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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 보고서 타이완 '국가'로 분류, 中'금기' 건드릴까?



아시아/호주

    美 국방 보고서 타이완 '국가'로 분류, 中'금기' 건드릴까?

    • 2019-06-07 17:52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 타이완 국가로
    싱가포르·뉴질랜드·몽고와 함께
    '하나의 중국' 원칙 부정 시그널?

    (사진=연합뉴스)

     

    미 국방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에서 타이완(臺灣)을 국가로 인정하는 듯한 문장이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지금까지 준수해 오던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부정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 국방부가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에 지금까지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깨뜨리는 문장이 담겼다고 7일 보도했다. 미국이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 민주주의 국가들을 열거했는데 싱가포르, 뉴질랜드, 몽고와 함께 타이완이 포함됐다.

    보고서는 타이완을 포함한 4개 '국가들(countries)'에 대해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임무에 도움을 주고 있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적극 취하고 있다"며 "신뢰할 수 있고 능력 있는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SCMP가 타이완을 '국가'로 지칭한 목적을 질의했지만 미 국방부는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미국 정부가 타이완에 대해 '국가'라는 단어를 쓴 것과 관련해 무역, 안보, 교육, 비자, 기술 방면에서 중국과 대립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던진 전면공격 선언이라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평가했다.

    과거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적은 있었지만 공식 문서에서 타이완을 국가로 지칭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은 지난 1979년 중국과 국교정상화 이후 타이완을 국가로 간주하지 않기로 한 뒤로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타이완 행정당국(governing authorities on Taiwan')이라는 표현을 관련법과 공식 문서에 사용해왔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타이완을 독립국가로 인정하는 '중화민국(ROC)'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과 '국가들(countries)'이라는 단어가 싱가포르, 몽골, 뉴질랜드와 함께 타이완을 지칭하면서 사용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하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급속도로 타이완과 관계가 밀착되고 있는데다 최근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타이완을 대중국 압박카드로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장관 대행은 이번에 문제가 된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를 소개하면서 중국 공산당을 '억압적인 세계 질서'의 설계자로 규정하며 노골적인 견제에 나섰다.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전날 워싱턴에서 열린 안보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타이완에 대한 위협이 커지는 것을 목격하고 있으며, 타이완관계법에 따라 우리의 의무를 매우 진지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중국을 겨냥했다.

    타이완관계법은 미국이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폐기한 타이완과의 공동방위조약을 대체하기 위해 제정한 법으로 타이완에 대한 안전보장과 군사지원 등의 조항을 담았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최근 언론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타이완에 20억 달러(약 2조3560억 원) 이상의 무기 판매를 추진 중이라는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지만 타이완관계법에 따라 타이완에 계속 군사 장비를 제공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로이터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행정부에서 이미 비공식으로 의회에 타이완에 M1A2 전차 등 20억달러 이상의 군사무기 판매안을 통지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무역문제를 넘어서 중국이 민감해 하는 타이완 문제에 전방위 공세를 펼침에 따라 중국 정부가 어떤 대응에 나설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자신들과 수교하려는 국가에 대해 반드시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를 요구하는 등 타이완 문제에 있어서 강경한 자세를 유지해 왔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우리는 '두 개의 중국'이나 '하나의 중국, 하나의 타이완'을 만들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결연하게 반대한다"며 "이것은 우리의 분명하고 일관된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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