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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사고 발생 4일째…이번엔 신종유해물질 '공습'



울산

    석유화학사고 발생 4일째…이번엔 신종유해물질 '공습'

    울산 염포부두 폭발 화재 선박
    14종 액체위험물, 2만7117톤 적재 '아찔'
    UNIST 최성득 교수팀, 국내 최초 '할로겐화 다환방향족탄화수소' 측정
    20개 지점 채취 분석, 석유화학단지 유해 비중 높아 조선·자동차 단지도

    지난 9월 28일 오전 10시 51분쯤 울산 동구 염포부두에서 석유제품운반선 스톨트 그로이란드호에서 폭발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울산소방본부 제공)

     

    지난 주말 울산 염포부두에서 폭발화재가 발생한 선박에는 스티렌모노머 등 일반인에게 생소한 수 십 종의 액체위험물이 적재돼 있었다.

    석유화학단지가 위치한 울산은 사고 위험은 물론 신종오염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그만큼 큰데 이와 관련해 대책이 시급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9월 28일 18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울산 염포부터 석유제품운반선 사고가 발생한 지 나흘째지만 선박에 실려 있는 유독화학물질 처리가 남아 있다.

    1일 울산소방본부와 울산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사고 당시 스톨트 그로이란드호에는 총 39기 탱크 중 28기 탱크에 14종의 액체위험물이 적재돼 있었다.

    폭발한 9번 탱크를 제외한 남은 27기 탱크에 담긴 화학물질이 2만7117톤이라고 해양수산청은 밝혔다.

    지난 9월 28일 오전 10시 51분쯤 울산 동구 염포부두에서 석유제품운반선 폭발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검은 연기와 함께 불기둥이 치솟고 있는 모습.(사진 = 독자 제공)

     

    9번 탱크에 탑재돼 있던 스티렌모노머(SM)는 액체형태 화학물질로 인화점이 31℃로 낮고 독성이 매우 높다.

    9번 탱크 옆 10번 탱크에 적재된 화학물질은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로 인화점이 10℃에 불과해 폭발 충격이 강하다.

    이밖에도 해당 선박에 적재된 에틸렌디클로라이드(EDC)나 트리에탄올아민(TEA)과 같은 물질은 인체에 흡입되거나 피부 접촉시 치명적일 수 있을 정도로 독성이 높다.

    이처럼 석유화학과 조선, 자동차를 주력으로 한 울산은 유해물질에 노출될 가능성 높은데 기존 보다 독성이 강한 새로운 오염물질이 확인됐다.

    유니스트(UNIST, 울산과학기술원) 도시환경공학부 최성득 교수팀은 울산 지역 '대기 중 신종유해물질 분포'를 조사해 오염지도를 작성했다.

    이번에 측정한 신종유해물질은 '할로겐화 다환방향족탄화수소(Halogenated PAHs, Halo-PAHs)'

    해당 물질에 대한 대기 측정은 국내 최초다.

    할로겐화 다환방향족탄화수소(Halo-PAHs)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에 염소(Cl)나 브롬(Br) 등이 결합해 독성이 증가한 물질이다.

    연료 사용이나 산업 활동 중에 생성된다고 알려져 있다.

    발암성도 확인됐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이 물질에 관한 대기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

    최 교수팀 조사를 보면, 신종유해물질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배출됐다.

    산단 지역 대기위해성은 기존에 알려진 유해물질만 측정했을 때 보다 2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UNIST 도시환경공학부 최성득 교수(사진 오른쪽) 연구팀이 울산지역 신종유해물질 오염 지도를 발표했다.(사진 = UNIST 제공)

     

    최성득 교수는 "울산에서 측정된 신종유해물질의 농도는 인접도시 부산은 물론 도쿄, 베이징 등 동북아 주요 도시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울산 지역 20개 지점에서 수동대기채취기를 이용해 시료를 채취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표적 대기오염물질로 관리되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13종과 함께 신종유해물질인 할로겐화 다환방향족탄화수소(Halo-PAHs) 35종의 현황을 파악한 것.

    35종의 할로겐화 다환방향족탄화수소(Halo-PAHs)는 '염소화 다환방향족탄화수소(ClPAHs)' 24종과 '브롬화 다환방향족탄화수소(BrPAHs)' 11종로 나뉜다.

    울산지역 대기 중 염소화 PAHs와 브롬화 PAHs의 지리적 분포. 염소화 PAHs 경우 석유화학, 조선, 비철 단지를 중심으로 농도가 높고, 브롬화 PAHs는 석유화학, 자동차 단지 부근에서 그 비중이 높았다(그림 = UNIST 제공)

     

    특히 이들 유해물질 종류에 따라 지역적 분포가 다르다는 점도 확인됐다.

    염소화 다환방향족탄화수소의 경우 석유화학, 조선, 비철 단지를 중심으로 농도가 높았고, 브롬화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석유화학, 자동차 단지 부근에서 그 비중이 높았다.

    최 교수는 "환경부가 특정대기유해물질 35종을 지정 관리하고 있지만 최근 등장한 신종유해물질에 관해서는 실태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울산 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낮다고 하더라도 독성이 높을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팀은 앞으로 계절별 모니터링을 통해 신종유해물질에 대한 후속 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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