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제공
지난 2008년 6월 17일 저녁, 평소와 다름없이 이용객들로 붐비던 서울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끔찍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호남선 인근 노상에서 흉기에 십여 차례 찔린 남녀가 차례로 쓰러진 것이다.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 한 남성이 왕복 8차선 도로를 가로질러 도주했다. 11년 동안 이어진 지명수배의 주인공, 살인 피의자 황주연이었다.
20일(토) 오후 11시 10분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11년째 도주 중인 지명수배 1번 피의자 황주연을 추적한다.
경찰청 중요 지명피의자 종합 수배전단은 매년 두 차례 전국으로 배포된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 전단에 오른 수배자 20명은 모두 검거가 시급한 피의자들이다. 11년째 수배 전단에, 그것도 1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황주연이다.
세간에 알려진 해당 사건의 전말이라고는 숨진 여성이 황주연의 전처이며 중상을 입고 쓰러진 남성과는 연인 관계라는 것이 전부였다.
제작진은 "사건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연 피해자 이 씨의 가족과 지인들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털어놓았다"며 피의자 황주연이 오랜 기간 범행을 계획했고, 각종 방법과 장비를 동원해 피해자 소재 파악부터 시신 유기까지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편 황주연의 지인들은 이 주장을 전면 부인하거나 일부는 그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내며 수상한 침묵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대담한 범행 직후 유유히 사라진 황주연은 범행 이튿날 수도권 지역 지하철 CCTV에 얼굴이 몇 차례 포착된 것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하다. 프로파일러들은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거나 해외로 도주했을 가능성은 적다고 지적한다.
제작진은 장기 지명수배범을 추적·검거한 형사들을 만나 수배범들의 은신 방법이나 도피 특징을 파악하고, 서초경찰서와 공조해 황주연을 찾아 나섰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도움으로 제작진은 황주연의 현재 모습을 추정해 몽타주를 제작·배포했다. 전국 각지에서 황주연으로 의심되는 인물들에 대한 제보도 쏟아졌다.
제작진은 "장기간 수많은 제보를 꼼꼼히 검증하고 뒤쫓아 왔다. 그리고 그 중 신분을 밝히지 않은 제보자가 남긴 조금 남다른 제보가 있었다"며 공중전화로 걸려온 다급한 제보자 음성을 아래와 같이 소개했다.
"체격이 180㎝ 조금 넘고, 85㎏ 정도 되고, 귀가 특이하고 그런 거 다 맞는 것 같아요. 눈을 마주치니깐 피해요. 지금 빨리 와야 해요."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날 방송을 통해 황주연의 행방에 대한 단서와 함께 장기도주 중인 지명수배자의 검거와 관련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