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9 서울모터쇼에서 타케무라 노부유키 한국 토요타 사장이 신차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시장에서 고속질주를 이어가던 일본 자동차 브랜드에 제동이 걸렸다. 도요타와 렉서스 등 모든 일본차 브랜드의 판매량이 한 달 만에 두 자릿수 이상 급감했다.
일본의 일방적인 수출 제한 조치로 촉발된 한국 내 불매운동의 영향이 한 달 만에 바로 나타난 것이다. 업계는 계약과 차량 인도의 시간 차이가 존재하는 자동차의 특성상 본격적인 영향은 8월에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 '고속질주' 일본차… 불매운동에 급정거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한국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일본차의 7월 판매량이 급감했다. 도요타와 렉서스, 혼다, 닛산, 인피니티 등 모든 브랜드의 판매량이 6월과 비교해 두 자릿수 이상 줄었다.
올해 6월까지만 해도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던 일본 자동차 업계라 불매운동의 영향은 더 크게 느껴진다.
일본차 업계의 올해 상반기 한국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9년 만에 최고치인 21.48%를 기록했다. 한국에 돌아다니는 수입차 5대 중 1대가 일본차일 정도로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10일을 전후로 시작된 불매운동의 영향이 일본여행과 유니클로 등 의류업계를 넘어 한 달 만에 일본차 업계로도 번진 것이다.
우선 일본차의 맏형 격인 도요타와 렉서스의 7월 판매량은 지난 6월과 비교해 각각 24.6%, 37.5% 감소했다. 렉서스는 982대 판매에 그쳐 월 1,000대 판매선이 무너졌고 도요타도 865대 판매에 그쳤다.
혼다와 닛산의 감소 폭도 매우 컸다. 혼다는 6월과 비교해 판매량이 41.6% 감소했고 닛산도 19.7% 감소했다. 혼다의 7월 판매량은 468대, 닛산은 228대로 집계됐다.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 역시 6월보다 판매량이 25.1% 감소한 131대에 그쳤다.
결국 전체적인 일본차 브랜드의 7월 판매량은 지난 6월보다 17.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 브랜드는 1% 감소했고 독일은 0.4% 감소에 그쳤다.
특히 닛산은 자사의 주력차종이자 베스트셀링 모델인 '알티마'를 지난 6월부터 사전계약까지 진행했지만 7월 한 달간 판매량이 99대에 그쳤다. 앞서 닛산은 불매운동 여론 속에 알티마 출시행사와 시승행사도 취소한 바 있다.
(그래픽=강보현)
◇ 업계 "8월에 본격 영향 드러날 듯"지난달부터 시작된 일본차 불매운동의 영향이 실제 판매량으로 반영돼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실제로 불매운동의 영향이 곧장 나타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수입차협회의 발표가 나온 직후인 전날 오후, CBS 노컷뉴스 취재진이 방문한 서울의 한 렉서스 매장도 매우 한산했다. 시승과 견적 문의를 위해 매장을 찾은 손님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렉서스 딜러 A씨는 "한일 갈등으로 인한 불매운동이 반갑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급여의 상당 부분이 차량 판매에서 나오는 만큼 좋은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도요타코리아 관계자도 전날 발표된 실적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꼈다.
해당 관계자는 "판매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다양하다"며 "한일관계도 있을 수 있지만 (판매량 저하가) 일률적으로 한일관계 때문이라고 보기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도 신중하게 이후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업계는 자동차라는 상품 특성상 불매운동의 영향이 8월 이후 더 확실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계약과 차량 인도 사이에 시간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월(月) 자동차 판매량은 일반적으로 해당 달에 신규 등록된 차량 대수로 집계된다. 즉, 6월에 차를 계약해도 7월에 인도받으면 '7월 판매량'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이유로 이번에 조사된 7월 일본차 판매량에도 불매운동 이전인 6월에 계약돼 인도받은 차량이 포함돼있는 것이다. 이에 업계는 "불매운동의 영향은 8월에 더욱 자세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