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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페북 비분강개(悲憤慷慨)



칼럼

    [칼럼]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페북 비분강개(悲憤慷慨)

    (사진=연합뉴스 제공)

     

    '삼시랑'은 노경식 선생의 연극 이야기이다. 1980년대 중반 연극무대에 올려졌다. 전북 남원 출신의 극작가, 노경식 선생은 민중적 시각에서 지배계층을 꼬집은 것으로 상당히 알려져 있다.

    설화 속에서 삼신할머니는 인간의 생명을 점지해주고 그 생명이 잘 자랄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삼시랑'에서 삼신할머니는 자신의 본분을 어기고 욕심을 부린다. 욕심사납게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딸을 낳은 것이다.

    삼신할머니의 딸 출산은 천연두신인 마마별상의 시샘을 가져온다. 천연두신은 삼신할머니에게 "당신 딸 못지 않은 예쁜 딸을 낳게 해달라"고 협박한다. 오래 다툼이 지리하게 이어지고 삼신할머니는 피곤한 나머지 결국 천연두신에게 아이를 점지해준다.

    두 신간의 다툼은 갈수록 태산이다. 이번에는 "(삼신할머니가)내가 먼저 출산을 하마, (천연두신이)아니다 내가 먼저 아이를 낳게 해달라"고 서로 으르렁 거린다. 열달이 지나고 스무달이 지났지만 천연두신은 배만 불러지고 출산을 못한다. 삼신할머니의 딸은 천연두에서 좀체 건강을 회복하지를 못한다.

    인간 세상은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지도 못하고 아이들이 병치레 끝에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악순환만 계속된다. 신들이 본분을 잃어린 인간세상은 혼란에 빠진다.

    극작가는 지배계층이 자신 본분에 충실하지 않을 때 민초들의 삶이 얼마나 답답해지는가를 해학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사진=조국 페이스북 켑처)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엊그제 페북은 국민들을 적지않이 당황시킨다.

    조 수석은 지난 13일 밤 페이스북에 "SBS 드라마 '녹두꽃' 마지막 회를 보는데, 한참 잊고 있던 이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나왔다"라며 유튜브에 올라온 '죽창가'를 공유했다.

    '죽창가'는 고(故) 김남주 시인이 작사한 것으로, "이 두메는 날라와 더불어 꽃이 되자 하네 꽃이 피어 눈물로 고여 발등에서 갈라진 녹두꽃이 되자 하네 / 이 산골은 날라와 더불어 새가 되자 하네 새가 아랫녘 웃녘에서 울어 예는 파랑새가 되자 하네/ 이 들판은 날라와 더불어 불이 되자 하네 불이 타는 들녘 어둠을 사르는 들불이 되자 하네/ 되자 하네 되고자 하네 다시 한번 이 고을은 반란이 되자 하네 반란이 청송녹죽 가슴에 꽂히는 죽창이 되자 하네" 라는 가사를 담고 있다.

    80년대 대학생활을 경험한 이라면 누구든지 가슴이 먹먹해지는 노래이다.

    동학은 관료들의 문제가 엄청 큰데서 비롯됐다. 당시 고부군수는 군민들을 말그대로 아작냈다. 조선 조정은 폭정관리들을 징벌하고 백성을 위무한다며 안핵사를 파견했다. 그러나 그들은 한술 더 떴다. 그리고 일본의 야욕이 곧바로 뒤따랐다.

    조 수석은 한국관리들을 홀대하며 수출규제를 밀어붙이고 있는 아베의 횡포를 보고 화가 났을 것이다.어떤 감정인지 이해한다. 하지만 국민들의 답답함은 조 수석보다 결코 덜하지 않는다.

    조 수석이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WTO 논의'라는 보도자료까지 페북에 올리는 걸 보면 민정수석이라는 자리가 청와대에서 A에서 Z까지 관여하는 자리라는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더욱이 개각을 코 앞에 두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개각을 빨리 단행하고 싶어도 고사하는 사람이 많아 대통령이 원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고 한다. 그가 개각 대상자로 지목되고 있지만 민정수석 일은 산더미로 밀려 있을 것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은 일개인이 아니다. 특히 청와대 고위공직자라면 누구든지 자기 의견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춰질지를 판단하고 생각을 공표해야 한다. 그것이 공인의 도리이다. 공인은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아니고 문제를 풀어야 할 사람이기 때문이다. 비분강개는 국민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청와대 민정수석이 일본 잘못을 앞서 외친다고 문제해결이 되지 않는다. 비분강개와 감정은 서늘하게 감추고 '비수'를 갈고 닦을때 국민은 더 안심한다. 제 할일에 충실한 삼신할머니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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