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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키키2' 배우 이이경 속 '이준기'와 '청춘 이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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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키키2' 배우 이이경 속 '이준기'와 '청춘 이이경'

    [노컷 인터뷰]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2' 이준기 역 배우 이이경

    배우 이이경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아동학대'라는 사회적 주제를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연출 최정규·강희주, 극본 도현정)에서 원리원칙주의자이자 정의롭고 우직한 강력계 형사 강지헌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이이경. 이이경은 '붉은 달 푸른 해'에서 진중하면서도 묵직한 연기를 선보였다. '붉은 달 푸른 해'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 이이경은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2'(연출 이창민, 극본 김기호·송지은)에서는 정반대의 코믹한 연기를 통해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시즌1에 이어 '으라차차 와이키키2'에서도 와이키키 공동대표 겸 생계형 단역배우 이준기를 맡아 그만의 연기를 펼쳤다. 망할 위기에 처한 게스트하우스 와이키키에서 펼쳐진 청춘 드라마 '와이키키2'에서 이 시대 청춘을 그려낸 배우 이이경을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이경은 "시즌 1부터 긴 시간을 함께해온 친구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라며 소감을 전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인터뷰 내내 이이경은 자신을 긍정적인 사람이라 이야기했고,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인터뷰를 위해 맡긴 녹음기를 들고 짓궂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드라마만큼 유쾌한 이이경이었다.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2' (사진=방송화면 캡처)

     


    ◇ 묵직하고 진한 감정 연기부터 능청스러운 코미디까지

    이이경은 이준기와 함께 한 시간을 떠나보내는 것에 대해 "드라마가 끝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아쉬움이 크다. 해왔던 관성이 남아서 그런지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있고, 시즌 1부터 긴 시간을 함께해온 친구라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라며 "큰 사고 없이 완주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홀가분한 기분도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8년에 시즌 1에 이어 여전히 게스트하우스 '와이키키' 공동 CEO 겸 생계형 단역 배우로 고군분투하는 캐릭터가 이준기다. 오랜 무명생활 끝에 드라마 '뉴스룸'의 송준석 역할로 이준기의 인생에도 한 줄기 빛이 비추나 했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무한 오디션 지옥에서 이준기는 하루하루 열심히 달린다. 이 짠 내 나는 청춘의 일상을 '와이키키2'는 유쾌하고 코믹하게 풀어낸다. 이이경이 맡은 이준기는 단역배우라 영화 등 다양한 인물의 분장도 하고, 시종일관 코믹한 모습을 보여준다.

    전작 '붉은 달 푸른 해'에서 아동학대 문제를 다루면서 복잡하고 어두운 감정을 따라왔던지라 정반대의 초반에 이준기를 연기하면서 어려움도 있었다. 시즌 2 첫 대사가 영화 '킬빌'의 패러디였다. '와이키키2' 제작진이 장소를 빌려놓아서 낮에는 '붉은 달 푸른 해', 저녁엔 '와이키키2'를 찍었다.

    "시즌 1에서 했던 캐릭터가 새롭게 창조할 게 없다는 건 다행이었어요. 그런데 '붉은 달 푸른 해'의 여운이 너무 강하게 남아 있더라고요. 원래 캐릭터와 저를 잘 분리하는 편인데, 이번처럼 여운이 강하게 남는 건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감독님에게도 중요한 촬영은 뒤쪽으로 미뤄주길 부탁드렸죠. 같이 일하는 매니저, 스타일리스트에게도 제 연기를 모니터하면서 눈빛에서 강지헌 형사가 나오면 이야기해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래도 감독님과 모니터하고 이야기하고 잡아가면서 하다 보니 잘 넘긴 거 같아요."

