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한국영화계에도 '여주 중심 로코'가 대세인 시절이 있었다

뉴스듣기

페이스북공유하기 트위터공유하기 밴드공유하기



영화

    한국영화계에도 '여주 중심 로코'가 대세인 시절이 있었다

    뉴스듣기

    [제23회 BIFAN 현장] 메가토크 : 응답하라 1990's/기획영화/로코/최진실
    심재명 명필름 대표가 들려준 1990년대의 '기획영화'들

    1990년대에는 기획 영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초반 가장 인기 있던 장르는 로맨틱코미디였다. 윗줄 왼쪽부터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결혼 이야기', '미스터 맘마', 아랫줄 왼쪽부터 '사랑하고 싶은 여자&결혼하고 싶은 여자', '마누라 죽이기', '고스트 맘마'
    '나의 사랑 나의 신부'(1990), '결혼 이야기'(1992), '미스터 맘마'(1992), '사랑하고 싶은 여자&결혼하고 싶은 여자'(1993), '마누라 죽이기'(1994), '결혼 이야기 2'(1994), '엄마에게 애인이 생겼어요'(1995), '고스트 맘마'(1996), '꽃을 든 남자'(1997)…

    1990년대 초반은 어느 때보다 '로맨틱코미디'가 흥한 시기였다. 1980년대와는 달라진, '일을 하면서 결혼(+출산+육아)하는 여성'이 중심에 선 로맨틱코미디가 대거 개봉했다. 이 같은 흐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배우가 최진실과 심혜진이다. 두 사람은 앞서 거론한 영화에 출연하며 극을 이끌었고, 새로운 여성상을 보여줬다.

    지난달 28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CGV 소풍 3관에서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 메가토크 [응답하라 1990's/기획영화/로코/최진실]이 열렸다. 행사는 영화 '마누라 죽이기' 상영 후 진행됐다.

    손희정 문화평론가가 사회를 맡았고, 영화 제작사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가 참석해 1990년대 영화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획영화'와 '로맨틱코미디'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줬다.

    심 대표는 자신이 영화라는 일에 뛰어든 계기를 설명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당시 서울극장 카피라이터로 일을 시작했는데, 워낙 여성 영화인이 적어서 '서울극장 기획실에 여직원이 들어왔다'는 사실만으로 자기를 구경하러 온 이들이 있었으며, '미스 심'으로 불렸다는 일화를 전했다.

    심 대표는 1990년대 초반에 소위 '기획영화'가 나온 배경으로 '수요와 공급의 일치'를 들었다. 심 대표는 "'결혼 이야기' 기획한 신씨네 신철 대표,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 등 당시 젊은 영화인들이 막 영화계에 수혈됐고, 대기업이 영상 사업에 뛰어들면서 창의적인 사람들을 원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요와 공급이 맞아서 기획영화들이 쏟아져나온 것이다. '미스터 맘마', '마누라 죽이기', '결혼 이야기' 같은 로맨틱코미디가 나오기 시작했고, 이런 장르 영화들에 주류로서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심 대표는 "여피족(도시 기반으로 지적인 전문직에 종사하는 젊은이들), 워킹맘이라는 단어도 나왔고 여성의 사회 활동과 목소리가 적극적으로 나오면서, 지금 보신 '마누라 죽이기'도 그렇고 일하는 여성, 이전과는 달라진 여성의 모습이 상업영화 속에서 구현됐던 셈"이라며 "1990년대 초반 한국영화는 로맨틱코미디 장르를 빼놓고 얘기할 수가 없는 시대였던 것 같다"고 바라봤다.

    여성 관객이 영화의 주 소비층이라는 것을 예민하게 인식한 끝에 기획영화가 탄생한 것이냐는 손 평론가의 물음에, 심 대표는 영화 '매춘'의 예를 들었다. '매춘'이란 영화가 워낙 잘 돼서 1~3편까지 시리즈로 만들어졌던 게 불과 1980년대 후반의 일이었으나, 1990년대부터 새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고스트 맘마'와 '미스터 맘마' 에 출연한 배우 故 최진실
    심 대표는 "1980년대와 결별한 1990년대 한국영화계 안에는 어떤 새로운 바람이 시작되는 것"이라며 "젊은 영화인들의 역할이 있었고,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는 여성 관객들이 압도적인 티켓 구매력을 자랑했다"고 말했다.

    깜짝 놀랄 만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심 대표는 "안 믿어지시겠지만 그땐 여자 배우 개런티가 남자 배우보다 셌다. 멜로 드라마, 로맨틱코미디에선 여자 주인공이 중요하니까, 여배우 개런티가 남배우를 압도하는 그런 시절이었다. 지금은 정반대지만"이라고 밝혔다.

    1990년대 초반 로맨틱코미디 붐을 일으킨 여성 배우들에 관한 언급도 이어졌다. 스크린과 TV를 오가며 신드롬적 인기를 누렸던 배우 故 최진실이 대표적이다.

    심 대표는 "최진실 씨는 거의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많은 작품 주인공을 하면서 최진실이라는 이름만으로 아이콘이었다. 본인 캐릭터를 그렇게 압도적으로 지속해서 보여주고, 대중에게 많은 영향 끼친 배우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할 정도의 그런 배우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최진실 씨 전에는 전업 영화배우, 혹은 TV 탤런트 같은 구분이 있었다면, 최진실 씨는 CF, 드라마, 영화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자기 역할을 했던 것 같다. 어떤 장르가 시대와 만나려면 배우가 있어야 한다. 90년대 로맨틱코미디에선 최진실 씨, 심혜진 씨가 그랬다. 대중영화 특히 로맨틱코미디라는 장르를 견인했던 그런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배우 최진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영화를 꼽아달라는 손 평론가의 제안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이고, 매력의 극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영화는 '고스트 맘마'와 '마누라 죽이기'"라고 답했다.

    심 대표는 "최진실 씨는 꿋꿋하고 씩씩한 가장 같은 이미지와 트렌드를 주도하는 세련된 여성 사이에서 공존하는 그런 여성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야기의 마지막은 명필름 제작자로서 가진 방향성과 향후 계획으로 마무리됐다. 심 대표는 "명필름 영화들은 곧 명필름을 구성하는 제작자를 비롯한 여러 사람의 관심과 고민의 구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이 이야기를 지금 해야겠다 이게 아니라, 이 이야기를 통해서 관객을 만나고 소통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영화가 출발하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여러 편의 이야기를 준비 중이다. 실존 인물 얘기도 있고, 시대물, 상업 영화도 있다. 영화산업 안에서, 계속 늙어가는 제작자로서 생존하기 위한 치열한 고민을 해야겠다. '접속' 때만 해도 주 관객층(20대 중반)과 제 나이 차이가 별로 안 났다. 지금은 30년이나 차이 나니까 그들의 트렌드나 변화를 따라가기가 너무 힘들다. 쫓아가는 것도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쫓아가기보다 영화로 세상을 만나는 것을 계속 고민하고 생존하자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CGV 소풍에서 [응답하라 1990's : 기획영화/로코/최진실] 메가 토크가 열렸다. 왼쪽부터 심재명 명필름 대표, 손희정 문화평론가 (사진=김수정 기자)

    추천기사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이 시각 주요뉴스

    김현정의 뉴스쇼

    정관용의 시사자키

    에디터가 추천하는 꼭 알아야할 뉴스


    많이본 뉴스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