뒷받침하는' 집권 여당(與黨)의 역할 그대로다. 민주당이 공천을 통해 인적 쇄신을 단행할 수 있다면 임기 후반 문 대통령에게 작지 않은 힘이 될 것이다.

    반면 한국당은 미리 총선 우세를 가정하고 변화를 거부하기 시작했다면 또 다시 망조가 들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뒤 '적폐'의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깨달은 바가 전혀 없는 것 같다.

    최근 지도부가 벌써부터 공천 문제로 잡음을 내고 있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최고위 관계자가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나 '동일 지역 3선 배제' 아이디어를 낸 것이 도화선이었다. 같은 선거구에서 세 차례 이상 당선된 국회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자는 고강도 인적 쇄신책이 논란이 됐다.

    황교안 대표의 최측근에 있는 한 당직자는 사석에서 "해당 고위 관계자가 누구인지 이미 특정했다"며 적대감을 드러냈다. 이 당직자는 "황 대표가 (사안을) 아주 엄중하게 보고 있다. 앞으로 이런 돌출 발언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당무 감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한 경고 메시지도 내보냈다.

    황 대표가 공천에 대해 나름의 계획을 갖고 있는데, 조율되지 않은 의견이 돌출해서 나오는 것에 대한 경고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3선 배제'에 해당하는 의원이 다수 포진한 지역 출신 당직자의 반발은 다른 맥락의 해석을 낳을 수 있다.

    공천권을 쥔 당 대표의 주변에 핵심 측근들이 포진하고, 이들이 자신들의 출신 지역에서 광역 단위의 공천권을 분담해서 행사하는 방식의 지역구 공천을 꿈꾸고 있다면 이는 구태를 답습하겠다는 선언과 같다.

    한국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의 모 중진, 부산‧울산‧경남(PK)의 모 당직자 등이 그럴 것이란 우려가 이미 제기된다.

    이런 식으로 공천했다가 속된 말로 '말아먹은' 사례가 바로 이번 20대 국회의 한국당 소속 의원들이다. 박 전 대통령과 함께 투옥 중인 TK 핵심 정치인, 현 PK 중진 등이 영남권 공천을 떡 주무르듯이 했다는 것을 그들 덕에 현 국회의원 '뱃지'를 달고 있는 소속 의원들이 증언하고 있다.

    인적 쇄신 요구를 묵살하고 '물갈이' 칼자루를 독점하겠다는 당 대표 주변의 발언들엔 '사당화(私黨化)'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공천과 관련해 다른 말을 하면 당무 감사를 하겠다는 발상이 그렇다.

    정당은 당 대표의 사조직이 아니다. 한국당은 집단 지도체제를 체택하고 있다. 당 대표와 가깝다는 이유로 임명된 당직자가 선출된 최고위원들의 위에 설 수 있다는 생각은 예전 '제왕적 총재' 시절에나 통용되던 얘기다.

    지금 한국당은 그때처럼 '잘 나가는' 보수 정당이 아니다. 절대적인 지지 기반도 점차 약화되고 있고, 국민적인 신망을 받는 카리스마 있는 대권 주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3당 합당 이후 보수의 한 축을 담당했던 '중도-개혁' 성향의 의원들은 제 목소리를 못 내고 있거나 탈당해서 당 바깥에 있다.

    조국 정국을 거치며 자신들이 잘 해서 오른 지지율도 아니고, 상대방의 실수로 얻은 반사이익을 놓고, 밥그릇 싸움부터 시작하는 행태를 보자니 '자아도취(自我陶醉)'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검증 국면에서 활약한 당내 TF(인사청문위원) 의원들에게 표창장을 준 행태가 그런 낯 뜨거운 자기애(愛)의 발로다. 의원총회의 표창장 수여식을 보다 못해 퇴장한 한 3선 의원은 "민망해서 차마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공천에 대해서 또 탄핵과 조국 정국이라는 정치적 실패에 대해서 한국당의 대응이 민주당과 차이를 드러내는 이유는 소장파의 부재 때문이다. 민주당의 초‧재선이 중진들의 불출마를 유도하기 위해 일부 자기희생을 하고 있다면, 한국당에선 초‧재선이 중진보다 오히려 '구악(舊惡)'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왜 이 지경이 됐을까. 문제의 시작으로 거슬러 올라가 원인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 지난 총선 당시 공천과 탄핵 사태를 반성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한국당에 필요한 것은 중진 의원들의 자기반성과 용퇴이며, 무엇보다 지난 총선 진박(眞朴‧진실한 친박) 공천에 연루됐던 초‧재선, 영남권 의원들의 불출마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변화를 모색하는 여당에게 패배하는 결말은 불을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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