    시즌 1의 인기에 힘입어 시즌 2를 이어간다는 데 대한 부담이 없었을 리가 없다. 이이경은 "사실 나보다는 감독님이나 작가님의 부담감이 더 컸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 고민은 딱 하나였다. 시즌 1에서 오는 기대감이 시청자들에게 있을 텐데 내가 조금만 힘을 줘도 오버한다고 생각할 수 있고, 힘을 빼면 성의 없다, 변했다고 생각할 것 같았다"라며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게 큰 고민이었다"라고 말했다.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2' (사진=JTBC 제공)

     


    ◇ 웃픈 단역배우 이준기를 연기하다

    이이경은 작가와 감독 등 주변 사람들과 끊임없이 모니터링하고 이야기를 하며 자신만의 '이준기'를 찾아갔다.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에서 '믿고 보는' 이이경을 증명했다.

    특히 맡은 역할이 극 중 단역 배우라 다양한 캐릭터를 패러디하며 시즌 1에 이어 시즌 2에서도 웃음 치트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와이키키2'에서 이이경은 '킬빌'을 시작으로 DC코믹스의 할리퀸, '왕의 남자', '관상', '해바라기' 등 여러 영화 속 배역을 소화해냈다. 소품팀과 상의해 소품을 추가하기도 하고, 본인이 직접 준비해오며 매 장면 고민하고 준비하며 연기했다.

    이이경은 기억에 남는 분장으로 시즌 전체를 통틀어서는 '울버린'을 꼽았고, 시즌 2에서는 '할리퀸'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울버린'은 퀄리티가 매우 높았다. 분장 시간도, 비용도 어마어마하게 들었다"라며 "시즌 2에서는 원래 제가 캣우먼이고 기봉이(신현수 분)가 할리퀸이었는데 내가 의견을 내서 바꿨다. 키 크고 늘씬한 기봉이가 가죽옷을 입고 제가 야구방망이를 드는 게 비율상 좋을 거 같아서 그렇게 됐다"라며 "한 드라마 안에서 분장을 많이 하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건 굉장히 행복한 일인 거 같다. 축복받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2' (사진=방송화면 캡처)

     


    특히 7화(4월 15일 방송분)에서 이이경은 '동네거지 조달호' 속 거지 역할을 연기했다. 극 중에서 이준기(이이경 분)가 연기한 장면은 '너무 더럽다'라며 통편집된다. 그 사실을 모르는 이준기는 거지 복장 그대로 영화 '황비홍'의 주제가 '남아당자강(男兒當自強)'이 흐르는 가운데 김정은(안소희 분)에게 연기에 대해 논한다. 이이경은 해당 장면을 재밌게 찍은 장면이라고 웃으며 회상했다.

    "거지 역할을 재밌게 찍었죠. 처음에는 그냥, 어느 단계에서는 가발을 쓰고 유모차를 끌고 가는 등 그 단계들을 사진으로 놓고 감독님과 의상팀하고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실제로 밟은 빵을 먹었어요. 감독님에게 이야기해서 앵글을 안 끊고 줌인하면서 바로 먹으면 된다고 이야기했죠. 밟아서 먹는다고 했더니 감독님이 굳이 안 그래도 된다, 그럴 이유가 없다고 했어요. 그렇지만 예를 들어 제가 소주를 먹는 신에서 (소주 뚜껑 따는 걸) 짧게 따라락 소리가 나고 테이크가 안 넘어간 상황에서 바로 마시게 되면 실제 소주를 마시는 느낌이 나잖아요. 그런 것처럼 그 장면에서는 실제 밟은 걸 먹었죠."

    배우 이이경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 청춘 이이경, 불안함 속에서도 긍정을 잃지 않다

    이이경의 노력만큼 시즌 2의 성적은 시즌 1보다 좋지 못한 편이다. 이에 대해 아쉬움도 있을 텐데도 이이경은 "앞선 인터뷰에서 '솔직하게 말하면 시청률을 생각하고 누가 작품을 해요. 시청률은 하늘이 내려주는 수치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더니 댓글에 '무책임한 놈'이라고 달렸다"라고 말해다. 인터뷰 참석자들이 웃자 그는 "그분 덕분에 우리가 지금 웃고 있다. (시청률이)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맡은 임무가 있는 것"이라고 말하며 특유의 긍정성을 드러냈다.

