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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특수통 전성시대와 8년전 '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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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뒤끝작렬]특수통 전성시대와 8년전 '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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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을 마친 뒤 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요즘 검찰 안팎에서는 전례 없는 '특수통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온다. 반면에 '어쩌다 공안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후 단행된 첫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특수통과 공안통 검사들의 명암이 엇갈리면서 나오는 반응이다.

    오늘(31일) 자로 단행된 인사에서 '검찰의 꽃'이라 불리는 검사장 승진자 14명 중 공안통으로 분류되는 인사는 단 한 명도 없다. 신임 고검장 승진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특수통 인사들이 줄지어 승진하면서 주요 핵심 보직에 배치된 모습과 극명히 대조된다.

    사실 특수통 전성시대는 이미 재작년 당시 윤석열 검사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할 때부터 시작됐다. 윤 지검장은 자신을 중심으로 서울중앙지검 1·2·3차장검사를 모두 특수수사통으로 채웠다.

    특히 공안수사를 지휘하는 2차장검사 자리에 박찬호 당시 방위사업수사부장을 앉혔다. 그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 금융조세조사1부장을 지낸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당시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공안통 자리인 2차장자리를 특수통 검사에게 맡기자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박 차장검사는 이번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대검 공안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인사에서 특수통 검사들과 희비가 엇갈린 공안통 검사들의 모습을 보면서 공안시대의 '몰락', '퇴조'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시간을 조금만, 8년 전으로 되돌려 보면 이른바 '공안 전성시대'가 있었음을 우리는 금방 확인할 수 있다.

    한상대 전 검찰총장. (사진=자료사진)

     

    38대 한상대 당시 검찰총장은 2011년 8월 12일 열린 취임식에서 3대 적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부정부패'와 '종북·좌익 세력', '검찰 내부의 적'이 그것이다.

    당시 한 총장은 종북·좌익 세력 척결을 주장하면서 "공안 역량을 정비하고, 일사불란한 수사체제를 구축해 적극적인 수사활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북주의자들과의 싸움에서는 결코 외면하거나 물러서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당시 한 총장의 강도 높은 발언은 '공안 정국몰이', '공안 사정 드라이브' 논란을 불러왔고, 당시 검찰 내부에서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공안통이 전진 배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런 관측은 같은 달 22일 자로 단행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공안 출신 간부들이 대거 약진하면서 현실로 드러났다. 특수와 공안, 이른바 '라인'만 다를 뿐 지금과 똑같은 모습이다.

    김수남 전 검찰총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41대 김수남 검찰총장 시절에도 공안 전성기는 이어졌다.

    김 총장은 2015년 12월 2일 취임식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국가 존립과 발전의 근간임을 명심하고, 헌법 가치를 부정하는 세력에 단호히 대처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안역량을 재정비하고, 효율적인 수사체계 구축과 적극적인 수사로 체제전복 세력이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원천봉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이 '법질서 확립'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밝힌 취임 일성을 두고 '신(新) 공안정국'을 예고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한때 공안 전성시대, 신공안정국으로 불리며 주목을 받던 공안은 이제 이름도 '공공수사부'로 바뀔 처지에 놓였다. 공안이라는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셈이다.

    공안의 영광을 대신한 특수를 보고 있자니 검찰을 떠난 한 고위 간부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떠오른다.

    그는 "김영삼정부 첫해인 1993년 무렵만 해도 1970~80년대처럼 공안사건이 가장 많았고 가장 주목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영광을 누린 공안 자리는 그 이듬해부터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사건이 터지고 규모가 커진 기업 수사 등으로 특수부가 점점 대신하면서 (특수부는) 전성기를 맞았고 공안부는 쇠락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이제 특수의 시대도 저물고 형사부로 무게 중심이 옮겨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최근 아동학대 사건이나 가습기살균제 사건 등 일반 형사사건에 관심을 갖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검찰 내 공안·특수·강력과 같은 그들만의 '파벌' 구분은 더는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검찰은 본연의 업무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는 그의 말 뜻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검찰권이 바르게 행사되는지, 일상생활과 밀접한 사건 해결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되는지 관심을 갖는 시민은 전과 비교 못할만큼 늘었다.

    ※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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