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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바보들' 감독 "시민이 깨어있지 않으면 세상은 후퇴"



사회 일반

    '노무현과 바보들' 감독 "시민이 깨어있지 않으면 세상은 후퇴"

    4/18 개봉 <노무현과 바보들> 김재희 감독
    비상식의 시대 '상식과 원칙' 생각하다 구상
    노사모 목소리로 기록한 '故 노무현의 사계절'
    시민 참여의 힘 믿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영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4월 17일 (수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김재희 감독

     


    ◇ 정관용>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가 다가오고 있죠. 영화 한 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네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기억으로 만들어냈다는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다룬 영화는 이미 몇 편 있었죠. 그것과는 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이 영화를 통해서 우리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자 했는지 들어보려고 이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 이걸 만드신 김재희 감독을 오늘 스튜디오에 직접 초대했습니다. 감독님, 어서 오십시오.

    ◆ 김재희>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다큐 영화죠?

    ◆ 김재희> 네,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 정관용> 김재희 감독으로써는 첫 번째?

    ◆ 김재희> 네, 첫 번째 감독입니다.

    ◇ 정관용> 극영화도 감독하신 적 없었고?

    ◆ 김재희> 네.

    ◇ 정관용> 그 이전에는 영화계에서 뭘 하셨어요?

    ◆ 김재희> 영상위원회 사무국장을 맡아서 영화계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 정관용> 네. 이 영화를 만들어야 되겠다, 생각하시게 된 계기는.

    ◆ 김재희> 고민이 있었죠. 고민이 있었고 그 고민이 뭐냐 하면 아니, 요즘 같은 시대에도 이런 비상식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라는 게 저는 좀 사실 확 이렇게 납득이 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상식과 원칙, 이렇게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상식과 원칙이라는 단어들을 고민하다가 그 키워드가 귀결이 된 게 결국은 노무현과 또 그 시대에 참여한 시민들에게로 귀결이 돼서 그렇다면 이 분을 다룬 영화를 만들어야 되겠다.

    ◇ 정관용> ‘영화의 주인공은 노무현이 아니다’. 이러셨더라고요.

    ◆ 김재희> 네.

    ◇ 정관용> 왜요?

    ◆ 김재희> 참여하는 시민들, 그러니까 바보 노무현과 함께 사람 사는 세상을 꿈꿨고 그런 시민들, 시민들을 저는 바라보는 시선으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인터뷰를 부탁한 사람이 여든네 명, 인터뷰 영상 용량이 200테라바이트, 녹취록 2만 장. 여든네 명이 다 나와요? 영화에.

    ◆ 김재희> 영화에 여든네 명이 다 나오지는 않고요. 다 담지 못한 인터뷰들은 책으로 별도로 또 내기도 했고요.

    ◇ 정관용> 영화에는 몇 명의 인터뷰가 나옵니까?

    ◆ 김재희> 한 40~50명 정도.

    ◇ 정관용> 그래요? 40~50명? 그럼 영화의 거의 대부분이 인터뷰예요?

    ◆ 김재희> 절반 정도가 인터뷰.

    ◇ 정관용> 절반.

    ◆ 김재희> 네,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요한 내레이터들이 다 인터뷰.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 포스터 (사진=(주)바보들 제공)

     


    ◇ 정관용> 다 인터뷰로 채워지면서 인터뷰 중간 중간에 과거 영상, 그런 것들이. 대략 어떤 영화인지 감이 잡히네요. 그 영화에 등장하는 40~50명 중에 유명인은 몇 명이고 그냥 시민은 몇 명입니까?

    ◆ 김재희> 제가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딱히 유명인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분은 어떤 직을 맡고 계신 분들인데 그런 분들은 네다섯 분 정도.

    ◇ 정관용> 그래요? 정치인들이 네다섯 명밖에 없어요?

    ◆ 김재희> 서울시장님이라든지.

    ◇ 정관용> 박원순 시장. 또.

    ◆ 김재희> 강원도지사님.

    ◇ 정관용> 최문순 지사.

    ◆ 김재희> 그런 분들이.

    ◇ 정관용> 유시민 작가 안 나와요?

    ◆ 김재희> 네, 클립으로 영상 속에서 자료화면으로는 나오는데 이 영화 자체가 일반 시민들의 이야기들, 그때 참여했던 일반 시민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고 싶었는데 또 앞선 영화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쪽에서 사실 다뤘던 내용들이 유명인들 증언들 위주이기 때문에 그것도 피해 나가고자 하는 고민도 있었고.

    ◇ 정관용> 그렇군요. 그럼 박원순 시장하고 최문순 지사는 왜 등장합니까?

    ◆ 김재희> 아무래도 일반 시민들이 주된 연결 지점에서 조금씩 놓치는 부분들은 예를 들어 박원순 시장님 같은 경우는 낙선 낙천운동의 개발자시지 않습니까?

    ◇ 정관용> 참여연대 낙천 낙선운동.

    ◆ 김재희> 개발자라고 표현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분이 영화에서는 노사모, 그러니까 참여한 시민들의 포지티브한 부분들에 대해서 얘기하시거든요.

