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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거 "스나이퍼사운드표 '소년감성'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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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아거 "스나이퍼사운드표 '소년감성' 들려드릴게요"

     

    '힙합계의 음유시인'으로 불리는 MC스나이퍼가 이끄는 음악 레이블이자 배치기, 아웃사이더, 키네틱플로우, 일리닛 등 유명 힙합 뮤지션들을 배출한 곳인 스나이퍼사운드. 거칠고 센 음악을 하는 래퍼들만 모여 있을 것 같은 이곳에 소속된 한 아티스트가 최근 소속사의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말랑말랑한 '소년 감성' 곡들로 채운 새 EP '핑크 보이'(PINK BOY)를 선보였다. 앨범을 낸 주인공은 지난해 스나이퍼사운드에 새롭게 합류한 아거(Ager)다.

    '파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작곡가로 활동하던 아거는 2015년 싱글 '깍지'를 내고난 이후부터 알앤비 보컬리스트로서 착실하게 디스코그라피를 쌓아가는 중이다. 더블 타이틀곡 '#봄봄해'와 '아름다워 보여'를 포함해 총 4곡이 실린 이번 EP '핑크 보이'는 인디펜던트 아티스트로 활동하던 아거가 MC스나이퍼와의 인연으로 스나이퍼사운드 일원이 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앨범 단위 결과물이다.

    "이번 앨범을 통해 '밝은 느낌의 포크 팝 음악을 하는, 그러면서 펑키한 음악도 같이 하는 친구가 있다'는 걸 많은 분들게 알리고 싶다. 대박을 바라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인 것 같고, 그 정도로 대중에게 저의 존재를 각인시킬 수 있다면 성공이라는 생각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활동명이 독특하다.
    "데뷔 전부터 속해있던 크루에서 악어로 불렸다. 입도 크고 생긴 것 자체가 악어를 닮아서다. (미소). 그런데 그냥 악어라고 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표기는 '아거'로 하게 됐다. 사실 이름에 그렇게 큰 의미가 담겨있지는 않다"

    -그래도 손등에 악어 타투까지 새길 정도면 애착이 남다른 것 같은데.
    "하하. 타투는 2년 전에 했다. 물론, 멋져 보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음악을 관두고 싶을 때마다 이걸 보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자는, 그리고 쉽게 흔들리지 말자는 생각이 더 컸다"

    -작곡가로 활동하다가 뒤늦게 데뷔한 케이스다.
    "차라리 돈을 좀 못 벌더라도 하고 싶은 음악을 해서 성취감을 갖자는 생각으로 작곡가 파이가 아닌 싱어송라이터 아거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스나이퍼사운드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원래는 인디펜던트 아티스트로 활동했고, 횟집에서 '알바'를 하면서 앨범 작업비를 벌곤 했다. 그러다가 MC스나이퍼 형과 유기견을 돕는 프로젝트 음원을 함께 작업한 게 인연이 되어 지난해 스나이퍼사운드와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전 거칠고 센 느낌 보다는 부드럽고 로파이한 사운드를 지향하는 편인데, 그런 부분을 믿고 존중해주셔서 감사하다"

     

    -새 EP 이야기를 해보자. 일단 앨범 커버부터 눈에 확 띄던데.
    "남자는 블루, 여자는 핑크 같은 선입견 같은 게 있지 않나. 그런 선입견을 깨면서 평범하지 않은, 특이한 느낌을 내고 싶었다. 그래서 얼굴에 주근깨도 그리고 앨벌명도 '핑크 보이'로 가봤다. 어떤 반응이 나올까 궁금했는데 '스타일리시하다'고 해주신 분들이 예상보다 많아서 '더 가볼 걸' 싶었다. (웃음)"

    -음악 스타일과의 연관성은 없나.
    "'소년 감성'을 담은 곡들을 모은 앨범이라는 점에서 보면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다. 작은 것에도 설레고, 손만 잡아도 설렜던 그때의 감정과 감성을 표현한 곡들을 이번 앨범에 담았기 때문이다"

    -아, MC스나이퍼는 어떤 반응을 보이던가.
    "(웃음). 솔직히 좀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다행히 스타일리시해 보인다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셨다"

    -타이틀곡이 두 곡이다. 먼저 '#봄봄해'를 소개해달라.
    "사랑을 막 시작한 시기, 데이트를 하고난 뒤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 연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곡이다. 여자 친구가 데이트 때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봄봄해'라는 해시태그를 단 걸 보고서 '나도 봄봄하다'며 설레어하는 상황을 표현해봤다. 밀리언마켓 소속 아티스트이고 걸그룹 모모랜드의 보컬 선생님이기도 한 릴리가 피처링을 맡아줬고, 배우 유준상 씨와 제이앤조이 20이라는 팀으로 활동 중인 저의 오랜 음악 동료 (이)준화가 편곡 작업을 도와줬다"

