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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동물보감] "동물 세계에도 저출산 문제가 있을까?"



사회 일반

    [최재천의 동물보감] "동물 세계에도 저출산 문제가 있을까?"

    동물들도 먹고 살기 힘들면 새끼 덜 낳아
    저출산 해결, 양육 환경 만드는 데서 시작
    새 부부, 철저한 공동 양육..서로 알 품으려
    암컷에게만 맡기기엔 무기력한 '인간 아이'
    태어나 몇 시간 후면 혼자 걷는 망아지
    몸 뒤집기 할 나이에 나무 타는 침팬지들
    저출산 문제 해결, 남성이 키 쥐고 있어
    '아내를 돕는다'가 아니라 '내가 키운다'
    부부 함께 양육하며 일 할 수 있는 직장
    기업문화, 사회 분위기 점차 바꿔 나가야
    "대한민국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믿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7월 8일 (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 정관용> 각양각색 인간사 문제들, 우리 사회의 숙제들. 해답의 단초를 얻는 시간. ‘우리 딱 동물들만큼만 합시다’. 동물세계로부터 배우는 삶의 지혜. <최재천의 동물보감=""> 오늘 그 두 번째 시간입니다. 최재천 교수, 어서 오십시오.

    ◆ 최재천> 안녕하세요.

    ◇ 정관용> 오늘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숙제인 저출생 문제. 이 문제를 좀 따져보려고 합니다. 고령화도 인구 구성과 관련해서는 연결되는 얘기지만 고령화는 어찌 보면 축복이고 또 과학기술 발전과 함께 자연스러운 건데. 저출생은 우리 인간들이, 우리 한국 사회에 사는 젊은이들이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들어가고 있는 거라서. 동물들은 삶의 조건이 어려워지면 오히려 새끼를 더 많이 낳지 않나요? 저는 그렇게 배웠거든요. 아닌가요?

     


    ◆ 최재천> 그렇지 않습니다.

    ◇ 정관용> 아니에요?

    ◆ 최재천> 가끔은 아마 그 말씀은 어떨 때 우리가 메뚜기 한 마리 잡으면 우리 손에다가 알을 찍 낳아버리잖아요. 그래서 어떤 분들이 아, 동물은 급하면 일단 알 낳고 죽어야 되겠다 그런다고 그러는데 그거는 그렇게 설득력 있는 관찰이나 설명은 아닌 것 같고요.

    ◇ 정관용> 제가 어디서 잘못 배웠나요? 제가 배운 건 쥐들이 아주 척박한 환경에 가면 오히려 더 번식을 많이 한다더라 이런 얘기가 있었어요. 그것도 아닌가요?

    ◆ 최재천> 그렇지는 않아요. 아주 정말 너무 급박한 상황에서 거의 무의식 상태로 그냥 자기도 모르게 알을 낳아버린다 거나 그런 비정상적인 뭐는 있을 수 있어도 저는 우리 사회의 저출생 문제가 풀기 어려워진 게 제가 보기에는 관련된 분들이 진화를 너무 모르셔서 그렇다라고 생각이 들어요.

    ◇ 정관용> 무슨 얘기입니까?

    ◆ 최재천> 이거 아주 정확하게 진화적 현상이거든요.

    ◇ 정관용> 그래요?

    ◆ 최재천> 동물들 우리를 포함한 모든 생물은 상황이 안 좋은데 무슨 재주로 새끼를 낳습니까? 상황 안 좋으면 새끼 덜 낳아요.

    ◇ 정관용> 모든 동물이?

    ◆ 최재천> 거의 모든 동물이. 그러니까 그건 그냥 거의 모든 동물에서 저희가 야외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바다에 물고기 양이 별로 없다. 그 해에 바닷새들 새끼 거의 안 낳고요. 이게 그냥 착착 들어맞거든요. 그러니까 뭐냐 하면 기를 만큼 기른다는 거죠. 지금 우리 대한민국 사회에서 자식 기른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잖아요. 아주 철저하게 진화적인 적응현상이에요. 그걸 풀어내려면...

