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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로' 만드는 서울시…주민들 "아예 공사를 하지마라"



사회 일반

    '기형도로' 만드는 서울시…주민들 "아예 공사를 하지마라"

    국회대로 목동구간의 방음벽이 수십년동안 목동단지를 단절하며 주민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사진=이재기 기자)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를 계기로 수 십년 동안 목동아파트 단지를 남북으로 단절시키며 도심의 흉물로 자리잡고 있던 '국회대로 목동구간의 방음벽'이 철거될 예정이어서 이 곳 도시미관이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방음벽(약 700미터)을 철거한 국회대로 구간 '복구방식'을 놓고 서울시와 양천구청.목동주민들간 입장차이가 커 찬반 논란이 거세다.

    서울시 양천구 목동아파트단지는 ▲고층과 저층의 적절한 조화, ▲넓은 공원면적, ▲아파트단지간 높은 접근성 때문에 서울시내에서도 가장 설계가 잘된 아파트로 꼽힐 뿐아니라 쾌적한 주거공간으로 시민들의 인기가 높은 편이다.

    한 가지 흠이 있다면 경인고속도로가 목동 단지를 남북으로 관통하면서 아파트단지가 1~6단지와 7~14단지로 단절돼 있다는 점이다. 이로인해 양쪽 주민들은 이웃 단지를 목전에 두고도 먼 길을 돌아다니는 불편을 수십년 동안 감수해왔다.

    ◇경인고속도로 상부 공원화 방안 놓고 옥신각신

    경인고속도로가 국내에서도 가장 먼저 건설된데다 국가교통망 구축은 공익을 위한사업인 만큼 이곳 주민들도 불편을 감내할 수 밖에 없었다. 현재 목동아파트 단지 정 중간에 위치한 국회대로(경인고속도로 상부)는 지상 3미터 높이로 방음벽이 설치돼 있어 미관이 휼물스럽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경인고속도로 전 구간을 지하화하기로 하고 공사에 착수하면서 목동 일대에도 국가시책사업(경인고속 건설)으로 인해 단절된 단지를 다시 연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시는 국회대로 지하 60미터 지점에서 건설중인 경인고속도로 바로 위의 '반 지하차도'인 국회대로를 복개하고, 위쪽에 나무를 심어 공원화하는 계획을 마련,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얼핏 보기에 합리적이고 주민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안처럼 보이지만 목동 4단지와 7단지 주민들은 서울시 방안에 대해 '수용할 수 없는 안'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유는 현재의 반지하 도로를 평평하게 복개할 경우, '신설 지하도로의 높이가 3.7미터밖에 되지 않고 지하도로 규격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복개 상부를 불룩하게 설계한 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도로계획과에 따르면, 복개지점의 높이가 3미터 가량 불룩하게 튀어나오게 되고 그 위에 60센티미터 정도 흙을 성토해 공원을 조성하는 안이다.

    (그래픽=김성기PD)

     

    ◇구청장·국회의원·시의원·구의원·구청·주민 모두 서울시案 반대


    목동4단지 입주자대표 박 모씨는 25일 CBS인터뷰에서 "서울시가 기존 도로에 덮개만 씌워 공사한다는 건데 그렇게 하면 언젠가는 철거 소지가 오게 된다. 현재도 방음벽이 미관상 좋지 않아 헐려고 하는데 없는 걸 오히려 설치하려 하니 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또 "지상 3.1미터 높이에 흙 60센티를 돋워 공원을 조성한다고 하는데 나무는 1미터 이상의 흙이 있어야 생육이 가능할 뿐아니라 불룩한 공원 조성으로 갓길의 차선이 2개나 없어지면 일대 체증이 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천구청 담당과 관계자는 "단계적으로 봤을 때 목동단지 전체가 재건축하게 되는데 이 시설이 만들어지면 앞으로 50~100년은 간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하를 더 파서 완전한 지하도로를 만드는게 맞다. 서울시가 밀어부쳤을 때 주민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18일 목동 청소년수련관에 열린 서울시청 주관 사업설명회에서는 서울시와 주민들간 이견이 평팽히 맞서면서 주민들이 서울시안에 반대, 퇴장하는 바람에 파행으로 끝났다.

    당시 주민들은 "현행 서울시안대로 공사를 할려면 아예 공사를 하지말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 지역의 김수영 구청장과 황희 국회의원을 비롯해 모든 선출직 공직자들은 주민들의 의견에 동조하고 있다.

    ◇서울시 "공사기간 우회로 없어 '불룩한 도로' 만들수 밖에

    서울시는 주민의견을 수렴한 뒤 공사에 착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기존안을 바꾸기 어렵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유는 주민안대로 할 경우 공사비용이 500억원 이상 추가로 소요되고 국회대로 반지하도로 굴착을 위해 통행을 통제하면 공사기간 중 우회 소통로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지하 굴착공사에 들어가면 목동 주변 국회대로의 통행차량 속도가 20킬로미터에서 5킬로미터 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오는 9월 공사를 발주할 예정이었지만 주민반발 때문에 발주시점을 늦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불편해 하는데 그냥 공사를 하기도 그렇고 대화해보고 추진하면 아무래도 공사발주가 좀 늦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예산추가 소요와 교통체증을 우려하는 서울시와 기형적인 도로복구에 반발하는 주민들 간 이견으로 공사는 상당기간 늦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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