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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대기업 사과했지만 "진정성 의심" 비판도



사건/사고

    가습기살균제 대기업 사과했지만 "진정성 의심" 비판도

    가습기살균제 참사 청문회…SK 최창원·애경 채동석 "진심으로 사과"
    각종 의혹·구체적 보상 방안에는 말 아껴
    "피해자들이 사과로 받아들이겠냐" 지적 나와

    2019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사진=연합뉴스)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청문회에서 제품 제조·판매사 관계자들이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지 8년 만에 나온 첫 공식사과다.

    그러나 피해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고,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도 대부분 '모르쇠'로 일관해 사과의 진정성에 물음표가 붙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회적참사특조위)는 27일 서울시청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를 열었다. 참사 공론화 시점부터 청문회가 열리기까지 수년이 걸린 건 가습기 살균제 일부 성분의 유해성과 기업의 과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들도 참석했다. 이들은 '책임자 없는 참사'임을 지적하며 청문회에 앞서 기업 관계자들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부인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인 김태종씨는 "가습기살균제를 판 기업은 사과 전화 한 번 없다. 이렇게 피해자가 있는데 가해자는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증인으로 참석한 최창원 전 SK케미칼 대표이사는 "이번 청문회를 계기로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진일보된 노력을 하겠다"며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린다"고 사과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 사회배상 촉구'(사진=연합뉴스)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 부회장도 "모든 문제는 저희 쪽에 있고, 열심히 노력해 피해자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치유하는데 힘쓸 것"이라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피해자 보상 방안과 관련해서는 모두 관련 재판 결과를 보고 결론짓겠다는 입장을 보여 '반쪽 사과'라는 지적도 청문회장에서 제기됐다. 최 전 대표이사는 "법적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책임지겠다고 하는 건 많은 이해 관계자들도 있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채 대표이사도 "조금 있으면 (재판) 결과가 나오기에 이에 맞는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특조위원들 사이에서는 보상의 '조건'을 단 것이라며 "피해자들이 사과로 받아들이겠느냐"는 질타가 나왔다.

    오전에 진행된 기업 대상 청문회에는 증인 출석 요구를 받은 최태원 SK회장과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은 불참했다.

    특조위는 특히 SK측이 가습기살균제 개발 시 유해성 연구를 의뢰해놓고도 결과가 나오기 전 판매를 시작했으며,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취지의 연구 보고서가 나왔음에도 판매를 계속했다고 지적했다. 또 2016년 국회 국정조사에서 부인했던 해당 보고서의 존재가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며 은폐 의혹도 제기했다.

    특조위는 아울러 SK와 애경이 사태 대응 협의체를 운영하며 언론·정치권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 피해자 사찰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지만 기업 관계자들은 대부분 "기억나지 않는다", "보고받은 기억이 없다"는 대답을 내놔 빈축을 샀다.

    오후에 진행된 정부 관계자 대상 청문회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습기살균제를 안전한 제품처럼 홍보한 기업들에 대한 조사에 소극적이었다는 취지의 지적도 이어졌다.

    관련 안건 심의 관계자였던 김성하 전 공정위 상임위원은 과거 SK·애경 관계자와 만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피심의인의 의견을 듣는 사전 청문절차가 있엇고, 공개된 자리에서 설명을 들었을 뿐”이라고 부인했다.

    한편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사망자는 1400명여 명, 피해자는 6500여 명에 달한다. 사회적참사특조위는 28일에도 기업과 정부 관계자들을 불러 참사 관련 의혹을 규명하고 후속 조치를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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