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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北대사관 습격사건…정글칼과 모의권총들고 난입



미국/중남미

    AP, 北대사관 습격사건…정글칼과 모의권총들고 난입

    • 2019-04-25 06:32

    자유조선 리더 에이드리언 홍 창, 습격 사건 뒤 미국 돌아와 FBI 2번 접촉

    스페인 북한대사관 앞의 크리스토퍼 안 추정 인물(로스앤젤레스 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에 가담한 용의자 중 한 명인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38)에 대한 보석 신청이 기각됐다.

    법원 심리 과정에서 검찰 측은 용의자들이 ‘마체테(정글칼)’와 쇠막대기, 모의권총 등을 들고 들어가 직원들을 위협하고 폭행하는 등 대사관 습격사건이 진행된 정황을 상세히 밝혀 눈길을 끌었다.

    또 사건을 주도한 에이드리언 홍 창은 당시 사건 직후 차량 공유서비스인 우버(Uber)를 불러 현장을 떠나는 여유를 보였고, 미국으로 돌아와서는 뉴욕과 LA의 연방수사국(FBI) 두 곳을 모두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로스엔젤레스 연방지방법원은 23일(현지시간) 크리스토퍼 안의 보석신청에 대한 심리를 진행해 보석 신청을 기각했다.

    변호인인 켈리 스틸 변호사는 크리스토퍼 안이 미 해병대를 명예 전역했고, 버지니아 대학에서 MBA 자격을 취득했고, 범죄전과도 없다면서 그가 병든 어머니와 앞을 못 보는 96세 할머니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며 가택연금 상태로 보석을 허가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검찰 측은 그가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 스페인으로 송환돼 유죄가 확정되면 10년 이상의 징역을 살 수도 있기 때문에 강력한 도주 우려가 있다고 맞섰다.

    이날 심리를 맡은 진 P. 로젠블루스 판사는 양측의 의견을 청취한 뒤 보석 신청을 기각하고 크리스토퍼 안을 계속 구금상태에 두도록 결정했다.

    자유조선 회원 크리스토퍼 안이 재판받은 법정(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한편, 이날 검찰은 크리스토퍼 안의 혐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사건 기록에 담았고, 해당 내용을 AP통신이 받아 보도했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북한 임시정부를 주장하고 있는 반북단체, 자유조선(Free Joseon)의 리더인 에이드리언 홍 창은 지난 2월 22일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의 문을 두드렸다.

    그는 당시 사업가로 분장해 북한 대사관의 경제참사관을 만나기로 약속이 돼 있었다. 직원이 문을 열어주고 가자 홍 창은 대기하고 있던 6명을 추가로 대사관 안으로 진입시켰다. 여기에는 이번에 재판을 받고 있는 크리스토퍼 안도 포함돼 있었으며, 검찰은 안이 찍힌 대사관 CCTV 영상을 증거로 제출했다.

    대사관에 진입한 이들은 마체테(정글칼)와 쇠막대기, 모의 권총 등으로 무장하고 있었고, 몇몇 직원들을 폭행한 뒤 수갑과 케이블로 직원들을 결박했다. 이들은 몇몇 직원의 머리에 봉투를 씌우고 폭행했으며, 총과 쇠막대기로 위협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AP는 보도했다.

    스페인 경찰이 신고를 받고 당도했을 때 홍 창은 김일성 배지를 달고 대사관 직원인 것처럼 연기하면서 아무런 소동도 없다며 경찰을 돌려보냈다. 이어 이들은 북한 대사관에서 몇 개의 이동식 메모리드라이브와 컴퓨터 2대, 하드드라이브 2개, 휴대전화 1대 등을 훔쳐 달아났다.

    공범들이 북한 대사관 차량 석대에 나눠타고 달아날 동안 홍 창은 ‘오스왈도 트럼프’라는 이름으로 우버를 불렀고, 경찰이 있는 근처에 대기하던 첫 번째 차량을 취소한 뒤, 두 번째 차량을 불러 타고 스페인 톨레도로 향했다고 검찰 기록은 밝혔다.

    대사관 밖에서 스페인 경찰은 ‘매튜 차오’라는 이름으로 된 가짜 이탈리아 신분카드를 발견했는데, 홍 창의 사진이 카드에 박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경찰은 습격사건 이후 4개의 마체테와 모의 권총, 케이블 타이, 호신용 스프레이 등을 발견했다.

    사건 기록에 따르면, 습격 다음날 홍 창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뉴욕으로 오는 비행기를 탔고, 뉴욕의 FBI 사무실에서 요원들을 접촉했다. 이때 북한 대사관에서 훔친 물건들을 인계했다.

    홍 창은 “자신이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을 주도했다”고 FBI요원에게 말하고 상세한 내용을 전했으며, 습격 당시 자신과 일행들이 칼과 BB탄 권총을 갖고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창은 이후 LA의 FBI 사무소에서도 요원들을 만났으며, 크리스토퍼 안이 습격에 함께 가담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크리스토퍼 안이 북한 대사관 CCTV에 찍힌 사진을 증거로 제시했고, 또 그의 링크드인(LinkedIn) 프로필 사진을 북한 대사관 직원 1명에게 보여주고 그가 현장에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AP는 보도했다.

    크리스토퍼 안은 FBI요원들이 에이드리언 홍 창의 아파트를 급습하는 과정에서 체포됐으며 당시 허리춤에 40구경 권총을 차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장에 홍 창은 없었다.

    홍 창의 변호인인 리 월로스키 변호사는 지난 22일 CNN에 “북한의 암살단이 홍 창 등을 해치기 위해 파견됐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면서 현재 그가 암살단을 피해 은신 중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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