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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관객을 위한 봉준호 감독의 당부 셋



영화

    '기생충' 관객을 위한 봉준호 감독의 당부 셋

    스포일러 주의-마지막 최우식 노래 듣기-주변 둘러보기
    개봉 날인 오늘 예매율 76.1%, 예매 관객수 51만 돌파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언론·배급 시사회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 (사진=이한형 기자)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마침내 오늘(30일) 개봉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0분 예매율은 76.1%로 다른 영화를 압도한다. 예매 관객수 51만 196명, 예매 매출액 45억 1556만 2650원에 이른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다.

    봉준호 감독은 제작보고회, 칸영화제 공식 기자회견과 인터뷰, 언론 시사회와 홍보 책자 등을 통해 관객들에게 '기생충'을 보는 팁과 당부의 인사를 전한 바 있다.

    ◇ "반전에만 매달리는 영화는 아니지만…"

    '기생충'은 국내 개봉 전인 지난 21일 밤(현지 시각),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다. 영화 상영 전 취재진에게 배부된 자료집 맨 앞 장에는 봉준호 감독이 쓴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이 있다.

    봉 감독은 "'기생충'이 오로지 반전에 매달리는 그런 영화는 아니"라면서도 "스토리의 크고 작은 고비들마다 관객들이 때론 숨죽이고, 때론 놀라며, 매 순간의 생생한 감정들과 함께 영화 속으로 빠져들기를, 만든 이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봉 감독은 "실례를 무릅쓰고 간곡히 부탁드린다. 여러분들께서 이 영화에 대한 기사를 쓰실 때, 그간 예고편 등으로 노출된 두 남매의 과외 알바 진입 이후의 스토리 전개에 대해서 최대한 감춰주신다면 저희 제작진에게 큰 선물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영화 상영에 앞서 칸 현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봉 감독은 '기생충'에 관해 "굽이굽이 지점이 있다. 그게 관객들을 견인해주는, 멱살을 잡아끄는 힘은 있다. 그런 것들을 모르고 영화를 봤을 때 2시간의 영화와 관객이 함께 달려가는, 2인 3각처럼 발을 묶고 가는 느낌이다. 스포일러를 모르면 그런 느낌을 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관객들에게 이미 공개된 부분 외에 이야기 전개나 내용과 관련된 정보를 최대한 '모르고' 가서 보기를 추천한 셈이다.

    ◇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지켜야 하는 이유

    영화 '기생충' OST '소주 한 잔'을 부른 배우 최우식 (사진=이한형 기자)

     

    전원 백수인 가족 중 우연한 기회로 가장 먼저 박사장 집에 입성하는 기우(최우식 분)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이다. 애는 쓰지만 고단한 가난에서 좀처럼 벗어나기 힘든 상황에 있다. 영화 마지막은 최우식의 노래로 닫힌다.

    봉 감독은 언론 시사회 당시 젊은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냐는 질문을 받고, 최우식이 부른 OST '소주 한 잔'을 언급했다. 봉 감독이 가사를 쓰고 정재일 음악감독이 작·편곡한 곡으로 생활고 속에서도 꿋꿋이 사는 기우의 모습이 담겼다.

    봉 감독은 "특히 마지막에 영화의 장면은 아니지만 끝에 보면 배우가 직접 노래하지 않나. 그걸 라스트 씬이라고 볼 순 없겠지만, 거기서 꾸역꾸역 살아가는 느낌이 든다. 그것이 젊은 세대에게 하고 싶은, 이 영화가 하고 싶은 말의 일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엔딩곡 '소주 한 잔'을 끝까지 듣는 게 '기생충'을 즐기는 또 하나의 팁이라고 봉 감독이 밝힌 만큼, 엔딩 크레딧이 완전히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기를 추천한다. '소주 한 잔' OST 음원·음반은 개봉 날인 오늘 발매됐다. 가사는 직접 집중해서 듣기를 바라서 따로 첨부하지 않았다.

    ◇ 혹시 당신 옆자리에 봉준호 감독이 있을 수도?

    칸영화제 최고 상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 감독은 그야말로 '금의환향'했으나, 국내에서 처음 영화를 선보이는 언론 시사회 당시 "칸은 벌써 과거가 됐다. 이제 한국 관객분들을 만나게 됐다"며 관객들의 소감이 어떨지 무척 궁금하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약간의 변장을 하고 극장에 가서, '기생충'을 본 관객들의 생생한 후기를 듣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진짜 티켓을 사서 정성스럽게 와 주신 관객 틈바구니에서 몰래 그분들이 속닥속닥 얘기하는 걸 들으면서 같이 영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니 어둠이 깔리기 전, 혹은 영화가 다 끝나 어둠이 걷힌 후에 극장 내를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혹시 앞이나 뒤, 옆자리에 바로 그 봉준호 감독이 앉아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마지막으로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여 주면 좋겠는지에 대한 봉 감독의 답변을 옮긴다.

    "그냥 보고 나서 온갖 생각이 드는 영화였으면 좋겠다. 보고 나면 웃기기도 하고, 섬뜩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갈래 없이 드는 생각들 속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그런 영화가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

    오늘(30일) 개봉한 영화 '기생충' (사진=㈜바른손E&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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