    ◇ 정관용> 그러면 일반 시민이 대부분이다 그랬는데 조금 아까 또 계속 언급하기를 참여했던 시민, 결국은 노사모 회원들입니까?

    ◆ 김재희> 노사모로 대표되는, 노사모로 대표되는 참여하는 시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 정관용> 인터뷰 대상을 어떻게 찾아갔어요?

    ◆ 김재희> 처음에는 유명한 노사모 회원들 위주로 할 수밖에 없었고요.

    ◇ 정관용> 노사모 회원 중에 알려진 분들.

    ◆ 김재희> 알려진 분들 위주로밖에 할 수 없었고. 그러다 보니까 제작자 표현으로는 고구마 줄기 엮듯이 이렇게 꽤 많이 참여하시고 싶어하셨고.

    ◇ 정관용> 한 분 만나고 또 소개받고 또 소개받고 이런 식으로.

    ◆ 김재희> 네.

    ◇ 정관용> 영화에 등장하는 40~50명 그중의 대다수인 노사모 회원, 노사모 회원과 또 가까운 사람. 그분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거나 그래서 만나서 얘기해 보거나 그 정도의 경험이 있는 분들입니까? 그렇지 않은 분들입니까?

    ◆ 김재희> 있는 분들은 아주 일부고.

    ◇ 정관용> 소수고.

    ◆ 김재희> 저도 그게 좀 의외였는데 있는 분들은 아주 일부고 실제로는 퇴임 이후에 봉하마을에 가서 멀리서 뵀다. 이 정도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고요.

    ◇ 정관용> 바로 그 점이 앞에 있는 노무현입니다. 무현 두 도시 이야기와의 결정적 차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앞의 영화들의 인터뷰는 대체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분들, 내가 이런 순간에 같이 했는데 그때 노 전 대통령이 이런 표정을 지었어, 이런 얘기들이 막 많이 나오는데 이번 영화는 그런 건 아니군요.

    ◆ 김재희> 네.

    ◇ 정관용> 그러면 이 영화는 주된 시제는 어디예요?

    ◆ 김재희> 이 영화는 구성 자체를 이야기를 먼저 드려야 될 것 같은데 구성이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의 구성에 따랐습니다. 사계 구성을 따랐던 게 이제 노무현 대통령이 네 번의 낙선을 하고 부산에서 또 낙선을, 네 번째 낙선을 하지 않습니까? 그때가 겨울인 거죠.

    ◇ 정관용> 그렇죠.

    ◆ 김재희> 그런데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순간이 참여하는 시민들을 만난, 그때는 아직 노사모가 아니었죠. 시민들의 소환에 다시 힘을 얻었던 거죠. 그 순간을 기억하는 기자분이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분이 그때 통화를 했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그때 정치를 그만두시려고 생각을 했다.

    ◇ 정관용> 맞아요, 맞아요.

    ◆ 김재희> 얘기하시더라고요. 저는 한참 지나고 나서 전문으로만 듣다 보니까 그 순간에 그 낙선한 날 밤에 영화 속에 지지자들하고 일했던 분들 모아놓고 이렇게 길게 이야기하신 장면이 있거든요. 말을 잇지 못하고 계시면서 담배 피우시면서 한숨만 길게 쉬시고 그 표정이 좀 어떤 절망일까. 그 부분을 롱테이크로 처리를 했거든요.

    ◇ 정관용> 그게 겨울이고요. 봄으로 넘어가면서.

    ◆ 김재희> 노사모나 참여하는 시민들의 소환으로 봄으로 넘어가게 되는 거고요.

    ◇ 정관용> 그래서 꽃이 만개한 봄은 대통령 되는 겁니까?

    ◆ 김재희> 대통령이 되면 여름이 돼야...

    ◇ 정관용> 여름으로.

    ◆ 김재희> 그 부분이 사실 집중한 부분이 구성에서. 여름인데 지지했던 사람들, 일반 시민들, 참여하는 시민들은 가을인 줄 알았던 거죠. 수확을 요구했던 거죠. 그 부분에 아주 오해가 있었고 대통령 한 명 되면 이루어질 것이다, 자기들 꿈이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생각을 하셨던..

    ◇ 정관용> 세상이 바뀔 거다. 그런데 세상은 잘 안 바뀌더라.

    ◆ 김재희> 여름이면 농부로 따지면 가장 열심히 일을 해야 되는 시기거든요. 그런데 여름은 떠나버렸잖아요. 여름은 혼자서 어쨌든 열심히 하다가 그렇게 해서 사실은 영화에서 가을은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죠.

    ◇ 정관용> 그리고 다시 겨울이 옵니까?

    ◆ 김재희> 바로 서거가 겨울이 되는 거죠.

    ◇ 정관용> 서거.