    성적과 별개로 시즌 1과 2를 포함해 '와이키키'를 지금까지 이끌어 온 건 이이경이다. 이른바 '하드캐리'(실력이나 역량이 월등하게 뛰어난 플레이어가 팀을 승리로 이끄는 일)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소감에 관해 묻자 이이경은 "'와이키키는 이이경'이라는 말을 들으면 행복하다. 감사하다"라며 "'한국의 짐 캐리'라고 누군가 쓰면서 회자가 되는데, 비공감도 많지만 공감도 많다. 그것만으로도 이번 작품을 한 목적을 이룬 것 아닌가. 내가 정말 좋아하는 배우이기에 기쁘다"라고 말했다.

    누군가에게 이이경은 강지헌 형사('붉은 달 푸른 해')고, 누군가에게는 이준기이고, 고독재('고백부부')일 수 있다. 이이경은 시청자에게 각인되고 하나의 캐릭터로 심어지면서 자신의 '인생 캐릭터'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캐릭터'라는 건 어찌 보면 배우에게 평생 숙제와도 같다. 매 작품 전혀 다른 역할을 할 수도 있고, 비슷한 배역을 맡을 수도 있다. 그때마다 어떤 연기를 선보일지, 어떻게 캐릭터를 표현해 낼지 등이 배우에게는 큰 고민일 것이다.

    이이경은 "평생 숙제다. 배우란 계속 캐릭터를 부여받아야 하는 직업이고, 선택받아야 하는 직업"이라며 "100% 소화했다고 생각해고 아닐 수 있다. 정답도 없기에 베이스가 잘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긴장의 연속"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배우 이이경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이경은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무슨 질문을 던져도,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면서도 그 안에서 항상 '희망'을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긍정적인 성격 덕분일 거라고 말했다. 이이경은 "약간 타고난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살면서 터득이 됐다. 좋은 에너지를 뿜어내는 게 좋지 않나 싶다"라며 한가득 미소를 지었다.

    연기 말고 다른 하고 싶은 건 없냐는 질문에 바로 답변이 돌아왔다. 영어와 기타,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서 학원까지 알아놓은 상태라고 했다. 이이경은 "일정을 봐야 할 거 같은데 어떻게든 시간을 쪼개서 배우려고 한다. 30대 후반이 되면 의지도 잘 안 생길 거 같아서,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빨리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일도 배움도 미루지 않고 계속해나가는 자신에 대해 이이경은 "스스로 생각했을 때 열심히 산다. 후회 없이 열심히 산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후회하는 걸 너무 싫어해서, 사실 후회가 무서워서 열심히 하는 것도 있다"라며 "후회도 다 내 몫이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하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와이키키2'에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현실과 고민을 웃프게 그려낸 이이경에게 배우가 아닌 '청년 이이경'으로서의 고민을 물었다. 진지하면서도 이이경 특유의 긍정성이 묻어나는 대답이 돌아왔다.

    "요즘 제 친구들을 보면 이 회사에 언제까지 다녀야 하나, 이직해야 하나 등의 고민을 많이 해요. 저 또한 항상 불안감이 있어요. 이게 한국사회의 문제인지, 청년들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즐겼으면 좋겠어요. 저도 불안하고 늘 불안해서 달려가요. 작품이 끝나면 또 새로운 걸 연기해야 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무언가를 만난다는 것에 지칠 때도 있어요. 그런데 출근길이 너무 싫으면 출근해서 재밌고 흥미로운 걸 억지로 만들면 출근길이나마 즐거울 수 있잖아요. 적어도 일하러 갈 때 일이라고 생각 안 하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해요. 현장에 가서 무엇을 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하면서요. 힘든 속에서도, 즐기면 좋겠어요. 또 긍정적인가요."(웃음)
    배우 이이경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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