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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리뷰] 잇단 외교실책 트럼프, 북핵 '만회 카드' 나올까



통일/북한

    [한반도 리뷰] 잇단 외교실책 트럼프, 북핵 '만회 카드' 나올까

    ■ 방송 : CBS 라디오 <김덕기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덕기 앵커
    ■ 대담 : 홍제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확대이미지

     

    ◆ 김덕기 >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를 살펴보는 <한반도 리뷰> 시간입니다. 홍제표 기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갖고 나왔나요?

    ◇ 홍제표 > 북한이 북핵 실무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환경이 썩 좋지 않습니다. 스톡홀름 '노딜'에 이어 쿠르드 철군과 미중 무역협상 '스몰딜' 등 잇따른 외교 실책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다 북한은 올해 말을 시한으로 사실상 최후통첩을 던지고 조금도 양보하지 않을 태세입니다. 안팎으로 압박을 받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예상하기 힘들게 됐습니다. 위기가 될지 기회가 될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한반도 정세가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는 것입니다.

    ◆ 김덕기 > 가뜩이나 외교 치적이 없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계속 실책을 범하고 있는 셈이죠?

    ◇ 홍제표 >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넘어서 '아메리카 온리'(미국 유일주의) 수준의 고립주의가 심화되면서 세계 곳곳에서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난 해 이란 핵합의 파기를 비롯해 북한, 중국, 러시아 등과 굵직한 외교 현안을 다루고 있지만 성과는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오히려 유럽연합이나 한국, 일본 등 전통적 우방들로부터 신뢰를 잃으면서 글로벌 리더십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쿠르드 철군이 동맹에 대한 배신, 토사구팽이란 비판을 받았습니다. 또 이를 만회하기 위해 내놓은 터키 경제 '완전 파괴' 발언은 충동적 인물 됨됨이를 여실히 보여주며 '트럼프 리스크'를 걱정하게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나온 미중 무역협상의 스몰딜 합의는 사실상 중국의 판정승으로 평가됐습니다. 그나마 나름 기대를 모았던 북핵 실무협상 역시 또 한 번 '노딜'에 그쳤습니다. 그것도 북한이 먼저 퇴짜를 놓음으로써 트럼프의 '협상의 기술'은 체면을 구겼습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의 말입니다.

    "지금 대내외적으로 곤란한 상태입니다. 탄핵 조사가 들어간 상태고, 시리아에서 미군 철수해서 터키군이 공격을 시작하니까 이게 굉장히 고립무원인 상태고…."

    ◆ 김덕기 > 트럼프 반대진영의 공세가 만만치 않은 것 같아요.

    ◇ 홍제표 > 외교 패착이 잇따르자 기다렸다는 듯 공격이 시작됐습니다. 전문가 그룹은 물론 전직 관료 사회에서도 매서운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핵 실무협상 결렬에 대해 주한미국대사 등을 역임한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미국이 역사상 최악의 외교팀을 운영하고 있다"고 혹평했습니다. 수전 손튼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도 "(트럼프 외교팀이)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해서 안타깝고,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낸 국제적 압박도 약화됐다"고 비판했습니다.

    ◆ 김덕기 > 북한은 트럼프의 이런 약점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으로 보이죠?

    ◇ 홍제표 >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때와는 역전된 느낌입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은 자기 편이라며 'No hurry'(서두르지 않겠다)를 연발했는데 이번엔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물론 제재의 칼자루를 쥔 쪽은 미국이기 때문에 시간은 여전히 미국 편이지만 트럼프의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이런 것을 계산했을 북한의 입장은 매우 완강하고 단호합니다. 이른바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적대시 정책 철회를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요구 수준도 하노이 회담 때보다 오히려 높아졌습니다. 당시에는 트럼프 대통령 사정을 감안해 '선의의 제안'을 내놨음에도 미국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걷어찼기 때문에 더 이상 양보는 없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핵·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재개 가능성도 시사하며 연말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용단'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김명길 북한 측 실무협상 대표의 말입니다.

    "우리의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중지가 계속 유지 되는가 그렇지 않으면 되살리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입장에 달려있습니다.

    ◆ 김덕기 >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가장 관심인데 어떻게 전망됩니까?

    ◇ 홍제표 > 워낙 예측불허의 성격인데다 상황의 압박도 심하기 때문에 전망하기 어렵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을 동시에 품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선 긍정적 측면을 보면, 내년 대선을 바라보고 외교 성과를 내기 위해 북한과 협상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민주당의 탄핵 공세를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서도 필요합니다. 지금은 북한과 기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올해 안에는 어떤 식으로든 타협점을 찾아갈 것이란 관측입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최근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실무협상이 재개될 수 있고, 의견 접근이 이뤄지면 다음달 중 3차 북미정상회담도 가능하다고 전망했습니다.

    "시간적으로 트럼프한테는 해를 넘기면 (미국 대통령) 선거에 써먹을 수 있는 타이밍이 나오지 않지 않겠는가? 김정은도 그걸 판독을 하고 있기 때문에…."

    ◆ 김덕기 >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로 행동할 가능성도 적지 않은데 비관적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는 거죠?

    ◇ 홍제표 > 북한의 '벼랑끝 전술'이 위태로워 보이는 이유입니다. 북한의 압박이 자칫 역풍을 초래할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 성정을 감안하면 언제든지 '화염과 분노'의 초강경 태세로 돌아설 수 있습니다. 선거 전략 차원에서도 북핵 협상이 반드시 유용한 재료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북한과의 타협은 물론 협상 자체에도 미국 내 여론은 싸늘합니다. 빅딜이 아니라면 굳이 어정쩡한 합의를 할 이유가 없는 셈입니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옥죄는 분위기에선 오히려 협상의 유연성을 낮추는 효과도 예상됩니다. 북한에 밀려서 양보했다는 평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입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선 협상의 일진일퇴가 속속 공개되는 협상보다 비공개 물밑협상, 그것도 실무급 이상의 고위급 접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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