    ◆ 김재희> 그러니까 여름을 제대로 보내지 않는 사람들에게 어떤 가을이라는 게 수확이라는 게 크게 미미하다. 제가 다시 한 번 영화를 2구간으로, 두 부분으로 나누자면 전반부, 후반부가 될 텐데 여름부터가 후반부가 될 거예요. 그런데 그때 성경을 인용을 했어요. 무화과 나무 잎이 연해지면 여름이 오는 줄 알아야 되는데 그걸 잘 모르니까 항상 깨어 있어라라는 식의 성경을 인용을 했었는데 시민들의 인터뷰는 희망을 이야기하거든요. 지지자들과 노무현 대통령을 실제로 맞닥뜨려야 했던 어떤 상황들과의 괴리는 심각하게 발생을 하는 거죠. 그리고 혹독한 여름이 되는 거죠.

    ◇ 정관용> 그 여름과 가을의 의미를 우리 김 감독님이 굉장히 설명에 힘을 주시는 걸 보니까 이 영화의 주제가 거기에 있습니까?

    ◆ 김재희> 이 영화의 주제는 사실은 시민들을 주인공으로 시민들의 참여가 결정적이다라는 베이스로 이야기를 드리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노무현 대통령이 자기는 발광체가 아니라 반사체다라는 말씀을 하셨거든요. 발광체는 시민들인 거죠. 시민들의 참여.

    김재희 감독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제작진 제공)

     


    ◇ 정관용> 시민들의 힘이 있어야 노무현 대통령이 빛나는 건데 그러니까 대통령에 당선되고 여름인데 시민들은 가을을 기대했다는 말이 더 참여했어야 하는데 참여하지 않았다?

    ◆ 김재희> 네.

    ◇ 정관용> 시민들이 그 말을 해요?

    ◆ 김재희>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까.

    ◇ 정관용> 그러니까.

    ◆ 김재희> 그랬던 것 같다.

    ◇ 정관용> 내가 노 대통령 집권 기간에 세상이 바뀌려면 내가 더 참여했어야 하는데 그러지는 못했다. 이 말을 해요?

    ◆ 김재희> 네, 그런 말을 합니다.

    ◇ 정관용> 시민들의 목소리 속에 나옵니까?

    ◆ 김재희> 네, 시민들 목소리 속에서. 그때에 대해서 그때 그 순간을 다시 복기하면서 후회하는 말들을 하시고.

    ◇ 정관용> 그게 여름과 가을의 차이고.

    ◆ 김재희> 네.

    ◇ 정관용> 시민의 참여가 세상을 어떻게 진짜 바꿀 수 있는 것에 대한 회한이고. 그렇군요. 잘 참여했더라면 겨울도 안 만났을 수도 있을 텐데.

    ◆ 김재희> 그랬을 수도 있죠. 그런데 그분이 이야기하셨던 메시지가 아직도 여전히 최근 몇 년 전만 이야기하더라도 또 우리 비상식적인 상황들이 발생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가만히 두면 후퇴할 수도 있다라는 것.

    ◇ 정관용> 촛불집회, 시민의 참여로 또 새로운 정부를 만들었어요.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됐다고 세상이 또 변하지 않고 있어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이냐.

    ◆ 김재희> 그 부분에 대해서 영화가 주는 영감이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 말을 하고 싶은 거죠, 감독으로서.

    ◆ 김재희> 참여하게 해야죠.

    ◇ 정관용> 이 영화 나온다고 하니까 또 노무현이야? 또 노사모야? 이런 반응들 있죠? 그분들한테 한마디 하신다면.

    ◆ 김재희> 그분들에게 사실 재료를 탓하는 게 재료로 비난을 받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 정관용> 네.

    ◆ 김재희> 세상의 모든 콘텐츠들, 드라마, 영화들이 다 같은 이야기들을 자기만의 시선으로 이야기하는 거지 않습니까? 그래서 사실 이 부분은 특별히 더 이 영화, 그러니까 이 영화에 특별히 그런 시선들이 조금은 있는데 그건 재료가 이렇게 반복됨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재료가 싫은 게 아닐까.

    ◇ 정관용> 재료 자체를 싫어해서?

    ◆ 김재희> 네, 그 재료 자체를 싫어하는 게 아닐까, 그런 시선들이 있는 거죠. 그래서 영화의 구성이라든지.

    ◇ 정관용>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평가해 달라.

    ◆ 김재희> 네, 주제라든지 이런 게 또 반복되고 이러면 감독의 탓을 할 수 있겠지만.

    ◇ 정관용> 알겠습니다. 바로 내일 개봉인데 상영관은 좀 많이 잡았죠?

    ◆ 김재희> 네. 상영관은 다큐멘터리 영화 치고는 아주 많이 잡았다라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 영화 보러 가실 관객들한테 마지막 한마디, 팁.

    ◆ 김재희> 역사의 진보와 시민의 힘. 시민 참여의 힘을 믿는 분들을 위해서 이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니까 노무현 대통령 님의 사계를 통해서 다시 시민 참여에 대한 이야기를 저는 하고 싶었거든요. 많이 봐주시고 또 그 부분, 참여라는 부분이 어떤 건지, 어떻게 참여해야 될 건지 같이 고민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을 만드신 김재희 감독이었어요. 고맙습니다.

    ◆ 김재희>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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