    ◇ 정관용> 조건을 바꿔야죠.

    ◆ 최재천> 그렇죠. 그런데 자꾸 당사자에게, 여성에게 왜 안 낳으세요? 그게 나중에 잘 안 되면 막 윽박지르기도 하고 당신들 때문에 나라가 망할 것 같다라는 소리를 한다든가 돈 조금 드릴 텐데 그래도 왜 안 낳아주세요. 이렇게 얘기한다든가... 그건 아니죠. 그냥 낳고 싶을 정도로 양육환경을 만들어줘야 되는 거죠. 예전에는 우리 그렇게 못 살 때 그렇게 낳았냐. 예전에는 집에 아이를 길러줄 사람이 수두룩했잖아요. 그러니까 그냥 낳기만 하면 이모도 있고 할머니 있고 집 안에 다 돌봐줄 사람 있고 그랬으니까.

    ◇ 정관용> 아니면 이웃집 동네방네에서.

    ◆ 최재천> 애들 그냥 풀어놓으면 동네에서 다 돌아다니면서... 그런데 지금은 그런 상황도 안 돼 있는데 낳으라?

    ◇ 정관용> 핵심이 그러면 양육환경입니까?

    ◆ 최재천> 그렇습니다. 제가 보기에.

    ◇ 정관용> 미래에 대한 어떤 희망 이것과도 연결되지 않을까요. 양육 환경.

    ◆ 최재천> 그것도 환경의 일부죠. 그러니까 내가 아이를 낳아서 이 아이가 어떻게 커갈 거다 하는 그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야 애를 낳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최재천> 내가 낳아놓은 이 아이가 과연 제대로 살아갈까. 제가 볼 때는 이게 굉장히 심각한 문제인데.

    ◇ 정관용>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동물들한테 배워봅시다. 동물들은 양육을 어떻게 해요? 우선 한 가정에서 아빠, 엄마의 역할, 이런 것부터 하나하나 좀 알려주세요.

    ◆ 최재천> 일단 포유류는 저희가 포유류잖아요. 포유류는 힘들어요. 포유류 아빠들은 일단 없거든요. 아빠는 다 떠났기 때문에 없어요. 그러니까 그나마 인간 사회는 나은 편이고요. 그래서 포유류한테 배울 건 별로 없어 보이고요.

    ◇ 정관용> 포유류 새끼 기르는 건 무조건 암컷.

    침팬지(사진=이미지비트)

     


    ◆ 최재천> 네. 거의 99% 그런 거고요. 배워야 된다 그러면 저는 새들하고 물고기한테 배워야 된다고 생각해요. 새들은 거의 완벽하게 암수가 같이 키우거든요. 알을 바깥으로 내놨잖아요. 우리 포유류는 알을 암컷이 몸 안에 품고 거기서 부화를 시켜놓고 아홉 달, 우리 인간의 경우에는 배가 이렇게 불러질 때까지 여성이 혼자 끼고 있는 바람에 남성 참여가 어려워졌어요. 그런데 새들은 그냥 둥지에다가 쑥 하고 내놓으니까 새들의 엄마는 자기 남편한테 ‘당신이라고 여기 못 앉으라는 법 어디 있어’ 그럼 뭐 그냥. 그래서 새들은 저희가 관찰해 보면 정확하게 똑같이 시간 투여합니다. 서로 안 나가려고 서로 싸웁니다.

    ◇ 정관용> 오히려 알을 오래 품으려고.

    ◆ 최재천> 네. 그래서 심지어는 안 나가려고 싸우는 기간이 길었던 부부가 이혼합니다. 그다음 해에 철새들이 돌아와서 자기 작년에 자기랑 같이 새끼를 길렀던 새를 찾거든요. 먼저 와서도 노래 부르면서 찾는데 갈매기 같은 경우에는 며칠을 벼랑에서 찾으면서 피를 토하듯이 찾아요. ‘왜 아직 안 오느냐. 당신 어디 갔느냐’, 이렇게 찾는데. 갈매기들 중에 누구 오자마자 다른 남자, 오자마자 다른 여자랑 살림 차리는 갈매기들이 있어요. 그거 왜 그런가 하고 조사해 봤더니 그 전 해에 교대시간이 길었던 부부가 헤어지더라고요. 서로 안 나가려고. 그래서 ‘이제 당신 나갈 때야’.

