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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검찰총장은 윤석열"…4가지 이유



법조

    "어차피 검찰총장은 윤석열"…4가지 이유

    尹, 적폐수사 등 文정부의 '검찰 상징'같은 존재
    靑, 기수 파괴를 통해서 검찰의 인적 쇄신 '도모'
    송인택 · 윤웅걸…청와대 결심 굳히는 계기 됐나
    어디서 본 것 같은…참여정부때와 묘한 '데자뷰'

    문재인 정부 2번째 검찰총장에 내정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문재인 정부 2번째 검찰총장에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연수원 23기)이 17일 내정됐다.

    고검장이 아닌 검사장에서 곧바로 검찰총장에 내정된 첫번째 사례이면서, 문무일 검찰총장(연수원 18기)과 '5기수'가 차이나는 파격 인사다.

    다만 지난 5월 10일 검찰총장후보추천위가 구성된 직후부터 법조계에서는 일찌감치 "'윤(尹) vs 비윤(非尹)' 구도가 형성됐다"는 얘기가 돌 정도로 차기 논의에서 윤석열 중앙지검장의 비중이 컸던 것은 사실이다.

    ◇ 尹, 적폐수사 등 文정부의 '검찰 상징' 같은 존재

    윤석열 검찰총장 내정자는 지난 2013년 6월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에서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였다.

    당시 수사와 관련해 윤 팀장은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수사 지휘권'을 언급하며 상부의 월권을 지적하는 등 소신 행보를 보여 박근혜 정부로부터 '미운 털'이 단단히 박혔다.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수사'에서도 수사팀장을 맡아 현 여권 지지층으로부터 강한 지지를 받았다.

    이같은 이유 때문인지 검찰 내부에서는 "차기와 관련해 대통령의 심중에는 오직 한 사람밖에 없는 것 같다"는 말이 돌았을 정도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가 법무부장관에게 추천한 4명의 후보자 개개인이 청와대 전현직 실세 등 나름의 '뒷배'가 있다는 추측 보도가 나왔지만, 대통령의 그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났다.

    ◇ 靑, 기수 파괴를 통한 검찰 인적 쇄신 '도모'

    문재인 정부의 '인사 패턴'을 보면 윤 지검장의 발탁설에 수긍이 가는 대목이 있다.

    앞서 김명수 대법원장의 파격 기용이나 최근 육군의 인사를 봐도, 기수 파괴 현상이 두드러진다.

    인사를 통한 세대 교체, 즉 물갈이를 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던 것이다. 이에따라 차기 검찰총장 역시 기수를 건너뛰는 인사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검찰총장 내정자의 선배, 동기들이 옷을 벗는 관례를 비춰볼 때 19기부터 23기까지는 자의반타의반으로 검찰을 떠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 20여명에 달하는 '검찰 고위직 물갈이'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다만 23기의 경우 최근에 검사장 승진이 돼 용퇴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점과 윤 내정자와 동기지만 나이차가 많다는 이유 등을 고려해 잔류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인사 충격파를 줄이기 위해 22기를 고검장으로 발령을 내 '집단지도체제'를 꾸릴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 송인택·윤웅걸의 소신…청와대의 결심 굳히는 계기 됐나

    윤석열 검찰총장 내정이라는 파격 인사의 이면에는 현직 검사장들이 정부가 추진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연이어 공개적인 비판 의견을 낸 것도 적지않은 영향을 줬다는 시각도 있다.

    윤웅걸 전주지검장은 지난 10일 검찰 내부 전산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정부에서 제시한 검찰개혁안과 이를 토대로 국회에 제출된 법안은 방향을 잘못 잡았다"며 "개혁을 명분으로 검찰을 타도하거나 장악하려 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송인택 울산지검장도 지난달 26일 전체 국회의원에게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한 비판과 구체적인 검찰개혁 방안을 정리한 글을 이메일로 보냈다.

    송 검사장은 "수사권을 어떻게 떼어줄 것인가로 개혁논의가 옮겨간 것은 개혁 대상과 방향을 잃어버린 것이고, 표만 의식해서 경찰 주장에 편승한 검찰 해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이는 세월호 참사 때 재발 방지를 위한 개혁이라며 해경을 해체한 것과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사법연수원 21기인 두 현직 검사장의 일갈이 결국 '조직 안정'과 '파격 발탁' 사이에서 고민하던 청와대에 '대규모 물갈이'로 마음을 굳히게끔 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 어디서 본 것 같은…참여정부 때와 묘한 '데자뷰'

    검찰에서 5기수를 건너 뛴 인사는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 첫 서울중앙지검장 인사에서 이미 그런 일이 있었고, 다만 주인공은 동일인이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에 대한 개혁 의지를 첫 인사를 통해 드러낸 바 있다. 법무부장관과 민정수석에 '비(非)검찰' 출신인 조국, 박상기 교수를 앉혔다.

    여기에 검찰 내 '빅2'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직에는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임명했다. 전임 중앙지검장보다 5기수 후배가 임명된 것이었다.

    이는 참여정부 때와 묘하게 닮았다. 참여정부 첫 검찰인사에서 하이라이트는 강금실 법무부장관이었다. '비(非)검찰' 출신에다 당시 김각영 검찰총장보다 연수원 기수가 11기나 낮았다.

    장관 인사에 비해 가려졌지만, 특히 당시 고검장·검사장 40명 가운데 가장 후배 격인 정상명 법무부 기획관리실장을 고검장급인 법무부 차관에 세운 것도 주목할 만 했다. 당시 전임에 비해 4기수를 건너뛰었다고 해서 검찰 내부에선 반발 기류가 있었다.

    정상명 차관은 이른바 '강정구 교수 사건'으로 6개월만에 자진 사퇴한 김종빈 검찰총장에 이어 35대 검찰총장에 올랐다. 정 총장은 33대 송광수 검찰총장과는 4기 차이가 나서 당시 인사를 두고도 '기수 파괴'라는 얘기가 나왔다.

    정상명 전 검찰총장은 이번에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장을 맡기도 해 또 하나의 '인연(因緣)'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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