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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공정서 '들어가면 안 되는 물질' 들어가 설비 문제 야기…사고로 이어져

지난 17일 발생한 유증기 유출사고 현장. (사진=충남서북부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 제공)

 

유증기 유출사고가 발생한 한화토탈에서 사고 전 공정상에 문제가 있었던 사실이 CBS 취재 결과 확인됐다.

공정에서 '들어가면 안 되는 물질'이 들어가 설비 문제를 야기했고, 결국 유증기 유출사고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28일 한화토탈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유증기 유출사고가 발생한 스티렌모노머(SM) 공장에서는 SM 생산에 이르기까지 여러 공정을 거친다.

스티렌모노머(SM) 제조공정. 중간 공정에 문제가 생기면서 SM과 잔사유를 분리하는 설비(DA205)가 막혔고, 고농도의 SM이 잔사유 탱크(FB326)로 보내지면서 유증기 유출사고로 이어졌다. (사진=서산시 제공/자료사진)

 

먼저 에틸렌과 벤젠을 반응시켜 에틸벤젠을 만들고, 고순도의 에틸벤젠은 탈수소반응을 통해 SM의 중간원료가 된다.

유증기 유출사고가 발생한 잔사유 탱크. (사진=서산시 제공/자료사진)

 

SM 원료는 부산물을 분리해 최종적으로 SM 제품이 되고, 나머지는 잔사유 탱크로 보내지는 과정이다.

이번에 유출사고가 난 곳은 마지막 단계인 잔사유 탱크(오른쪽 사진). SM과 부산물을 분리하는 DA205 설비에 문제가 생기면서 고농도의 SM이 잔사유 탱크에 그대로 담기며 벌어졌다.

그렇다면 DA205 설비에는 왜 문제가 생겼을까.

중간 공정에서 '들어가면 안 되는 물질'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탈수소반응을 위해 고순도의 에틸벤젠만 들어가야 하는 설비에 '디에틸벤젠'이라는 물질이 함께 들어간 것.

디에틸벤젠은 탈수소화되면 '디비닐벤젠'이라는 물질을 형성하게 되는데, 디비닐벤젠은 나무의 진액과 같은 수지성 물질이다.

결국 이 물질이 배관을 막았고, 후속 공정을 담당하는 DA205는 제 역할을 못 했다.

이 설비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면 고농도의 SM이 잔사유 탱크로 들어가는 일도 없었고 유증기 유출사고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주목된다.

이렇게 공정 중에 이상반응이 발생했지만 당시 한화토탈 측은 대응하지 않았다.

'디에틸벤젠'이 얼마나 포함됐는지, 이로 인한 '디비닐벤젠'은 얼마나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도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화토탈 측은 "평상시라면 디비닐벤젠이 거의 없어야 되는 게 맞다"며 "공정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디비닐벤젠 함유량이 평소보다 훨씬 높았다"며 공정상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이 문제는 사고의 근본 원인이 설비에 있었는지, 직원의 작업미숙 또는 실수인지를 밝히는 데도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디에틸벤젠은 고순도의 에틸벤젠을 뽑아내는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 포함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조사단은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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