    ◇ 정관용> ‘가서 먹이 구해 와’.

    ◆ 최재천> 그렇죠. 그런데 그게 더 힘든 거예요. 그러니까 안 나가려고. ‘나 조금 더 있으면 안 돼?’ 이래서 둘이 ‘아자자자자’ 하고. 시간 오래 걸렸던 부부들이 이혼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런데다가 물고기는 물고기 사회에서는 수컷이 자식을 기르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요. 대표적인 게 가시고기 우리 옛날에 IMF 때 가시고기라는 소설이 아주 히트 쳤잖아요. 물고기는 암컷이 알을 낳고 난 다음에 수컷이 그 위에다가 정자를 뿌리는 거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최재천> 그러다 보니까 암컷이 알만 낳고 그냥 가버리는 암컷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래서 오히려 아빠가 덤터기를 쓰는 거예요. 수정된 알들을 바위 밑에 붙이고 뭐 이러면서.

    ◇ 정관용> 계속 지느러미질 해 주고 공기 통하게 해 주고.

    ◆ 최재천> 혼자 키우는 그런 일들이 많아요. 그래서 같이 키우면 확실히 유리한 거거든요. 우리 인간은 포유류고 영장류고 우리를 제외한 지금 십 몇 년째 연구하고 있는 긴팔원숭이만 예외입니다. 긴팔원숭이는 아주 철저하게 일부일처제를 기가 막히게 열심히 하는 유인원이에요.

    ◇ 정관용> 그리고 수컷이 양육도 같이 해요?

    ◆ 최재천> 같이 합니다. 아주 철저하게 같이 키우는데. 우리 인간은 유인원 중에서 암컷에게만 맡겼다가는 자식을 키울 수 없는. 우리는 굉장히 무기력한 자식을 낳는 동물이잖아요.

    ◇ 정관용> 태어나자마자 못 걷죠.

    ◆ 최재천> 우리는 1년이 걸리잖아요, 걸으려면. 망아지는 몇 시간이면 툭툭 털고 일어나는데. 그리고 침팬지도 우리 아이가 몸 뒤집기 할 때면 침팬지는 나무를 탑니다. 그러니까 우리랑 아주 차원이 다른.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는 그 옛날에 아프리카에 우리가 초원에서 살 때 침팬지 엄마는 그냥 뛰면 됩니다. 그러면 새끼가 털 잡고 매달리면 되는데. 우리는 잡을 데가 없어요. 털을 다 잃어버려서. 그래서 엄마가 안고 뛰어야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엄마 혼자서는 만약에 자식이 둘이면 둘을 안고 뛸 수가 없는 거죠. 그래서 남편이 같이 하나를 붙들고 뛰어야 되고 이런 여러 상황에서 제가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 것의 가장 확실한 답은 남자들이 아이를 길러야 한다라는 겁니다. 그냥 육아에 가담한다. 출산 휴가 온다 이 정도가 아니라. 그리고 ‘아내를 돕는다’가 아니라 ‘내가 키운다’ 수준으로 남자들이 아이를 키워야 이 문제가 해결이 됩니다. 남자가 아이를 키워야 여성들의 경력단절이 안 생기고요.

    ◇ 정관용> 그럼 남성들이 경력단절 생기잖아요.

