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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파 부두목은 CCTV도 없는 빈 노래방에 왜 갔을까?



사건/사고

    PJ파 부두목은 CCTV도 없는 빈 노래방에 왜 갔을까?

    • 2019-05-23 20:26

    '광주 PJ파 부두목' 동업자 살인사건…풀어야 할 의혹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50대 부동산업자를 폭행해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조직폭력배 부두목 조모(60)씨를 쫓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사진은 조씨에게 협력한 공범들이 경기도 양주시의 한 주차장에 시신을 유기한 뒤 택시를 타고 도주하는 장면.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광주 국제PJ파 부두목이 연루된 50대 부동산 업자 살인 사건과 관련해 공범 중 한 명이 '우발적인 단독 범행'을 주장하고 있지만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10시30분쯤 경기도 양주시 율정동의 한 모텔에서 김모(65)씨와 홍모(61)씨가 수면제를 과다 복용하고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김 씨 등은 앞서 21일 오후 10시30분쯤 양주시 남방동 양주시청 인근 공영주차장에 변사체로 발견된 박모(58)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자살 시도? 아니면 범행 덤터기?

    광주 건설사주 납치 사건 5개월 만인 2007년 4월 검거된 조씨

     

    현장에는 김 씨가 남긴 유서가 발견됐는데 가족에게 전하는 메시지와 시신 유기 장소, 범행을 시인하는 내용 등이 적힌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유서에 "박 씨가 반말을 해 다툼이 생겨 폭행하게 됐다"며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이라며 고의성은 부인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이기에는 풀어야할 의혹들이 너무 많다.

    우선 공범인 김 씨와 홍 씨가 수면유도제를 과다 복용한 이유가 석연치 않다.

    일단 김 씨는 유서를 남겼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발적인 단독 범행'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주범인 국제PJ파 부두목 조모(61) 씨를 보호하는 모양새다.

    공범 홍 씨의 경우는 아예 유서도 작성하지 않았다.

    이들은 수면유도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한 형식을 갖췄지만, 복용량은 위 세척조차 필요없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모텔 CCTV에는 김 씨와 홍 씨 외에도 이들의 지인으로 보이는 남녀 각 1명의 모습도 함께 포착됐다.

    이 남녀가 모텔 안에서 공범들과 어떤 행적을 벌였는지도 풀어야 할 숙제다.

    ◇ 외부 손님도 없고 CCTV도 없는 노래방에 왜 갔을까?

    (일러스트=연합뉴스)

     

    부두목 조 씨와 공범들이 숨진 박 씨를 대낮에 영업을 하지 않는 노래방으로 데려간 점도 미심쩍다.

    부동산 투자업을 하는 박 씨는 지난 19일 오후 12시 광주 서구 상무지구에서 조 씨를 만나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3시30분쯤 조 씨의 지인이 운영하는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부두목 조 씨의 동생(59)과 공범 김 씨와 홍 씨도 자리에 함께 했다.

    공범 김씨는 유서에서 "박 씨가 노래방에서 나이도 어린데 반말을 하길래 발로 찼더니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후 박 씨의 상태가 나빠져 병원으로 옮기다 사망했다."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고 있다.

    문제의 노래방은 부두목 조씨의 지인이 운영하지만 사건 당시에는 영업을 하지 않아 이들만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이곳에는 CCTV도 설치돼있지 않았다.

    따라서 이들이 처음부터 외부와 차단된 이 노래방을 범행 장소로 정해놓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주범은 '도주 중'인데 공범은 '단독 범행?'

    또 공범 김 씨가 유서에서 밝혔듯이 자신의 단독범행이라면 부두목 조 씨가 굳이 경찰을 피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조씨는 다음날 오전 1시쯤 공범들과 노래방에서 나온 뒤 조 씨의 동생이 가져온 BMW 차량을 타고 서울로 이동, 오전 6시10분쯤 강남구 논현동에 도착했다.

    부두목 조 씨는 최근 주활동 무대로 삼고 있는 논현동에 도착해 동생과 함께 차량에서 내린 뒤 잠적을 감췄다.

    그는 현재 대중교통을 통해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도 쓰지 않고 있다.

    납치·감금과 공갈협박으로 세번이나 징역을 산 부두목 조 씨는 해외도주 경력도 있다. 경찰은 밀항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그의 행방을 쫓고 있다.

    ◇ 숨진 박씨의 최근 신변 불안, 가족들도 알고 있었다?

    조씨 형제가 논현동에서 내린 뒤 1시간 30분 뒤인 20일 오전 7시40분쯤 박 씨의 휴대전화가 액정이 깨진 상태로 성수대교 부근에서 지나가던 행인에 의해 발견됐다.

    연락을 받은 박 씨의 형은 곧바로 '납치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이는 박씨가 최근 신변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었다는 사실을 가족들도 알고 있었다는 추리가 가능한 대목이다.

    이날 오후 4시40분쯤 박 씨가 숨진 채 차량에서 발견될 당시 두손과 두발은 다 묶여있었다.

    경찰은 이런 점들을 종합해 수면유도제를 과다복용한 공범들이 부두목 조 씨를 보호하기 위해 범행을 뒤짚어쓰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부두목 조 씨가 거액을 박 씨에게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것에 앙심을 품고 박 씨를 납치하고 폭행해 숨지게 했을 가능성에 경찰은 무게를 두고 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강력팀 관계자는 "현재 공범 김 씨의 주장을 뒷받침 하는 것은 유서 밖에 없다"면서 "달아난 유력 용의자를 검거해야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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