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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日 공조의 약한 고리 노려 美 때린 중·러



국방/외교

    韓美日 공조의 약한 고리 노려 美 때린 중·러

    美의 인도태평양 전략 겨냥
    중러 최근 전략적 밀월 과시
    日은 기다렸다는듯 '독도 자국 영토' 억지
    한미일 공조 복원 쉽지 않을 듯

    러시아 Tu-95MS 폭격기 (사진=연합뉴스 제공)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23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넘나들며 연합훈련을 하고 이 과정에서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 영공을 침범한 것은 동북아 안보지형을 흔드는 상징적 사건이다.

    중러 군용기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연합훈련을 한 것도 전례없는 일이고 외국 군용기가 한국 영공을 침범한 것도 정전협정 이후 처음이다.

    이 틈을 비집고 일본은 독도가 자국 영토라며 자위대기를 긴급발진시켰다고 밝히는 등 독도도발을 감행하고 나서 한일갈등은 과거사에서 경제를 너머 안보영역까지 전방위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중러 군용기의 카디즈 무단진입과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은 사전에 치밀하게 기획된 도발로 보인다.

    일본의 무역보복으로 한일갈등이 고조되면서 한미일 3각 안보체제에 균열이 생긴 틈을 이용해 민감한 독도 영공을 건드려서 한미일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시험해보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공식 발표를 통해서도 그런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중국 국방부 우첸 대변인은 24일 연합훈련 배경에 대해 "전면적인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심화발전시키고 연합작전 능력을 향상하며 공동으로 글로벌 전략안정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전날 언론보도문을 통해 "러중 포괄적 파트너십 심화 및 발전, 양국 군사협력 수준 향상, 공동작전 수행능력 제고, 국제 전략적 안정성 강화 등을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는 독도영공을 침범한 데 대해 자국 군용기가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고 오히려 한국 조종사들이 자국 군용기의 비행항로를 방해했다는 공식 입장을 24일 한국 측에 밝혔다.

    23일 당일 러시아 차석무관이 국방부 정책기획관에게 '기기 오작동으로, 의도를 갖고 침범한 것은 아니며 러시아 정부의 적절한 사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는 청와대 발표를 정면 뒤집은 것이다.

    이 번 사건은 미중 갈등은 고조되는 반면 중러는 잇따른 정상회담과 합동군사훈련을 통해 최고의 밀월관계를 구가하는 연속 선상에서 발생했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올들어 잇따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관계를 격상하는 등 전략적 밀월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지난 4월말~5월초에는 양국 해군이 중국 칭다오 해상에서 연합군사훈련을 하기도 했다.

    양국은 지난해 9월에도 정상회담 뒤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미국을 겨냥한 군사협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동해상에서 폭격기를 동원한 사상 첫 연합훈련을 실시한 것은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견제하려는 데에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일 공조의 약한 고리인 독도 영공을 침범해 3각 공조를 흔들겠다는 의도는 즉각 효력을 발휘했다.

    일본은 러시아 군용기가 자국 영해를 침범했다고 억지를 부리며 자위대기의 긴급발진으로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언제 어느 경로로 발진시켰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일본 언론들은 동중국해에서 중국 군용기가 북상해 발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한국 공군이 경고사격을 가한 데 대해 "일본 고유의 영토이므로 우리가 대응해야 할 일"이라며 한국 정부에 항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청와대는 "우리 영공에 대한 문제는 우리가 답할 부분"이라며 "일본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에 대한 부분만 갖고 입장을 내면 된다"고 반박했다.

    일본의 억지는 독도를 분쟁화하려는 의도로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무역보복에 이어 영토분쟁까지 불사하겠다는 것이어서 한일갈등이 더 첨예화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미국은 한미일 공조의 강화를 강조하면서도 한일갈등은 기본적으로 당사국들이 풀 문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러스트 연합뉴스 제공)

     

    특히 러시아 영공 침범에 대해 데이브 이스트번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의 대응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애매한 입장을 내놨다.

    방한중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한일갈등과 관련해 "추가 상황악화를 방지하고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가 전략적 협력을 통해 동북아에서 미국의 군사안보적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상황에서 일본이 독도를 영토분쟁화하려는 것은 미국에게도 손실"이라며 "이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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