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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 첫골 경다슬 "비록 졌지만...역사상 첫 골 영광"



사회 일반

    수구 첫골 경다슬 "비록 졌지만...역사상 첫 골 영광"

    女수구 첫골 소감? "팀에 영광을"
    수영선수 활동하다 수구팀 지원
    "왜 뛰냐" 악플에 눈물 보인 선수도
    수구 매력은 '협동심'..계속하고파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경다슬 (한국 수구 국가대표 선수)

    16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수구 여자부 조별리그 B조 2차전 한국과 러시아의 경기에서 한국 경다슬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금 광주에서는 세계수영선수권 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경영, 다이빙, 아트스틱 수영 이런 여러 종목에서 우리선수들이 활약 중인데 특히 화제가 되고 있는 팀이 하나 있죠. 바로 여자 수구 대표팀. 사실 우리나라에는 여자 수구 대표님이 아예 없었어요. 그런데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권이 주어지자 두 달 만에 급조된 팀입니다. 그래서 사실 큰 기대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는데 1차전에서는 0:64 패배. 그런데 2차전에서 한 골이 터진 겁니다. 벤치에 앉은 선수들이 부둥켜안고 눈물 터트리는 모습들 많이 보셨을 거예요.

    지금 이 선수들, 오전 8시부터 경기를 하고 있어서요. 미리 저희가 녹음을 했어요. 들려드리겠습니다. 경다슬 선수 만나보죠.

    ◇ 김현정> 다슬 선수 안녕하세요?

    ◆ 경다슬> 안녕하세요.

    ◇ 김현정> 경기 다 마치신 거죠?

    ◆ 경다슬> 네, 예선전은 다 마쳤어요.

    ◇ 김현정> 그렇죠. 예선전 다 마친 소감이 어떻습니까?

    ◆ 경다슬> 일단 모두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가장 중요한 게 아무도 다치지 않아서 무사히 경기를 마친 거에 대해 너무 기뻤어요.

    ◇ 김현정> 그게 보기에는 그렇게 험해 보이지 않는데 부상도 많고 그런가요?

    ◆ 경다슬> 네, 잘못했다가는 골절까지 갈 수도 있는 좀 격한 운동이어서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사실은 오늘 인터뷰는 기분이 좀 묘해요. 제가 많은 선수들을 인터뷰를 해 봤는데 우승했다 해서 이제 축하하는 인터뷰는 아니고 그렇다고 왜 이렇게 못했습니까라고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왜냐하면 급조된 팀에서 선수들 마음고생도 너무나 많았을 것 같기 때문에 아예 수구 대표팀이 없었어요.

    ◆ 경다슬> 네, 없었어요. 이번에 새로 생긴 거예요.

    ◇ 김현정>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권이 주어지니까 급하게 만들어진 팀인거죠.

    ◆ 경다슬> 왜냐하면 국내에 여자 수구팀이 없었기 때문에 저희가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여력이 되지 않았어요.

    ◇ 김현정> 그럼 우리 다슬 선수 같은 경우에는 수영선수로 활동을 하면서 수구에 대한 꿈이 있어도 어디 뛸 수 있는 팀이 없으니까 훈련할 수가 없으니까 방법이 없었겠네요?

    ◆ 경다슬> 네, 좋아하니까 자주 보고 또 지켜만 봤지 제가 필드를 뛰거나 경기에 참여한 적은 없었어요.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이제 뽑히기는 했는데 그다음부터는 좀 막막했을 것 같아요. 두 달 동안 수구를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한 명도 없는 팀에서 뭔가 성적을 만들어내야 되는 거였잖아요.

    ◆ 경다슬> 네. 저희가 학생이잖아요, 운동선수이기 이전에.

    ◇ 김현정> 성인이 딱 2명 있다면서요, 팀에.

    ◆ 경다슬> 네. 나머지는 다 중고등학생이거든요. 특히 중학생은 의무교육인데 이제 오전 시간에 공부를 하려면 운동을 이제 새벽 4, 5시에 일어나서 운동하고 또 저녁에 또 부족한 거 개인적으로 또 저녁에 운동을 하고 그런 식으로 이렇게 운동을 해왔었어요, 두 달 동안.

    ◇ 김현정> 공부는 의무교육이니까 꼭 해야 되는 거고 그리고 나서 나머지 시간에 잠 줄여가면서 훈련한 거군요?

    ◆ 경다슬> 네.

    ◇ 김현정> 그렇게 해서 두 달이 흘렀고. 첫 경기가 벌어졌는데. 64:0으로 졌어요.