    ◆ 최재천> 아니죠. 기본적으로 물론 남성들 중에는 경력 아예 포기하고 들어오는 분도 계시지만 제가 얘기하는 건 그 정도 수준도 아니잖아요. 부부가 적극적으로. 그러니까 ‘지금 우리 안사람 고생하는데 도와줘야지’ 이 정도가 아니고요. 사회자들이 프로그램에서 종종 그렇게 묻잖아요. “바깥양반이 많이 도와주세요?” 그건 질문이 잘못된 거고요. “함께하세요?”가 질문이 돼야 되는 거죠. 그래서 모든 집안일을 대한민국 남성들이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아내를 돕는 게 아니라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모든 일을 같이 해야만 저는 이 문제가 풀릴 거다. 그래서 저출생 문제는 남성이 키를 쥐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 정관용> 저개발 국가들은 출산율이 되게 높잖아요. 그러다가 이제 경제가 성장하고 하다 보면 이게 쭉쭉 떨어지지 않습니까?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간 나라들 우리가 배워야 되잖아요. 그렇게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간 나라의 대표가 주로 유럽 국가잖아요. 그 유럽 국가야말로 아빠가 아이 키우는 사회 아닌가요?

    ◆ 최재천> 유럽도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요.

    ◇ 정관용> 그러니까 최 교수의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우리 눈에 보기에 한국 기준에서 보면...

    ◆ 최재천> 우리보다는 훨씬 낫죠. 그래도 제가 보기에 유럽 국가들 중에서 저출생 문제를 어느 정도 극복한 나라들은 제일 확실한 극복하는 데 요인이 혼외자식들 다 인정해 주는 거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동거자녀들. 꼭 법적 혼인과 관계없이.

    ◆ 최재천> 그렇죠. 그리고 외국인 국적 없는 외국인까지 하여간 그 땅에서 태어났으면 전부 다 돌봐주는 그게 제일 큽니다. 그런데 그건 아직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받아들이기가 상당히 어려워하실 거고. 제가 보기에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빠들이. 그리고 그걸 지금 젊은 아빠들은 사회 분위기만 조금 바뀌면 기꺼이 할 사람들이거든요. 지금 대기업 중에는 제가 알기로는 롯데가 굉장히 오랫동안 그걸 열심히 추진해서 롯데에서는 그냥 모든 남성 직원들이 그냥 의무적으로 가야 합니다, 출산휴가를 가야 하는데 두 달 정도 집에 가서 일하다가 돌아오면 의식이 완전히 바뀐답니다. 그런 걸 해서 롯데 회장님이 십몇 년 전에 시작한 일이랍니다. 그런데 12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CEO가 계열사에서 하나 나왔답니다. 경력단절 없이 여성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출산율은 오히려 정상적으로 올라갈 겁니다. 그걸 안 하고는 제가 보기에는 제 생각에는 가망 없는 일입니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제작진 제공)

     


    ◇ 정관용> 아빠가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너무나 당연시될 만큼의 사회 분위기, 기업 문화 이런 걸 만들어나가는 게 참 어려운 거네요.

    ◆ 최재천> 제가 십몇 년 전에 책을 쓰면서 그때 제가 시나리오를 해 봤는데요. 저는 청주라고 얘기를 했고요. 왜 하필이면 청주라고 그랬을까. 괜히 그냥 그 도시를 어감이 좋아서.

    ◇ 정관용> 충청도 청주.

    ◆ 최재천> 청주. 청주의 작은 자연사 박물관이 만들어졌는데 거기서 일하는 어느 남성 얘기를 제가 시나리오로. 자전거 뒤에 딸을 태우고 자연사박물관에 가면 박물관 안에 아이들 돌봐주는 곳이 있어서. 창가로 내다보면 잔디밭에서 내 딸이 놀고 있고 점심시간에 같이 가서 점심 같이 먹고 그리고 저녁 때 또 태우고 집으로 오면 아내가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을 데리고 걸어서 집으로 오고 같이 집에서 저녁 해 먹고 이렇게 노는... 삼성전자에 들어가서 맨날 야근하는 동창 집보다 돈은 조금 덜 버는데 삶의 질은 확실히 다른. 그런 세상, 그런 곳이 더 아름다운 곳이 될 거고 그런 삶이 더 아름다운 삶이 되어 간다 그러면 저출생 문제는 저절로 문제가 되지 않을 거다 하는 그런 시나리오를 제가 쓴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런 걸 할 수 있는. 그러니까 직장이 그런 걸 다 마련을 해 줘야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리고 동시에 의식이 바뀌어야 되네요.

