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KBS 특집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도보다리 회담'의 일단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9일 저녁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KBS 특별대담에서 도보다리에서 오간 남북 정상 간 대화 내용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진솔한 얘기를 하기 위한 좋은 기회였다"고 회상했다.
두 정상은 당시 도보다리 위를 산책하다 다리 끝에 마련된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약 30분 동안 환담했다. 이 장면은 방송으로 생중계됐지만 대화 내용은 전혀 들리지 않아 '도보다리 밀담'으로도 불렸다.
문 대통령은 "저도 사실 참 좋았다"고 기억을 떠올린 뒤 "다음 일정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휴식시간에 좋은 그림으로 보여주기 위한 일정이었다"며 "그런데 실제로는 진솔한 얘기를 하기 위한 좋은 기회였고, 같은 민족 같은 언어를 사용하기에 통역이 없어도 된다는 게 좋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비핵화 의지를 진솔하게 말했다. 말하자면 안전보장에 관한 것인데 핵 없이도 안전보장이 된다면 우리가 왜 제재를 무릅쓰고 핵을 들고 있겠나, 이런 식으로 비핵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자신은 물론 주변 참모들이 미국과 회담 경험이 없는데, 회담을 한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가 여러 조언을 구했고, 김 위원장이 주로 물었고 제가 답해주고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