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원금 다 날릴 판…은행이 불완전판매 말이 되나"

뉴스듣기

페이스북공유하기 트위터공유하기 밴드공유하기



금융/증시

    "원금 다 날릴 판…은행이 불완전판매 말이 되나"

    뉴스듣기

    DLS 투자자들 "은행, 상품 판매시 제대로 설명 안하고 이후 손실에도 알리지 않아"
    금감원 민원 24건,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 커 …전 금융권 대상 조사

    자료=연합뉴스
    주부 A씨는 지난 5월 7일 우리은행 00 지점에 적금을 해약하려고 방문했다. 대기를 하고 있는 도중 프라이빗뱅커(PB)팀장이 다가와 해약한 적금을 어떻게 할 거냐고 물으면서 소심한 투자자에게 좋은 상품이 있다고 권유했다.

    A씨는 "나는 VIP도 아닌데 PB팀장이 와서 독일이 망하지 않는 이상 손실이 나지 않는 상품이 있다, 원금 손실 리스크가 없다고 계속해서 상품 가입을 권유했다"면서 "여러 번 거절했는데도 리스크 부분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예금 같은 것이라고만 설명해서 이사 비용으로 남겨뒀던 비용 2억원을 모두 넣었다"고 말했다.

    A씨가 가입한 00지점 피해자들 모임에는 A씨와 같은 주부와 퇴직자 등 고령층 고객들이 다수였다. A씨는 "은행에서 이런 고위험 상품을 취급하는지 조차 처음 알았다. 은행에서 강도를 만난 느낌이다"라고 울분을 쏟아냈다.

    직장인 B씨는 지난 4월 우리은행 ◇◇지점 PB 차장이 소개한 독일 채권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 상품을 두 번이나 거절했다. B씨는 "나한테 운이 좋다고 좋은 상품을 소개해준다면서 금리 변동 뭐라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서 거절했다. 그런데도 독일이 망하지 않는 이상 절대 손실 나지 않는 상품이다, 예금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6개월만 묻어두라고 계속해서 권유한 탓에 아끼고 아낀 1억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B씨는 "정말 화가 나는 건 내가 가입한 4월 중순부터 마이너스로 박살나기 시작했는데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면서 "7월 중순에 은행에 갔을 때도 1500만원 손실이 나고 있었다. 내 돈을 건질 마지막 기회였는데 그때도 말해주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8월 초가 되어서야 울면서 전화한 PB에게 B씨는 왜 원금 손실 언급조차 하지 않았냐고 따져 물으며 허위·과장 판매 한 게 아니냐, 사실대로 말해달라고 말한 끝에 PB의 '그렇다'는 답변을 받았다. B씨는 "이게 불완전판매가 아니면 뭐냐"고 반문했다.

    ◇ DLS 투자자들 "은행 '불완전판매'와 '이후 대응' 문제"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 원금 손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특히 독일 채권 금리 연계형 DLS가 전액 손실 구간에 진입하면서 투자자들은 몇달 새 투자 원금 전부를 날릴 수 있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한 동시에 분통을 쏟아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15일 -0.712%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금리 연계형 DLS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면 연 4~5% 수익이 나지만 금리가 -0.2% 대비 1bp(0.01%P) 떨어질 때마다 2%씩 손실이 나도록 구조화 돼 있다.

    금리가 -0.7% 밑으로 내려가는 순간 원금 전액을 날릴 수 있는 구간으로 진입하는 것인데, 15일 기준으로 원금 전액 손실 구간에 들어간 것이다.

    금리 연계형 DLS 투자자들이 가장 큰 분통을 터뜨린 점은 은행의 '불완전판매' 부분과 판매 이후 '대응'이다. 투자자들 대부분은 "해당 DLS 상품의 원금 손실의 가능성에 대한 설명을 듣지 않았고, 투자 성향 설문 조차 하지 않았다"며 "은행이 어떻게 불완전판매를 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원금 손실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도 제대로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거나 중도 환매를 원했지만 은행이 환매를 미루는 것을 권유한 탓에 원금 손실이 더 커졌다는 부분도 논란거리다.

    A씨는 "상품을 가입할 당시 펀드 계약서, 투자자 정보 확인서도 전혀 받지 못했다"면서 "이번에 문제가 생겨서 달라고 하니까 분석표에 공격투자형으로 체크가 돼 있었다. 내가 하지도 않았는데 다른 필체로 보인다"고 격분했다.

    B씨는 "투자자들이 은행에 당한 방식이 똑같다. ▲독일이라는 선진국을 앞세워 제대로 상품 설명도 하지 않고, ▲과거 데이터를 뽑아와서 역대 뚫린 적이 없다고 강조한다. ▲불안해서 잘못되면 어떡하냐고 물으면 은행 본사에서 대응팀이 있고 실시간모니터링을 하면서 고객에게 충분히 말해준다고 감언이설로 상품 가입을 권유했다"면서 "하지만 가입 이후 말했던 대로 지켜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측은 서류와 녹취파일 등이 있기 때문에 불완전판매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강하게 주장을 하고 법무법인도 집단 소송을 하겠다고 하지만, 실제 판매 과정에서 여러 프로세스를 거쳐서 위험성을 설명한다"고 반박했다.

    사진=황진환 기자
    ◇ 금감원 민원 24건,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 커 …전 금융권 대상으로 조사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에 대해 강도높은 현장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리연계형 DLS를 판매한 은행들에 대해 서면 실태조사를 완료했고 그 결과를 18일 국회에 보고한 뒤 언론에도 공개할 계획"이라며 "이후 판매 현장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상황을 제대로 잘 살펴봐서 문제가 있다면 엄정하게 조치를 해야한다"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 12일 "금융감독원과 함께 들여다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보게 되면 은행들의 영업 행태도 같이 봐야 한다"면서 불완전판매 여부를 집중 점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지난 16일 현재 금감원에 제기된 DLS 상품 관련 민원은 24건이다. 하나은행 7건, 우리은행 16건, 증권 1건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 의무 등을 살핀 뒤 자율 조정을 할 지 분쟁조정위원회를 할 지 결정할 예정이다.

    추천기사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이 시각 주요뉴스

    김현정의 뉴스쇼

    정관용의 시사자키

    에디터가 추천하는 꼭 알아야할 뉴스


    많이본 뉴스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