    ◆ 최재천> 그런데 그 의식이 저는 대한민국 사회는 제가 대한민국 사회에 거는 기대 중에 가장 큰 건 대한민국 국민은 일단 머리로 이해를 하면 그다음에 금방 변합니다. 서양 사람들은 제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무지하게 오래 걸려요. 다 이해했는데도 질똑질똑 오래 걸리거든요, 실행이. 그런데 우리는 이해만 하면 그다음에 전광석화처럼 바꾸거든요. 장례문화가 그런 거 아니에요. 온 나라가 무덤으로 뒤덮일 거다 그러고 굉장히 많이 걱정들을 하고 그랬는데 그 당시 분들이 예측하기로 이건 안 된다라고 했어요. 왜냐하면 이게 문화이기 때문에.

    ◇ 정관용> 그런데 금방 화장으로 바뀌었죠.

    ◆ 최재천> 그냥 뭐 10년 안 걸렸어요. 우리는 제대로 이해만 하면 그냥 끝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문제를 모두가 다 이해를 하면 바뀔 겁니다.

    ◇ 정관용> 일단 삶의 행복 조건이 무엇이냐. 돈이냐 나의 성공이냐. 뭐 이런 것보다 한 가정의 소중함과 그 다복함이냐. 이런 인식의 전환. 이런 건 이해할 수 있다는 거죠? 이해하면 우리가 남자건 여자건 바뀔 수 있다는 거죠? 금방금방. 그렇게 이미 남자, 여자가 바뀌면 기업도 안 바뀔 수가 없는 거 아니에요.

    ◆ 최재천> 그리고 그냥 행복해지는 건 아니잖아요. 경제적으로 윤택해져야 되니까. 그래서 저는 15년 전에 이 얘기했다가 참 많이 혼났는데요. 월급이 아이를 기르고 있는 젊은 부부 월급이 최고로 높아야 된다는 걸 주장을 십몇 년 전에 했었어요. 그 당시에는 임금피크제의 이름으로 별로 알려져 있지 않던 시절인데 그게 요즘 말로 하면 아주 이상적인 임금피크제인 거죠. 그리고 정 선생님이나 저 정도 되면 월급이 많이 줄어들게끔.

    ◇ 정관용> 반의 반만 받아도.

    ◆ 최재천> 30대, 40대 때 사장님보다, 전무님보다 월급이 더 많아야 된다. 그런 구도로 만들어주면 월급도 충분하고 집에서 아이 키우고. 정말 좋은 건 일주일에 3일은 아내가 나가서 일하고 일주일에 3일은 남편이 나가서 일하고. 그러면 우리도 드디어 11시에, 오전 11시에 카페에 모여서 우리도 수다 떨 수 있어요. 왜 여성들만 11시에 카페에서 수다 떨어요. 우리도 하고 싶다는 거죠.

    ◇ 정관용> 브런치라는 거 한번 해 보고 싶은데.

    ◆ 최재천> 정말 우리 해 보고 싶은데 우리는 못하잖아요. 우리는 괜히 모이면 저 사람들은 직업이 없나 이런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하는데. 우리도 수다 잘 떨잖아요. 수다가 여성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요즘 팟캐스트 남자들이 다 수다를 떠는 거 보면 분명히 수컷들도 수다 떱니다. 그런데 우리는 수다 떨 환경이 안 돼 있어서 못하는 거니까요.

    ◇ 정관용> 지금 심각한 저출산 얘기하고 있는데 웬 수다 얘기를 하셔서. 이제 끝내자 이 말씀으로 듣고요. 오늘은 그냥 이렇게 아무 결론 없이 불쑥 그냥 끝내겠습니다.

    ◆ 최재천> 알겠습니다.

    ◇ 정관용> 오늘 출산 얘기만 했으니까 다음 주에는 우리 교육 얘기 또 한번 해 보면 어떨까 싶어요. 최재천의 동물보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재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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