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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촛불 200만? 3만?…숫자에 집착하는 한국당



국회/정당

    서초동 촛불 200만? 3만?…숫자에 집착하는 한국당

    주최 측·여당 '200만명' 주장에 연일 반박
    나경원 "3만5천~5만명으로 추정, 거짓말"
    계속되는 숫자논쟁…법적조치까지 검토
    "숫자 자체 무슨 의미냐…모순 지적해야"

    28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 사법적폐청산 촉구 촛불 문화제’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박종민기자)

     

    참석자 수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인원이 몰린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동 검찰개혁 촉구 집회를 두고서다.

    200만명이 모였다는 주최 측 추산을 여당과 대다수 언론이 그대로 인용하자, 자유한국당은 '부풀리기'에 불과하다며 연일 반박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사안의 본질을 흐릴 뿐 아니라 동시에 스스로 방어적 프레임 속에 가둘 수 있어 전략적이지도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긴급간담회 열어 '발끈'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1일 "서초동 거리의 크기를 미뤄봤을 때 200만명이라는 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조국 (법무부장관)으로 시작한 거짓말의 끝이 어딘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이 국회에서 주최한 '집회 참가인원의 올바른 추계를 위한 전문가 긴급 간담회'에서 "곧 분명히 관제 여론조작을 통한 가짜 여론조사가 나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시 지하철공사에서 나온 승하차 인원 자료를 보면 10만명이라고 나왔지만, 서리풀 축제 참가 인원을 감안하면 3만 5천명에서 5만명이 매우 합리적이고 바른 추정"이라며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자료사진=윤창원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한국당 의원 대부분은 '200만명'이라는 집계를 두고 '가짜뉴스'라며 발끈했다. 몇몇 의원들은 법적 대응방안이 마땅치 않지만, 사실관계를 알리기 위해서라도 고발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부의장을 맡고 있는 판사 출신 이주영 의원의 경우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시위의 자유는 정부가 권력을 남용하는 데 대한 것인데 이번 시위는 여기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관제데모이고 모택동·나치가 했고, 베네수엘라가 하는 그런 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방송통신위원회에 당을 대변할 수 있는 위원 추천(여명 서울시의원) △경찰 집계 공개요구(정용선 전 경기경찰청장) △지역축제와 정치집회 간 거리제한(권호현 변호사) △언론사 항의방문(미디어연대 이석우) 등의 대안을 내놨다.

    ◇ 경찰도 비공개…숫자 가늠 어려워

    사실 이같은 숫자 논쟁은 집회 직후부터 계속돼 왔다. 집회를 주최한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가 참가자 수 집계를 최초 100만에서, 나중에는 200만명(누적인원)까지 높이면서 제기됐다.

    한국당은 이 계산에 주변에서 열렸던 '서리풀 축제' 참가자까지 섞였고, 추산 자체도 과장됐다며 강력 반발했다. 서초구청장 출신 박성중 의원은 '페르미 추정법'을 근거로 최대 5만명(순간 최대인원) 안팎에 불과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측의 추정이 크게 엇갈린 가운데 경찰이 자체 집계 결과를 발표하지 않으면서 실제 참가자 수를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경찰은 대규모 집회 참가자 수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난 2017년 1월 이후 고수하고 있다. (다만 복수의 경찰 정보관은 누적인원 10만명 미만일 것이라고 추산했다)

    28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 사법적폐청산 촉구 촛불 문화제’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종민기자

     

    ◇ '코끼리는 보지 마' 하면 코끼리가…

    안팎에서는 이렇게 숫자에 집착하다 보면 사안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명 시의원은 간담회에서 "기울어진 판을 탓하기보다는, 너무 감정이입 하기보다는, 본질에 집중하는 다짐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 한 중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터무니없는 숫자긴 하지만, 지금 숫자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면서 "집회라는 게 정치적 행위 아니냐"고 했다.

    전략적으로 유리할 게 없다는 지적도 있다. '코끼리는 보지 마'라고 하면 외려 코끼리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 참가자 수를 지속적으로 따질수록 그 존재만 부각된다는 얘기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모순을 지적하는 게 본질"이라며 "지금 검찰개혁을 누가 반대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 조국을 수사하면 검찰 개혁에 반대하는 세력인 것처럼 몰아가는 성격의 집회였다고 봐야 한다. 이런 것들을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당은 3일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 집회에 광화문에서 대한문, 서울역에 이르기까지 약 150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당은 보고 있다.

    이날 태풍이 북상할 것으로 예고됐지만, 집회 규모를 통해 서초동 촛불집회에 준하는 민심이 확인될 것이라고 한국당 측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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