    ◆ 경다슬> 사실 저희는 정말 열심히 했었거든요, 그 경기를. 저희가 첫 뉴스 올라오고 첫 댓글을 봤는데 댓글을 보고 사실은 엄청 속상했어요.

    ◇ 김현정> 뭐, 어떤 댓글이었길래요?

    ◆ 경다슬> 그럴 거면 왜 시합을 뛴다고 그렇게 난리를 쳤냐니. 감옥에 가둬야 된다느니... 그런 식으로. 정말 여기는 지금 만 13세 선수도 있거든요.

    ◇ 김현정> 13살도 있어요?

    ◆ 경다슬> 네, 보고 울었어요, 애들이.

    16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수구 여자부 조별리그 B조 2차전 한국과 러시아의 경기에서 경다슬이 대회 첫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아이고, 어떡해. 그렇게 2차전이 벌어졌고 우리 경다슬 선수가 첫 골이자 그 경기에 한 골을 넣은 거예요. 이때 막 부둥켜안고 울고 대단하던데요? 그때 기분 어땠어요?

    ◆ 경다슬> 사실 엄청 좋았어요.

    ◇ 김현정> 엄청 좋았어요?

    ◆ 경다슬>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 처음 생긴 여자 수구라서 첫골이 누구냐 이런 소리를 되게 많이 들었는데 그게 제가 될 거라고는 솔직히 상상도 못했거든요. 그래서 너무 영광이었고 또 제가 슛을 넣을 수 있도록 옆에 친구들이 엄청 많이 도와줬어요.

    ◇ 김현정> 그렇죠.

    16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수구 여자부 조별리그 B조 2차전 한국과 러시아의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경다슬의 첫 골에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경다슬> 골의 영광을 친구들한테 돌려야 된다는 게 맞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참 마음이 예쁘네요. 여러분, 사실 이 기분이 어떤 기분이냐면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여자 핸드볼팀이나 스키점프팀 같은 경우하고는 좀 달라요. 거기는 오랫동안 고생고생 연습을 하다가 뭔가 잘됐던 팀. 그래서 이제 눈물이 흘렀던 팀이라면 우리 여자 수구팀은 이제 막 신생팀. 어찌 보면 병아리, 신생아 걸음마팀이어서 여기서의 첫골이라는 건 마치 아기가 첫걸음 내딛었을 때 그 기분 같은 거.

    ◆ 경다슬> 그러니까 저희가 급하게 꾸려진 팀이라 보면 어설프기도 하고 부족해 보일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저희 응원을 끝까지 응원해 주시는 여러분께 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저희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대표팀이 일단은 해산이 될 텐데 그러고 나면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이 수구팀이 이제 이걸 계기로 쭉 유지가 되는 거예요? 아니면 또 각자 다른 종목으로 흩어져야 되는 거예요?

    ◆ 경다슬> 일단 현재로서는 아마 각자 종목으로 돌아가야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왜 이대로 유지하면 안 돼요?

    ◆ 경다슬> 저도 그러고 싶은데 그 현실이라는 게 아직은 정해진 게 아니라서.

    ◇ 김현정> 경다슬 선수는 수구를 계속하고 싶은 거죠, 유지됐으면 좋겠는 거죠?

    ◆ 경다슬> 당연하죠.

    ◇ 김현정> 당연하죠.

     

    ◆ 경다슬> 수구 처음에는 잘 모르고 생소한 종목이지만 하면서 엄청 매력을 많이 느꼈거든요.

    ◇ 김현정> 뭐가 좋아요? 뭐가 재미있어요?

    ◆ 경다슬> 개인 종목을 한 레인에 1명만 뛰는 그런 개인 종목을 하다가.

    ◇ 김현정> 수영하다가.

    ◆ 경다슬> 한 필드에 여러 명이 뛰는 단체 종목을 하니까 그 협동심에 매력을 느낀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서 계속해 보고 싶고.

    ◆ 경다슬> 네.

    ◇ 김현정> 그러면 지금 저 스포츠 관계자가 듣고 계실지도 모르겠어요. 그분들께 경다슬 선수의 호소.

    ◆ 경다슬> 진짜 여자 수구 이렇게 시합 뛰게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이왕이면 계속 뛰게 해 주셨으면 진짜 고마울 것 같아요.

    ◇ 김현정> 진짜 고맙다고. 우리가 박수를 많이 보내줘야겠고요. 주눅들지 않도록 이 어린 선수들, 꿈나무들이 뜨거운 응원을 보내줘야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경다슬> 감사합니다.

    ◇ 김현정> 우리 여자 수구팀. 첫 골의 주인공. 경다슬 선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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