    -또 다른 타이틀곡 '아름다워 보여'는 어떤 곡인가.
    "항우울제와 수면제를 챙겨 먹던 때가 있었다. 힘들었던 그때 여자친구를 만나 큰 위안을 얻었다. 여자친구가 저를 보듬어준 덕분에 약을 서서히 끊을 수 있었고, 아음에 평화도 찾게 됐다. '아름다워 보여'는 그때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 곡이다. 너무 힘들어서 시야가 좁아져 있었는데 그 사람 덕분에 다시 못보고 있던 걸 볼 수 있게 됐다는 내용을 담아봤다. '#봄봄해'와 비교하면 대중적인 느낌의 곡은 아니지만,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이라면 공감해주실 거라는 생각에서 더블 타이틀곡으로 택했다"

    -개인적으로는 3번 트랙 '핑크 포르쉐'에 꽂혔다.
    "남자 분들이 특이 많이 좋아해주는 곡이다. 여자친구에게 핑크색 스케이트보드를 사주면서 같이 재밌게 놀자고 하는 내용의 곡이자, 마음만큼은 핑크색 포르쉐를 사주고 싶은 소년의 마음을 표현한 곡이다. '소년감성'이라는 표현에 딱 어울리는 노래다"

    -이 곡으로 유튜브에 영상 콘텐츠도 찍어서 올렸더라.
    "석촌 호수에서 찍은 영상이다. 때마침 그날이 벚꽃축제 날이라 사람이 정말 많았다. 많은 분들이 쳐다보셔서 부끄러웠지만 벚꽃 잎이 흩날리는 석촌호수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영상이 만들어져서 만족스럽다"

    -내친김에 4번 트랙 '멜로우'(Mellow)에 대한 이야기도 해보자.
    "카페에서 첫눈에 반한 이성에게 말을 걸어볼지 말지 고민하는 상황을 표현한 곡이다. 사실 원래는 이 곡이 1번 트랙에 배치되는 게 순서상 맞다. '멜로우'에서 번호를 물어본 뒤 '핑크 포르쉐'를 타며 데이트를 하고 '#봄봄해'에서 그때 찍은 사진을 보며 설레어 하고 '아름다워 보여'로 마무리 되는 거지. 그런데 아무래도 타이틀곡을 1번 트랙에 배치하는 게 더 많은 분들에게 들려드릴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서 순서를 바꿨다. 인터뷰를 통해 말씀드린 순서대로 앨범을 들어보시면 또 다른 재미가 있으실 거다"

     

    -이번 앨범으로 얻고 싶은 성과는.
    "'밝은 느낌의 포크 팝 음악을 하는, 그러면서 펑키한 음악도 같이 하는 친구가 있다'는 걸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한다. 대박을 바라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인 것 같고, 그 정도로 대중에게 저의 존재를 각인시킬 수 있다면 성공이라는 생각이다"

    -아거는 어떤 매력을 지닌 뮤지션이라고 생각하는지.
    "일단 가성과 미성을 넘나드는 목소리가 저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봄봄해'를 들어보시면 그런 목소리를 잘 컨트롤 하는 뮤지션이라는 걸 알 수 있으실 거다. 또 팝 기반 음악을 하면서도 여러 장르를 아우른다는 점이 저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뮤지션은.
    "빈지노 씨와 백예린 씨를 꼽겠다. 사실 이 두 분과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지 4년 정도 됐다. 하하. 일단 빈지노 씨는 가사 센스와 재치 넘치는 플로우가 너무 좋고 백예린 씨는 들었을 때 황홀해지는 목소리가 너무 좋다. 두 분과 작업하려면 제가 좀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 (미소)"

    -어떤 뮤지션으로 성장해 나가고 싶나.
    "동네에서 편하게 만날 수 있는 형, 오빠 같은 뮤지션이고 싶다. 작게 카페나 길거리에서도 공연하는, 어디서든 쉽게 만날 수 있는 친근한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의미다. 또, 찰리 푸스나 트로이 시반처럼 다채로운 음악을 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그동안 꾸준히 음악을 선보였다. 본인의 곡 중 꼭 추천해주고 싶은 곡이 있다면.
    "첫 번째는 '집에갈때'라는 곡이다. 제가 발표한 곡 중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곡이라서 추천 드리고 싶다. 두 번째로는 '두 번째 겨울'이라는 곡이다. 지금 계절과는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의 앳된 목소리가 담긴 곡이라 추천 드리고 싶다. 조용한 곳에서 들으시면 더 좋은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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