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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북한어선의 '노크 귀순'과 칠천량 해전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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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북한어선의 '노크 귀순'과 칠천량 해전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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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영한 칼럼

    (그래픽=연합뉴스 제공)
    정유재란 당시 부산의 일본군을 공격하던 수군통제사 원균은 칠천량 앞바다(거제시 하청면)에서 일시 머물다가 일본군의 기습에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궤멸했다.

    전투 중인데도 야밤에 경계 근무 하나 세우지 않고 모두 잠을 자다가 돌이킬 수 없는 참패를 당한 것으로 역사책엔 기록됐다.

    이순신 장군이 무적해군으로 키운 조선해군이 허무하게 패배한 '칠천량 해전'으로, 우리나라 3대 패전사의 하나이다.

    삼척항 북한 어선 귀순 사건이 논란을 빚고 있다. 군 해상감시체계에 큰 허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군이 19일 발표한 북한 목선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를 보면 북한 어선은 12일 오후 동해북방한계선(NLL)를 넘어 남하한 뒤 15일 오전 삼척항 항구로 들어왔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북한 어선은 어느 곳에서도 통제나 제지를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동해북방한계선에서 직선거리로 130여km나 떨어진 삼척 앞바다까지 왔지만 주민이 112에 신고할 때까지 우리 군의 어느 누구도 포착하지 못했다고 한다.

    해군의 경우 NLL 경계를, 해경은 NLL이남 민간 선박 감시를, 육군은 해안 감시를 맡는등 이중 삼중의 해안 경계망을 갖추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던 셈이다. 어이가 없다

    군은 당시 해안 감시레이더에 어선 추정 물체가 잡히긴 했지만 파도가 일으킨 반사파로 인식해 조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구차한 변명으로 들린다.

    북한 어선에는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이 승선했었으니 천만 다행일 뿐이었다.

    만약 귀순 어선이 아니고 간첩선이나 무장선박 이었다면 어찌됐을까. 등골이 오싹하다.

    우리 군은 몇 차례 '경계 실패'의 치욕적인 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 2012년 10월 북한군 병사 1명이 비무장 지대의 우리 측 GP창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밝힌, 이른바 '노크 귀순' 사건이 대표적이다.

    또 2015년 6월에도 역시 북한군 병사가 GP근처에서 하룻밤동안 대기한 뒤 인근 철책을 흔들어 귀순의사를 전달한, '대기 귀순' 사건도 있다.

    이번 북한어선 귀순 사건도 무방비 경계라는 점에서 이전 사건들과 '판박이'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과정에서 남북이 군사적 대립과 긴장을 완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평화와 공존은 굳건한 안보태세가 전제될 때 가능하고 유의미하다.

    과거나 지금이나 전투에서 '경계의 실패는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은 진리이다.

    군의 통렬한 반성과 엄중한 문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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